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황동혁 감독 "'오징어게임' 독창성? 위너 아닌 루저들의 이야기" [인터뷰]②

김가영 기자I 2021.09.29 06:01:45
황동혁 감독(사진=넷플릭스)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다른 게임물들이 영웅 한명을 내세워 위너가 되는 이야기를 담는다면, ‘오징어게임’은 루저들의 이야기에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의 황동혁 감독이 드라마의 독창성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28일 화상 인터뷰를 진행한 황 감독은 “(‘오징어게임’에는)어떤 위너, 영웅, 천재적인 사람이 없다”면서 “루저의 이야기라는 것이 가장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단순한 게임으로 생존을 건 서바이벌이 진행된다는 것도 ‘오징어게임’ 만의 차별점이다. 황 감독은 “다른 게임 장르물들은 게임이 어렵고 복잡하고 그래서 천재적인 주인공들이 나와서 그걸 풀어내며 진행이 된다”면서 “‘오징어게임’은 아이들 게임 중에서도 단순한 게임이 나와 남녀노소 어느 사람이든 30초 안에 룰을 이해한다. 그래서 그 사람들의 감정에 집중할 수가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전했다.

지난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은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오리지널 시리즈다. 한국의 ‘오늘의 TOP10’ 1위에 오른 것은 물론, 한국 드라마 최초로 넷플릭스의 본고장인 미국의 ‘오늘의 톱10’ 1위 기록을 썼으며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의 동남아시아와 카타르, 오만, 에콰도르, 볼리비아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작품이 이렇게까지 잘 될 줄 몰랐다는 황 감독은 “처음해본 시리즈였는데 말도 안되는 성공을 거뒀다”면서 “상상할 수 없는 성공을 거뒀는데 평생 훈장과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작업이 될 것 같다”고 털어놨다.

황 감독은 넷플릭스와 작업을 하며 글로벌 마케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일 수 있다는 말을 하긴 했다. 단순간 놀이이지만 세계적인 소구력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넷플릭스와 작업을 한 것인데 이 정도라고 생각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킹덤’으로 갓이 유행을 한 것처럼 ‘달고나 세트가 비싸게 팔리는 것 아니야?’, ‘미리 달고나 장사를 해야하는 것 아닐까?’라고 제작진과 농담을 했는데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서 얼떨떨하다”고 전했다.

앞서 황 감독은 ‘오징어게임’을 기획한 것이 2008년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13년이 지난 현재 큰 사랑을 받는 이유를 묻자 “2008년에는 난해하고 기괴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어떻게 보면 서글프지만, 10년이 지난 이 세상에 이런 말도 안되는 살벌한 서바이벌이 더 어울리는 세상이 된 거다”며 세상이 바뀐 것이 ‘오징어게임’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 이유라고 봤다. 이어 “아이들까지도 게임을 하는데, 게임은 남녀노소가 열광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면서 “또 가상화폐, 부동산, 주식으로 일확천금을 노리는데 그걸 노리는 생존게임이라면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징어게임’이 말도 안되는, 현실성 없는 이야기라는 황 감독은 “소수의 마니아들만 즐길 수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 이야기를 현실적인 이야기로 만들고 싶었다”면서 “이 작품에 판타지 적인 요소와 리얼한 요소를 동시에 구현하는 것이 연출에 있어서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고 어려운 부분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

영화 ‘기생충’부터 넷플릭스 ‘킹덤’ 시리즈, ‘스위트홈’까지. 한국 콘텐츠를 향한 세계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 콘텐츠의 높아진 위상 속에 ‘오징어게임’은 새로운 기록을 세우며 다시 한번 한국 콘텐츠의 힘을 보여줬다. 황 감독은 “한국은 참 다이내믹한 곳이다. 유일한 분단국가이고 전쟁, 분단을 딛고 짧은 시기에 성장을 했다”면서 “그만큼 경쟁도 심하고 그 경쟁이 한발 더 앞서갈 수 있는,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 같다. 앞으로 이 작은 나라에서 문화적으로도 가장 앞서가는 것들이 계속 생산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K콘텐츠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도 내비쳤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