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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일본)=이데일리 스타in 조우영 기자] "우리는 국가 대표도 아니고 케이팝(K-POP) 대표도 아닙니다."
케이팝이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그 선두에 선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김영민 대표가 이 같은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김영민 대표는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SM타운 라이브 인 도쿄 스페셜 에디션`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지금의 한류 열풍에 대한 진단과 SM의 비중에 대해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SM이 선두주자로서 책임 의식을 생각할 순 있겠으나 한류를 대변하는 존재로 부각되서는 안 된다"며 "김치냄새란 것이 10년 전엔 `안 좋은 냄새`로 인식됐는데 지금은 `맛있는 냄새`로 변했다면 그건 어마어마한 일이다. 감히 그런 흐름(K-pop 열풍)에 SM이 일조했다고 평가해 주신다면 기쁘겠다"고 말했다.
다만 개인적으로 김 대표는 SM이 시장에서 갖는 문화적·스타적 가치로서의 평가는 정상의 자리를 고수하길 바랐다.
그는 "현재 일본 음악 전체 시장에서 연간 음반 판매량 1등은 SM이 아니지만 제일 많이 판 음반은 SM 가수여야 한다"며 "1등을 하느냐 안하느냐는 대단히 중요하다. 그때그때 어느 정도 잘 나가는 것은 우리의 목표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도쿄돔에 3일간 최대 수용인원인 15만 일본 관객을 불러 모은 김 대표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을 목표로 했고 현재 결과물과 그 목표에는 흐트러짐이 없다"며 "일본,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서 1등을 유지해 나갈 것이란 의견 역시 여전히 변함이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케이팝이 세계 시장에 도달하는 시차가 달라졌다"며 "케이팝이 아시아 넘버원이 돼 한중일 시장을 넘어 아시아의 메인이 되고 세계 시장의 중심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SM의 총 매출 이익 중 해외 수익 비중이 나날이 높아가고 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올해 SM 전체 수익 중 5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한 매출액이다. 국내에서는 소속 가수들의 CF 출연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면 해외 시장에서의 수익은 음악 콘텐츠 자체에 따른 수익이라는 점에서 그 전망도 밝다.
김 대표는 이에 앞으로의 한류 열풍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지금 케이팝의 중심에는 아이돌 그룹이 있다"며 "이들의 인기는 최소 3~5년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 CD, DVD 렌털 시장에서 한류 콘텐츠가 역대 최고이자 일본 가수들의 모든 걸 앞질렀다고 들었다"며 "여전히 해외 시장은 성장 하고 있다. 그러한 측며에서 한류는 더 영속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최근 일본 내 반한류 움직임은 역시 김 대표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는 "한국 문화가 일본에 들어왔는데 그러한 반작용은 사회적으로 당연한 현상"이라며 "그걸 정치적으로 연결시키는 건 결례다. 그 기류에 집중하기보다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려고 노력해 더 좋은 문화를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뚜렷한 소신을 밝혔다.
하지만 그에게도 고민은 있다. 일본에서 일본어로 노래를 부르고 중국에서 중국어로 노래를 부르며 활동, `진출`이 아닌 `데뷔`를 하는 케이팝 가수들의 현 주소가 과연 정상궤도인가 하는 점이다.
그는 "현재 K팝의 범주가 애매하긴 하다. 해외 팬들이 접하고 좋아하는 한국 음악을 칭하는데 만약 내년 준비 중인 중국인으로 구성된 가수에 중국 작곡가의 음악으로 중국에서 데뷔한다면 이걸 `K팝이라고 할 것인가. 이걸 케이팝의 숨은 전략이라고 할 것인가`라는 점이 문제"라며 "언젠가는 이러한 고민이 사라지는, 더 기쁜 날이 오길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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