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남'과 '지우히메' 실종
핑크빛 '짐꾼 로맨스'도 한 몫
| 8일 막 내리는 tvN ‘꽃보다 할배’. 이서진·최지우의 ‘짐꾼 로맨스’가 프로그램에 새 옷을 입혔다. 동시에 두 사람도 기존 작품에서 보여주지 못한 인간적인 속살을 보여줬다(사진=방송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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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차가운 도시 남자’는 ‘초딩’(초등학생을 일컫는 은어)이 됐다. 여성이 무섭다고 하니 되레 더 놀린다. 불혹을 넘긴 배우 이서진(44)은 최지우(40) 앞에서는 ‘장난꾸러기’다. 잊고 지냈던 광대는 ‘승천’했다. 2013년 프랑스에서 시작된 tvN ‘꽃보다 할배’ 여행에서 처음 보여준 모습이다. ‘신입 짐꾼’ 최지우 덕이 크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많은 것이 함께 따라오는 법. 짧은 대화, 긴 침묵은 반대가 됐다. 최지우도 화려함을 벗었다. 이순재·신구·박근형·백일섭 등 네 ‘할배’ 앞에서는 ‘귀요미’가 됐다. 알뜰한 이서진 앞에서는 작아졌다. ‘과소비녀’로 낙인 찍히는 ‘굴욕’도 당했다. 두바이를 거쳐 그리스까지. 낯선 여행에 대한 공포는 호기심에서 서로에 대한 친근함으로 변했다. 가장 큰 변화를 보여준 이들이 바로 이서진과 최지우다. 8일 ‘꽃보다 할배’ 그리스편 마지막 방송을 앞두고 이들의 반전을 정리했다.
| tvN ‘꽃보다 할배’ 그리스편 속 이서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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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덜이에서 ‘초딩’으로…보조개 만개한 ‘차도남’ 이서진=“못 됐어”. 최지우가 이서진에 한 말이다. 높은 곳을 무서워하는 최지우가 케이블카를 탄다고 하니 이서진이 장난을 치며 겁을 주려주려 해서다“음악 틀어놓고 다 같이 뛰자고 해야지.” 최지우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던 이서진의 익살이다. 좋아하는 여학생을 되레 괴롭히는 초등학생이 따로 없다. 수도원 메테오라에서 이서진의 장난은 하늘에 등극했다. 최지우가 낭떠러지 앞 난간에 서는 것조차 무서워하자 “이게 뭐가 무섭냐”며 난간에 서거나 몸을 난간 앞으로 숙이는 장난을 쳐서다. 분위기 깨는데도 선수였다. 풍광이 아름다웠던 산토리니 해변. 최지우가 스노쿨링을 하며 바다의 멋을 즐기고 싶다고 하니 “소주에 회 먹고 싶다”고 시큰둥하게 받는다. 최지우가 째려보는 걸 즐기는 이가 바로 이서진. 세상의 모든 짐을 다 짊어진 듯했던 짐꾼의 보조개는 만개했다. 투덜도 확실히 줄었다. 9박10일 동안 1100km 넘게 차를 운전하면서도 앙숙인 나영석 PD에 큰 짜증은 내지 않았다.
▶최재영 ‘꽃보다 할배’ 작가: 산토리니 바닷가에서도 이서진이 최지우를 밀려고 했다. 최지우의 드라이기도 뺐었다. 마치 예쁜 아이 물건 한 번 써보듯이. 여행 후반으로 갈수록 두 사람이 친해져 이서진이 장난을 많이 쳤다. 처음 만났을 때는 서먹하다가 애인 같기도 하고 십 년 넘게 산 부부 같기도 했다. 때론 투닥거리는 남매 같기도 하고.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지점들이 펼쳐졌다. 이런 작은 변화들이 재미를 줬던 것 같다.
| tvN ‘꽃보다 할배’ 그리스편 속 최지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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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소비녀’에서 ‘형광지우’까지…‘지우히메’의 반전=“이건 코린트 양식이죠.” 전문 여행가이드가 한 말이 아니다. 코린토스 유적지 속 신전 기둥 조각 양식을 보고 최지우가 이순재와 신구에 들려준 설명이다. “선생님, 이건 아칸선스 문양이래요.” 문양의 어원이 된 아칸서스란 식물이 쑥갓 같은 모양으로 지중해 연안에서 볼 수 있는 잎사귀라는 설명까지 보탰다. ‘허당’ 최지우의 새로운 모습이었다. 최지우는 여행 내내 책을 놓지 않았다. 그리스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도 그리스 여행 책을 보며 공부했던 이가 최지우다. ‘꽃보다 할배’를 위한 식당과 호텔 안내를 위해 관련 영어를 밑줄까지 쳐 공부하기도 했다.
양지가 있으면 그늘도 있는 법. 최지우는 경제감 없는 ‘여행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기도 했다. 두바이 여행에서 아이스크림을 넉넉하게 한 번 샀던 게 발목을 잡았다. 이서진에 ‘과소비녀’로 찍혀 생활비도 타다 써야 했다. “달걀 한 개 살게” 돈을 거의 구걸하다시피 해서 받는 굴욕도 당했다. 단돈 20유로(약 2만 5000원)를 이서진에 허락받고 써야 하는 게 ‘꽃보다 할배’ 속 한류스타 ‘지우히메’의 현실이었다.
▶최재영 ‘꽃보다 할배’ 작가: 최지우는 영어회화 노트와 여행 가이드북을 가방에 항상 넣어 다녔다. 준비는 물론 공부도 무척 오랫동안 한 것 같았다. 유창하진 않았지만, 소통에는 큰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 꼼꼼하게 한국에서 예습을 해왔는데 매일 자기 전에 책을 보며 공부했다. 노트를 자세히 보니 형광펜으로 중요한 부분에는 색도 칠해놨더라. 메모도 빽빽하게 적어놓고.
| tvN ‘꽃보다 할배’ 그리스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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