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성재는 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 비치 가든스의 PGA 내셔널 챔피언 코스(파70)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6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임성재는 매킨지 휴즈(캐나다)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난 시즌 아시아 선수 최초로 PGA 투어 신인상을 받고 2019 프레지던츠컵에 출전했던 임성재는 이번 대회에서 PGA 투어 우승이라는 또 하나의 경력을 추가했다. 여기에 그는 최경주(49), 양용은(46), 배상문(32), 노승열(28), 김시우(25), 강성훈(32)에 이어 PGA 투어 한국인 7번째 우승자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5위로 이날 경기를 시작한 임성재는 5번홀까지 4타를 줄이며 역전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7번홀에서 첫 보기가 나왔지만 임성재는 침착했다. 그는 11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냈고 1타 차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상승세를 이어가던 임성재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그는 12번홀과 13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적어내며 선두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더 이상의 보기는 없었다. 그는 이번 대회가 열리는 PGA 내셔널 챔피언스 코스에서 가장 까다로운 베어 트랩에서 분위기 반전을 일궈냈다. 그는 15번홀과 17번홀에서 버디를 낚아채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임성재는 경기가 끝난 뒤 “앞서 몇 차례 우승 기회를 살리지 못해 아쉬웠지만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게 돼 너무 행복하다”며 “계속해서 승수를 추가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충북 청주에서 태어난 임성재가 골프를 처음 접한 건 2세 때다. 아버지가 사다 준 플라스틱 골프채를 휘두른 게 인연이 됐다. 본격적으로 골프를 배우기 시작한 건 7세 때 아버지를 따라 골프연습장에 다시면서부터다. 그 뒤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에는 선수로 두각을 보이기 시작했고, 각종 주니어 대회를 휩쓸었다. 2014년부터는 2년 동안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우상으로 삼은 임성재는 만 17세, 2015년 7월 프로로 전향했다. 프로 무대의 적응도 빨랐다. 2015년 10월 한국프로골프(KPGA) 챌린지투어에서 프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했고, 그해 12월 KPGA 코리안투어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출전권을 모두 획득했다.
2개 투어 출전권을 모두 확보한 임성재는 더 큰 무대에서 뛰겠다는 생각으로 한국보다 일본에서 더 많이 활동했다. 하지만, 뜻밖의 위기가 찾아왔다. 양쪽 모두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해 시즌 중 진행되는 리랭킹(시드 순위 재조정)에서 밀렸다. 다행히 더 큰 추락을 피한 임성재는 가까스로 일본투어 시드를 유지했다.
데뷔 첫 해 아찔한 경험을 한 임성재는 2년 차부터 더 빠르게 성장했다. 우승은 없지만 한 시즌 내내 꾸준히 성적을 내며 JGTO 상금랭킹 12위를 차지했다.
일본에서 2년을 뛴 임성재는 안정적인 투어 활동을 접고 이번엔 미국 PGA 투어에 도전장을 던졌다. 2017년 12월 콘페리(당시 웹닷컴) 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통과하며 2018시즌 출전권을 얻었다.
크게 두각을 보이지 않았기에 그때만 해도 임성재의 성공을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콘페리 투어가 미국을 비롯해 콜롬비아, 멕시코, 파나마 등에서 열리고 날씨와 음식처럼 환경적인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콘페리 투어에서 활동하는 선수의 30% 정도는 PGA 투어를 경험한 실력파들이어서 20세의 임성재가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우려를 안고 시작한 새로운 도전은 개막전에서 분위기를 바꿔놨다. 첫 대회에 참가하자마자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이어진 두 번째 대회에서 준우승을 해 단숨에 PGA 투어 입성을 예약했다. 돌풍은 시즌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그는 최종전 우승으로 와이어투와이어 상금왕을 차지했고 콘페리 투어 올해의 선수상과 신인상까지 거머쥐었다.
PGA 투어에서도 임성재의 성공 가도는 계속됐다. 지난 시즌 정규 투어에 데뷔한 신인으로는 유일하게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PGA 투어 신인상을 받았다.
4년 만에 무섭게 성장한 임성재는 프로 5년 차에 그토록 바라온 PGA 투어 첫 우승의 쾌거를 이뤘다. 지난해 35개 대회에 참가해 톱10 7회 등 꾸준한 성적을 올린 임성재는 PGA 투어 50번째 출전 대회인 혼다 클래식에서 마침내 첫 우승에 성공했다.
임성재는 “PGA 투어 첫 우승이라는 오랜 꿈을 이룬 만큼 다음 목표를 향해 전진하겠다”며 “이번 대회처럼 한국시간으로 월요일 아침 한국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