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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로또죠.” 개그맨 정태호가 브라우니를 두고 한 말이다. 브라우니는 KBS2 ‘개그콘서트’ 코너 ‘정여사’에 나오는 개 인형 이름이다. 주인인 정태호보다 인기다. “브라우니 물어”는 유행어가 됐다. 팬레터는 기본. 브라우니 캐릭터 상품은 시장에 쏟아졌다. 노래까지 나왔다. 중화권 스타 장바이쯔도 브라우니를 만났다. 옛 국민견 ‘1박2일’ 상근이 못지않은 화제다.
온라인에서도 ‘브라우니 놀이’가 뜨겁다. 브라우니 페이스북에는 18만 여 명이 몰렸다. 브라우니를 화장대 앞에 두고 ‘화장하는 브라우니’로, 방송사 편집기 앞에 두고 ‘편집하는 브라우니’라 의인화해 즐기기도 한다. 김교석 방송평론가는 “귀여움과 어처구니 없음이 인기 요인”이라고 봤다. ‘정여사’는 부잣집 사모님의 허세를 소재로 한 개그다. 정여사(정태호 분)가 자신의 뜻 대로 안 되면 브라우니에게 “물어”라고 하고, 아무 반응 없는 상황을 ‘과묵해’ 식으로 표현해 웃음을 준다. 브라우니 팬이라는 직장인 이승주(31)씨는 “인형인데 ‘차도견(차가운 도시개)’ 등의 캐릭터를 부여해 마치 생물처럼 끌린다”고 웃으며 말했다.
브라우니 인기로 인형 시장은 들썩였다. 인형업계는 매출 특수를 누렸다. 지난 7월 ‘정여사’ 첫 방송 후 8월~9월 시베리안 허스키를 모델로 한 봉제인형 매출액은 많게는 전년 대비 4배까지 올랐다. 브라우니 인형 가격은 크기에 따라 2만 원에서 7만 원 사이. 오픈 마켓 인터파크 관계자는 “기존 시장에서는 개인형이 비인기품목이었는데 ‘정여사’ 방송 후 매출이 3~4배 급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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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우니 인형 판매 열기는 올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1월에는 빼빼로데이(11일)와 12월에는 크리스마스 등 굵직한 기념일이 기다리고 있다. 선물을 주고받는 연말연시는 인형 판매 성수기다. G마켓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등 연말에는 매출이 5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올 연말까지 브라우니 인형 온라인 전체 시장 매출액은 5억 원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오프라인 판매까지 고려하면 매출 10억도 무리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브라우니 인기는 가요계까지 퍼졌다.
지난달 25일에는 한 여가수가 부른 브라우니 노래도 나왔다. 개 짖는 소리로 시작하는 이 노래 이름은 ‘브라우니’다. 가온차트 관계자에 따르면 ‘브라우니’ 지난달 마지막 주 음원 온라인 스트리밍 수는 241,696건을 기록했다. 음원 공개 후 닷새 동안 20만 명의 사람이 한 번씩은 ‘브라우니’ 음원을 클릭한 꼴이다.
브라우니 효과는 식품업계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이름이 같은 과자를 제조하는 업체가 호재다. 실제로 한 네티즌(house_rabbit92)은 ‘개그콘서트’ 방송 후 ‘브라우니 먹고 싶어서 샀다. ’개그콘서트‘ 브라우니 덕분이야’란 글을 올렸다. 오리온 관계자는 “‘개그콘서트’ 브라우니 인기로 사람들의 관심이 느니 이를 긍정적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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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호가 ‘개그콘서트’ 코너 ‘정여사’에 데리고 다니는 애완견(?)이다. KBS 소품실에 처박혀 있다가 지난 7월 빛을 봤다. 인생 역전이다. 키는 60cm. 나이는 생후 3개월이 좀 넘었다. 성별은 남자다. 출생지는 중국이다. 성격은 과묵하다. 정태호가 “브라우니, 물어!”라고 해도 도통 짖지 않는다. 도도하다. 주변에서 관심을 보여도 꼼짝하지 않는다.게다가 사춘기다. 연예계 데뷔 두 달 만에 ‘연예인병’에 걸렸다. 인기가 좋아 소개팅도 자주 들어온다. 낸시랭은 브라우니를 애묘 코코샤넬 짝으로 점찍기도 했다. 최근에 여자친구가 생겼다. 하지만, 눈길 한 번 주지 않는다. ‘어장 관리’가 철저하다. 하지만 정태호는 “브라우니 교배를 고민중”이라고 했다. 식성은 채식주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