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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전차군단' 독일과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가 맞붙은 남아공월드컵 3·4위전이 화끈한 공격축구로 펼쳐지며 축구팬들에게 즐거운 볼거리를 선사했다.
독일과 우루과이는 11일 오전3시30분(이하 한국시각)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소재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최후의 일전을 벌였다.
양 팀의 대결은 치열한 기싸움과 슈팅 공방이 이어지며 접전으로 진행돼 관중석과 TV를 통해 경기를 지켜본 축구팬들을 흥분시켰다.
승부는 3골을 터뜨린 독일의 승리로 끝났지만, 패배한 우루과이도 마지막까지 모자람 없는 반격을 펼치며 2골을 뽑아내 결과를 가늠키 힘든 박빙의 승부를 완성했다.
승리한 독일은 일부 주전 멤버들을 벤치에 앉히는 대신 젊은 선수들을 적극 기용했지만, 파워와 조직력을 적절히 혼합한 특유의 플레이스타일을 무리 없이 구현해냈다.
주장 겸 수비수 필립 람(바이에른 뮌헨)을 비롯해 공격수 미로슬라프 클로제(바이에른 뮌헨),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샬케04) 등이 벤치를 지켰다. 대신 카카우(슈투트가르트/FW), 데니스 아오고(함부르크/DF), 한스외르크 부트(바이에른 뮌헨/GK) 등이 선발 출장했다. 특히나 독일의 선제골을 터뜨리는 등 공격을 주도한 '젊은 해결사'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FW)의 활약이 빛났다.
우루과이는 베테랑 디에고 포를란(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을 중심으로 한 베스트 멤버를 총동원해 맞섰다.
'무적함대' 스페인이 독일과의 4강전에서 선보여 승리를 거머쥔 플레이스타일을 똑같이 재연해내며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짧고 빠른 패스를 이어가며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고, 체격조건이 우세한 독일 공격수들의 공간 침투는 협력플레이와 시의적절한 파울을 통해 요령있게 끊어냈다.
양 팀은 전반에 2골, 후반에 3골을 합작하며 화끈한 골 잔치를 구현해냈고, 자신들의 남아공월드컵 마지막 경기를 펠레스코어로 마무리지으며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했다.
통계적으로도 양 팀의 공격축구 경향은 확연히 드러난다. 독일과 우루과이는 90분 동안 총 34개의 슈팅을 주고받으며 난타전을 벌였다. 우루과이가 18개의 슈팅 중 7개를 유효슈팅으로 연결시켰고, 독일도 16개 중 7개를 상대 골대 안쪽으로 날려보냈다.
월드컵 본선 3-4위전에 대해 '먹을 것 없는 잔치'로 부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세계적인 강호들이 나서지만, 양 팀 모두 결승 진출이 좌절된 직후라 의욕이 떨어지기 쉽다. 3위와 4위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아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느슨한 경기로 일관하는 3·4위전을 없애야한다'는 주장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다.
하지만 어떤 자세로 경기에 임하느냐에 따라 3-4위전도 결승전 못지 않게 월드컵 열기를 뜨겁게 달굴 '흥행카드'가 될 수 있다. 그 증거가 바로 남아공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맞붙은 독일과 우루과이의 맞대결이었다. 최선을 다해 공격축구의 향연을 이뤄낸 양 팀 출전선수 모두에게 박수를 보낸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노력은 칭찬받아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