19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개봉한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감독 존 왓츠)은 19일까지 누적관객 698만 974명을 동원하며 700만 관객 돌파를 예고했다.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은 평일 하루 2만~3만 관객을 모으고 있어 이르면 20일 700만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17일 기준 전 세계에서 16억2887만 달러(약 1조 9403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10억 달러를 넘어선 첫 영화다. ‘어벤져스’의 15억 1881 달러(약 1조 8092억원)를 제치고 역대 흥행 8위에 올랐다.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은 개봉을 앞두고 예매량이 75만장을 넘어서며 돌풍급 흥행이 예견됐다. 지금은 완화된 상태나 개봉 직후인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영화관에 ‘오후 10시까지 영업시간 제한’이라는 강화된 방역 조치가 적용된 상황에서 일군 성과다. 황재현 CGV커뮤니케이션팀장은 “영업시간 제한이 없었다면 천만영화 등극도 가능했을 것 같다”며 “최종 스코어는 신작 개봉 등의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영화를 본 관객들의 평가가 좋은 만큼 700만을 넘어 800만까지도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영화계에서는 지난해 초부터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이 개봉하기까지 국내에서 500만 관객을 넘어선 영화가 없었던 까닭에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의 흥행 비결에 주목한다. 전문가들은 영화 자체가 가진 재미와 팬덤을 그 비결로 봤다.
윤성은 평론가는 “관객의 기준이 점점 더 깐깐해지고 있다”며 “예전에 관성적으로 극장을 찾았던 이들도 확실한 재미가 없으면 OTT로도 볼 수 있는데 굳이 돈과 시간을 들여서 극장에 가야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은 액션과 위트, 볼거리를 잘 버무린 영화로 올해 나온 마블영화 가운데 가장 마블스럽다는 평가를 받으며 관객의 지지를 받았다”며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의 흥행은 ‘볼 영화는 본다’는 작품 자체의 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고 짚었다.
관객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흥행의 불확실성도 높아지는 상황에서 팬덤은 최소한의 안전 장치 역할을 한다. 호불호가 크게 엇갈렸던 ‘블랙 위도우’ ‘이터널스’ 등이 300만 안팎의 관객을 모을 수 있었던 것도 팬덤 덕분이었다.
정지욱 평론가는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의 흥행은 마블영화와 스파이더맨 팬덤의 승리”라며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을 봤던 과거의 세대와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을 보는 지금의 세대들을 동시에 극장으로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에는 1세대 스파이더맨 토비 맥과이어, 2세대 스파이더맨 앤드류 가필드, 3세대 스파이더맨 톰 홀랜드가 총출동해 볼거리 외에 성장스토리로 보편적인 감성을 건드리며 신구 팬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평가다.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의 흥행이 이후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도 관심이다. 외화가 국내 영화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26일 한국영화 기대작인 ‘해적:도깨비 깃발’과 ‘킹메이커’가 개봉을 앞두고 있어 흥행 성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