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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 아이유의 발칙한 스무 살 이야기(인터뷰)

조우영 기자I 2011.11.29 07:00:00
▲ 아이유(사진제공=로엔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스타in 조우영 기자] 국민 여동생 언터처블(Untouchable) 군통령(군인들의 대통령) 아이유가 29일 정규 2집 `라스트 판타지`를 들고 돌아왔다. 혹자들에게는 이리도 많은 수식어를 그의 이름 앞에 이어 붙이는 것이 지나치다 싶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올해 초까지 `좋은 날`로 대한민국 오빠 삼촌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 아이유라는 점을 떠올리면 결코 아깝지 않다.

오히려 그를 제대로 수식하기에 부족하다. 인형 같은 외모와 어린 나이만 부각된 것 같아서다. 그의 음악적 역량과 무한한 가능성, 올곧은 인성을 아는 이들은 아이유의 그러한 진면모를 더 주목하고 있다. 이번 아이유의 앨범에 김광진 윤상 정재형 이적 김형석 정석원 김현철 윤종신 이민수 등 설명이 필요 없는 실력파 뮤지션들이 선뜻 참여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덕분에 아이유는 한층 성장했다. 자작곡 `길 잃은 고양이` 외 다수 곡에 작사로 참여하며 막 어른이 되기 전, 열아홉 소녀이자 싱어송라이터로서의 고민을 특유의 감성으로 들려주고 있다는 평이다. 곧 스무 살, 또다른 세상을 향해 한 발짝 나아갈 아이유를 만났다.
 
▲ 아이유(사진제공=로엔엔터테인먼트)

라스트 판타지= 새 앨범 9번째 트랙 제목이기도 한데 이번 앨범을 전체적으로 잘 소개하는 곡이에요. 10대의 마지막 순간(꿈)에서 20대의 시작(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제 마음속 생각, 상상, 환상 등을 이번 앨범 속에 그려냈거든요. 제 10대는 매우 아름다웠는데 현실에 눈뜬 제 20대도 계속 아름다울 수 있을지 설레면서도 걱정스러운 마음이 있어요.

스무 살= 큰 동경은 없어요. 많이 달라지는 건 사실상 없을 것 같기도 하고. 솔직히 10대에 계속 머물고 싶은걸요.(웃음) 다만 20대가 되면 할 수 있는 게 많아지니까 좋을 것 같아요. 운전면허도 따고 싶고…. 아! 특히 우리 회사 회식 문화가 발전했는데 전 미성년자라 그간 참석을 못했거든요. 고생하시는 여러분들과 늦게까지 밥도 맛있게 먹고 술도 한잔 나누고 그럴 수 있을 테니 기뻐요. 하하."

너랑 나= 타이틀곡 `너랑 나`는 `좋은 날`보다 멜로디 구성이 드라마틱하고 음역이 더 다이나믹하게 움직여서 힘들어요. 쉴 틈이 없죠. 그래서 연습량을 많이 늘렸어요. 몸은 아주 힘든데 한번 끝내고 나면 뿌듯해요. 이번에는 연습을 진짜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싶어서 매일매일 4시간씩 댄서들과 함께 정식 무대처럼 다 같이 땀 흘렸어요.

삼촌= (타이틀곡은 아니지만 기자는 아이유의 정규 2집 중 `삼촌`이란 곡을 `좋은 날`에 이어 수많은 삼촌 팬을 쓰러지게 할 노래로 감히 예상했다) 제게 삼촌 팬들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잖아요?(웃음) 이 세상 모든 삼촌들에게 보내는 응원송이예요. 이적 선배님이 주셨고 함께 작사한 곡인데 실제 제가 기억하는 어릴 적 친삼촌 이야기이기도 해요. `아빠 힘내세요`라는 노래는 있는데 `삼촌 힘내세요`라는 곡은 없잖아요? 이제 제 노래가 힘이 됐으면 좋겠어요.

