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
"말이 좀 심했지? 내가 왕이라 좀 흥분해서 그랬지."
"아니, 사람 혀를 뽑는데 좋아할 사람이 어딨어요? 됐어요."
당차고 굳세야 할 왕과 군사들의 극소심한 대화. 감수성 풍부한 `감수성` 장군들의 수다는 유쾌했다. 코너 시작 후 3개월. `감수성`은 시청자 호응 덕에 KBS2 `개그콘서트` 엔딩자리를 꿰찼다. 스타들도 `감수성`에 빠졌다. 걸그룹 소녀시대부터 `해를 품은 달` 여진구까지 `감수성`을 찾았다. 그런 `감수성`이 지난 1일 돌을 맞았다. `개그콘서트` 현 최장수다. 개그 유행이 빨라져 6개월만 방송돼도 `장수 개그` 소리를 듣는 게 현실. 이를 고려하면 승승장구한 셈이다. "`감수성`은 재활처다. 다들 출연 코너가 없을 때 모여 만들었다가 1년을 버텼고, `봉숭아학당` 같은 존재가 돼 버렸다." `감수왕` 김준호도 뿌듯해했다. "배고픈 이들에게 축복 같은 코너다" `오랑캐` 김지호도 웃으며 거들었다. 권재관에게 `감수성`은 각별했다. 첫 방송 일주일 후 아들이 태어나 의미가 남다르단다. 지난 2011년 4월3일 첫 방송 돼 1년간 차곡차곡 쌓아올린 개그성. `감수성`을 만든 일곱 남자(김대희·김준호·이동윤·권재관·김영민·김지호·김정훈)를 만나 뒷얘기를 들었다.
-1년을 지켰다.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
▲김준호: 콩트 개그는 무엇보다 출연진 간 소통이 중요하다. `감수성` 팀은 빈말이 아니라 팀워크가 좋다. 14기부터 26기까지 다양한 기수의 개그맨들이 모여 벽이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이동윤과 김영민이 아이디어 발굴에 힘쓰면 나와 (김)대희형이 받쳐주고. 분업이 잘 됐다랄까. 개그맨으로서 `감수성`은 이상적인 코너다. 게스트 초대도 장수에 도움이 됐다.
▲이동윤: 사극 개그는 자주 활용되지 않은 소재다. 사극 하면 다소 무거운 느낌이 있다. 그런데 사람 간 대화하며 생길 수 있는 사소한 갈등과 빈정상하는 일을 가볍게 녹여 시청자들께 편하게 다가간 거 같다.
|
-박성호를 제외하고는 김대희 김준호가 `개그콘서트` 최고참(14기)이다. 두 사람이 함께 `감수성`에 버티고 있다. `바보 삼대` `집으로` `동물원` `미끼`에 이어 다시 콩트 개그로 뭉친 것도 흥미롭다
▲김대희: 서수민 PD가 맥줏집에서 우리 둘에게 한 말이 있다. `너희는 참 항상 코너를 하면 `빵` 띄우지도 않고 적당하게 가면서 오래한다`고. 그러면서 연예인이 `공무원 개그` 하냐고 농담하더라.(웃음)
▲김준호: (김)대희 형과 1999년부터 `개그콘서트`를 하며 강성범 등 숱한 스타캐릭터를 봐왔다. 돌이켜보면 한 캐릭터가 너무 강하면 다음에 새 옷을 입기 어렵더라. 그래서 무난한 우리 둘이 오래가는 것 같다.(웃음)
"김준호에게 맞아 속상한 딸이 전화도"·"내시 역 맡은 후 축가 행사 끊겨"
-`감수성`은 캐릭터가 돋보인다. 김영민 내시 역도 그렇고 김지호의 오랑캐 캐릭터도 개성 넘쳤다. 김대희와 김준호는 개그 역학 관계도 바뀌었다
▲김대희: `하류 인생`도 그렇고 (김)준호와 코너를 하면 대부분 내가 준호를 골탕먹이는 역을 했다. 그런데 `감수성`에서는 준호가 왕이고 내가 `대갈공명` 역이라 준호가 날 때리기도 한다. 반대가 된 거다. 그랬더니 딸 사윤이가 속상했나 보더라. 그래서 언젠가는 준호에게 전화로 "우리 아빠 때리지 마요"라고 한 적이 있다. 그때 준호가 콧물 분장하고 있었는데 진지하게 "사연아, 미안해. 방송이니까 이해해줘"라고 했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만 나온다. `감수성`은 내 개그 이미지 변신에도 도움이 됐다. 내가 그간 얄미운 이미지었잖나. 그런데 `감수성`에서 준호에게 맞다 보니 동정표를 좀 얻었다.
