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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오피스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영화 ‘인터스텔라’와 ‘패션왕’의 경쟁이 흥미롭다. 지난 6일 나란히 개봉된 두 영화는 국적부터 장르까지 모두 다른 작품이다. 놀란 감독의 놀라운 영화로 세상을 감동과 충격으로 이끌고 있는 ‘인터스텔라’와 웹툰을 원작으로 한 ‘병맛 코드’의 진한 향기가 즐거운 ‘패션왕’은 아예 다른 지향점을 품고 있다.
많은 관객들이 실시간 예매율 기록으로 보여준대로 ‘인터스텔라’는 흥행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개봉 4일만에 누적관객수 190만 4917명을 동원했다. 2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는 셈이다. 이에 반해 ‘패션왕’은 같은 기준으로 33만 6499명의 관객을 모았다. 관객동원력에서 ‘인터스텔라’와 비교해 5배 넘게 뒤쳐지는 속도다.
관객수의 현저한 차이는 개봉관 수의 차이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두 영화가 전혀 다른 색깔을 내고 있는 만큼 작품성과 연기 등을 떠나 관객의 취향이 반영된 결과이지만 박스오피스 2,3,4위의 영화 개봉관 수를 다 합쳐도 ‘인터스텔라’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패션왕’은 전국 512개관에서 상영 중이고 ‘인터스텔라’는 1342개관에서 관객을 맞고 있다.
‘패션왕’이 ‘인터스텔라’와의 경쟁에서도 꾸준한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지금보다 개봉관 수가 늘어날 수도 있지만 ‘인터스텔라’는 높은 자체경쟁력으로 자연스럽게 홍보가 되고 있는 와중에 입소문까지 타고 있는 분위기라 그 기세를 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아이맥스 상영관에 대한 예매율이 반영된 덕이겠지만 ‘인터스텔라’는 10일 오전 기준으로 실시간 예매율 85.7%를 기록 중이다. ‘패션왕’은 1%를 겨우 넘기고 있다.
‘인터스텔라’의 개봉과 함께 ‘소름 영화’로 입소문이 일었던 ‘나를 찾아줘’의 흥행 행진도 주춤하고 있다. ‘우리는 형제입니다’와 ‘나의 독재자’ 등 웰메이드 가족영화로 각기 다른 매력을 품고 있었던 한국 영화 역시 큰 빛을 보지 못했다. ‘패션왕’ 측은 오는 수능을 끝내고 아무 생각 없이 웃고 즐기고 싶은 관객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다. 다소 어려운 내용으로 알려지고 있는 ‘인터스텔라’와 다소 ‘난해한 감성’을 풍기고 있는 ‘패션왕’이 개봉 2주차 관객 동원력을 어떻게 끌어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