보컬= 이번 앨범에서 가장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은 노랫말과 보컬이예요. 정규 앨범이니 많은 곡을 담았는데 계속 같은 목소리가 나오면 지겨우실 것 같더라고요. 곡마다 색깔에 맞는 음색을 찾기 위한 세심한 고민을 계속했고 그걸 잘 표현하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노랫말= 직접 쓴 노랫말 중 특히 자작곡(`길 잃은 강아지`)은 많이 어두워요. 실제로 길 잃은 한 강아지를 보고 쓴 곡인데 강아지뿐만 아닌 사랑 받다가 버려진 모든 것들에 대한 이야기죠. 그게 연예인일 수도 있고 한 여자일 수도 있고 그냥 강아지일 수도 있고…. 사람들이 보통 아끼는 것을 부를 때 `우리 강아지`하고 부르기도 하시잖아요? 제가 버려졌을 때를 상상해 봤어요.

인기= 제 인기에 대해 아직도 두려운 부분이 있어요. 정말 한때 저를 흔들어 놓을 뻔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인기가 없어져도 두려워하지 않으려고 항상 마음을 다잡았어요. 지금의 인기가 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그게 없어진다고 해도 아쉽지 않을 것 같아요. 인기란 그저 언제 떠나갈지 모르는 옆자리 친구쯤으로 여기고 있어요. 한 번도 제 것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사랑= 아직 깊게 빠져보거나 경험하지 못한 부분이라서 사랑 노래는 함부로 못 쓰겠어요. 나중에 뜨거운 사랑 한번 해보게 되면 그때 쓰고 싶어요.(웃음) `사랑니`라는 곡의 노랫말을 쓰긴 했는데 남자친구랑 싸우고 와서 엄마한테 투정부리는 내용입니다. 첫사랑은 사랑니처럼 아픈 것 같더라고요. 여러 달콤함의 순간이 (썪으면) 날 괴롭히는? 제 이야기는 아니에요. 그때 그분 이야기도 아니고요. 하하."(아이유는 지난 6월 한 방송에 출연해 초등학교 시절 아픈 첫사랑의 추억을 털어놓은 바 있다)

고민= 살이 너무 많이 빠져서 볼품없는 초등학생 몸매 같다고 하시는 분들이 요즘 많아요.(웃음) 한동안 힘들지도 않고 다이어트도 안 했는데 젖살이 빠지면서 이렇게 된 것 같아요. 얼굴만 빼고 다리에는 살 좀 쪘으면 좋겠어요. 지난 멜론뮤직어워드에서 베스트송 상 받을 때 넘어진 것도 다리에 힘이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웃음) 그런데 운동을 워낙 싫어해서 무대에서의 안무가 유일한 운동이에요. 더 열심히 활동하면 다리가 튼튼해질까요?

일본= 내년 1월 일본에서 쇼케이스를 열고 2월 정식 데뷔인데 아직 구체적으로 활동 계획이 결정된 것은 없어요. 새로운 분들 앞에서 노래를 부른다는 게 설레지만 크게 욕심을 부리지는 않으려고 해요. 소수지만 데뷔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저를 알고 있다는 분들이 계시다고 해서 일단은 그분들께 좋은 모습 보여 드리고 싶다는 마음뿐입니다.

▲ 아이유(사진제공=로엔엔터테인먼트)
 
청량음료처럼 톡 쏘듯 명랑 쾌활한 아이유. 그래도 어른이 되기 위한 그의 진지한 고민은 제법 잘 숙성된 와인처럼 향기가 짙다. 그의 마음속 나이테는 정말 어느 정도 자란 걸까. 그는 "이번 앨범 수록곡 중 작사에 참여한 `티처`(Teacher)의 노랫말이 자신의 가장 솔직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노랫말을 들어보니 아직 소녀는 소녀다. 단, 그냥 어른이 아닌 좀 더 멋진 어른이 되기 위한 발칙한 스무 살 아이유의 고백을 노랫말로 대신한다.

"키는 더 자라지 않는 것 같은데 시간은 자꾸만 재촉하네요. 어른이 되기엔 아직 이른 저를 날마다 보채요. 표정없는 얼굴 축 처진 어깨, 수 많은 어른들의 힘겨운 저 모습이 혹시 제 모습이 될까 봐 늘 겁이 났죠.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가르쳐줘요. 서툴기만 한 저도 어른이 될까요?"(티처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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