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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역 김대현 “다음 목표는 우승트로피 들고 가족 사진”

주영로 기자I 2019.05.07 06:00:00
김대현이 5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GS칼텍스 매경오픈 마지막 날 4라운드 1번홀에서 호쾌한 드라이브샷을 하고 있다. (사진=KPGA)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많이 걱정했는데 자신감 찾았습니다.”

5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겸 아시안투어 GS칼텍스 매경오픈(총상금 12억원)에서 합계 8언더파 276타를 쳐 경기를 마무리한 김대현은 단독 3위에 오르며 시즌 최고 성적을 거뒀다. 1타가 모자라 연장에 합류하지 못했으나 지난 1월 전역 후 2년 만에 필드로 돌아온 그는 이날 경기를 마친 뒤 환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1월 군 복무를 마친 김대현은 이번 시즌 투어 복귀를 준비하며 떨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2006년 데뷔해 어느덧 투어 14년 차를 맞았지만, 그는 마치 루키로 돌아간 듯 긴장했다. 그의 프로 생활은 화려했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 연속 장타왕에 올라 국내를 대표하는 장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2010년엔 KPGA 코리안투어 상금왕에 올랐고, 2011년 최저타수상, 2012년 베스트샷을 수상했다. 2009년 한중투어 KEB 인비테이셔널 2차 대회에서 프로 첫 승을 거뒀고, 2010년 GS칼텍스 매경오픈, 2012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2015년 매일유업오픈까지 4승을 휩쓸었다. 그럼에도 김대현은 2년이란 기간 동안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탓에 빨리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게다가 군 복무기간 결혼했고, 아이까지 낳으면서 이제는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아빠가 됐다.

다행히 걱정했던 부진은 없었다. 4월 코리안투어 개막전이자 2년 만의 복귀전이었던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에서 공동 44위에 올라 큰 부담을 덜어냈다. 컷 통과를 목표로했던 김대현은 목표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서 2년 공백을 떨쳐냈다. 이어진 NS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에서는 공동 22위에 올라 완벽한 적응력을 보였다. 그리고 5일 끝난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3위에 올라 시즌 최고 성적이자 우승까지 노릴 수 있는 자신감을 찾았다. 2010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던 김대현이 그 뒤 거둔 최고의 성적이다. 김대현은 “공백을 메우고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빠르게 투어에 적응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대현이 2년의 공백을 뛰어넘어 빠르게 투어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또 다른 힘은 가족이다. 그는 입대 전 결혼했다. 그리고 군 복무 기간 중 아들 태건이를 낳았다. 군에 입대하기 전 그리고 가정을 꾸리기 전까지는 온전히 자신만을 위해 골프를 쳤다. 가장이 되면서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생겼다.

이번 대회에서 거둔 성적표는 김대현의 달라진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첫날 1오버파를 쳐 공동 37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2라운드에서 4타를 줄이면서 상위권으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3라운드에서 다시 1오버파를 쳤다. 우승권에서 멀어졌지만, 마지막 날 뒷심을 발휘했다. 최종일 6타를 몰아치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예전 같았으면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둔 뒤 덤벼들다 쉽게 경기를 망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아내가 보는 앞에서 멋진 마무리를 보여줬다. 김대현은 “골프도 가족을 위해서 하는 거라고 생각이 바뀌었다”며 “과거엔 나만 좋으면 됐지만, 이제는 가족을 먼저 생각하게 됐다”며 달라진 근성과 끈기를 보였다.

김대현의 다음 목표는 가족과 함께 우승트로피 앞에서 멋지게 사진을 찍는 일이다. 그는 “자신감을 찾았으니 이제는 우승에 도전하겠다”면서 “아내와 아들 앞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싶다”고 기대했다. 김대현은 9일부터 인천 드림파크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휴온스 엘라비에 셀러브리티 프로암에서 복귀 4번째 대회에 출전한다.

이날 끝난 대회에선 이태희(34)가 3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얀느 카스케(핀란드)를 꺾고 프로 통산 3승째를 달성했다. 지난해 5월 제네시스 챔피언십 이후 1년 만에 3승째를 달성한 이태희는 우승 상금 3억원을 받아 상금랭킹 1위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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