▲김지호: `감수성`에서 주로 맞고 옷 벗김을 당했다. 그런 캐릭터를 하다 보니 아무래도 밖에 나가서도 아이들에게 놀림을 당한다. 반말 듣는 건 기본이다. 심지어 바지 벗기려고 달려드는 아이도 있다. 언젠가는 한 놀이동산에 행사를 갔다가 화장실에 갔는데 초등학생이 따라와 `오랑캐 X 싼다`고 소리 질러 민망해 혼났다.
▲김영민: 경제적으로 난처한 일도 있다. 가수 활동을 해 `나름 웨딩계 축가의 서태지`였다. 그런데 내시 역을 하고 단 한 번도 축가 섭외가 안 들어왔다. 뭔가 불경스러워 보이나 보다. 목욕탕 가면 사람들이 자꾸 아래(?)를 내려다본다. 내가 눈을 맞추고 인사하는 데도 상대방은 내 눈을 바라보지 않는다. 당황스러울 때도 있지만 나름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괜찮다.(웃음)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면 `김영민 고X에요?`라는 질문들이 많다. 처음에는 민망했다. 검색 정보 지워달라고 할까란 고민도 했다.
|
▲김준호: 녹화 당일 와서 연습을 잘 안하는 게스트도 솔직히 간혹 있었다. 그럼 바로 표가 난다. 그래서 시청자들께 `좀 약하다`는 평을 듣기도 했고. 하지만, 대부분의 게스트들이 잘해줬다. 열심히 해줬고. 게스트들이 `감수성`에 나와 보여준 새로운 모습은 코너에 힘이 많이 됐다.
"지나 사약 먹는 장면 찍기 전 `아무 약이나 먹으면 안 된다`고.."
-게스트 관련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다
▲김대희: 김장훈 씨가 정말 열정적이다. `감수성`에 나올 때 자기 아이디어도 거의 다 직접 짜온다. 고마운 건 게스트로 나올 때마다 삼겹살을 `쏜다`. 처음 게스트로 나왔을 때 한 350만 원 어치는 냈을 거다.
▲이동윤: 지나가 기억에 남는다. 한국말에 서툴렀다. 지나가 사약을 먹는 신이 있었는데 "아무 약이나 마시면 안 된다"고 걱정했다. 진짜 약인 줄 안 거다. 그래서 "이거 콜라다"라고 웃으면서 말해주니 웃으며 바로 마시겠다고 하더라. 순수한 거지. 아, 지나 나왔을 때 준호 형이 꼭 지나가 자신을 끌어안는 에피소드를 개그에 넣으라고 했다. 지나에게 칼로 위협당하는 장면인데 준호 형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더라.(웃음)
"레이디 가가 섭외 생각도"
-꼭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는?
▲김대희: 사극 연기 달인 연지자분들을 모시고 싶다. 한석규·최수종 씨 같은 분들. 안내상 씨도 재미있을 거 같고.
▲이동윤: 레이디가가를 섭외해보려고 생각했다. 공항에 `감수성` 옷 입고 나가보려고 했다. 레이디가가 나오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좀 어려워서.
-1년 방송되다 보니 `감수성` 패턴에 시청자들이 익숙해졌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준호: 사극 개그라는 틀이 있어 큰 변화는 어려울 것 같다. 다만, 한 달 전부터 조금씩 변화를 주고 있다. 장소도 전쟁터에서 궁으로 콘셉트도 바꿔봤다.
-`감수성`을 언제까지 지킬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김영민: 사실 우리도 궁금하다. (권)재관이 형이 `감수성` 시작할 때만 해도 `애 걸어 다닐 때까지 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벌써 1년이 됐다. 지금 `개그콘서트` 코너를 보면 아직은 `감수성`이 엔딩코너로 가장 적합하다는 소릴 많이 듣는다. 아무래도 좀 더 가지 않을까 싶다. 후배로서 김대희 김준호 같은 선배와 함께 같은 코너에서 놀 수 있는 게 참 고맙다. 연기도 많이 배웠다.
|
▶ 관련기사 ◀
☞[`감수성`1년]②`반전 종결 게스트` 베스트5
☞[`감수성`1년]③"김준현 목소리"숨은공신찾기

!['개과천선' 한국판 패리스 힐튼 서인영의 아파트[누구집]](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5/PS26050300075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