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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중요한 순간에서 조연이 아닌 주역으로 우뚝 섰다.
박지성은 13일(이하 한국시간) 잉글랜드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첼시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 2차전에서 후반 32분 멋진 결승골을 터뜨려 맨유의 2-1 승리를 견인했다.
박지성으로선 지난 해 12월 14일 아스널전에서 마지막으로 득점한 이후 약 4개월만에 맛본 시즌 7번째 득점이었다. 박지성은 올시즌 도움 4개까지 더해 총 11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박지성이 터뜨린 개인통산 4번째 골이기도 했다.
박지성의 진가가 유감없이 발휘된 경기였다. 이날 박지성은 1차전과 마찬가지로 선발로 출전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자리가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였다. 1차전에서 중앙와 왼쪽을 번갈아 맡았던 것과는 차이가 있었다.
어느 자리라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는 퍼거슨 감독의 믿음이 그대로 묻어있었다. 아울러 1차전과 마찬가지로 2차전에서도 공격에 무게를 두기 보다는 공수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첼시의 거센 공세를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눈에 띄었다.
예상대로 박지성은 수비에서 돋보였다. 맨유가 공격적으로 나설 때는 2선으로 살짝 물러나있다가 수비로 전환했을때 상대의 역습을 저지했다. 특히 첼시 공격의 중심인 플로랑 말루다, 프랭크 램파드를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상대 측면 수비수 애쉴리 콜의 오버래핑도 훌륭히 견제했다.
박지성은 전반 20분 상대 수비수 존 테리와 공중볼을 다투는 과정에서 눈 주위가 찢어져 출혈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잠시 그라운드 밖으로 나가 지혈을 한 뒤 곧바로 경기에 복귀하는 투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박지성의 공격 본능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때 제대로 발휘됐다. 전반 43분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의 선제골로 앞서나가던 맨유는 후반 32분 디디에 드로그바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위기에 몰렸다.
남은 시간 동안 첼시에게 추가골을 내줘 1-2로 패한다면 맨유는 탈락의 쓴맛을 볼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박지성의 발끝에서 맨유는 구원의 빛을 볼 수 있었다.
박지성은 동점골이 나온지 불과 1분도 안돼 라이언 긱스의 어시스트를 받아 멋진 왼발 강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려 맨유를 위기에서 구했다.
수비력이 절실한 상황에서 박지성은 몸을 던져 상대 공세를 저지했다. 그리고 정말로 골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득점까지 해내면서 맨유에 없어서는 안될 선수임을 확실히 증명했다.
이날 활약은 그동안 부상 때문에 다소 위축됐던 박지성의 팀 내 위상을 다시금 끌어올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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