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포항스틸러스(감독 세르지오파리아스)의 장신수비수 오까야마 카즈나리가 AFC챔피언스리그 공식 기자회견 참석 직후 일본 취재진을 상대로 장시간의 특별 인터뷰를 실시하며 남다른 포항사랑을 실천했다.
오까야마는 6일 오후 6시45분(한국시각)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린 AFC챔피언스리그 공식 기자회견에 포항 선수 대표로 참석했다. 결승전이 일본의 수도 도쿄에서 열리는 점을 감안해 파리아스 감독이 일본 출신인 오까야마를 '포항의 얼굴'로 내세운 덕분이다.
오까야마는 요코하마마리노스와 세레소오사카, 가와사키프론탈레, 아비스파후쿠오카, 가시와레이솔, 베갈타센다이 등 J리그와 J2(2부리그) 무대에서 활약해 온 재일교포 3세 수비수로, 올 시즌 포항에 입단해 최전방 공격수와 수비수를 번갈아 맡으며 소속팀의 ACL 정상 진출에 남모르게 기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오까야마는 "J리그 출신 일본인이 K리그를 대표하는 포항스틸러스를 위해 뛴다"며 "일본 팬들이 내일 열리는 AFC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포항을 많이 응원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하지만 오까야마의 진면목은 공식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에 더욱 빛났다. 'J리거 출신'이라는 이력에 호기심을 느낀 일본 취재진이 기자회견 직후 몰려들면서 일본 취재진을 위한 '즉석 인터뷰'가 이뤄진 까닭이다.
오까야마는 자신을 둘러싼 일본인 기자들이 내놓은 K리그와 포항 관련 질문에 대해 자세한 답변을 내놓는 한편, 적극적으로 포항 홍보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우선 오까야마는 J리그 출신인 자신이 K리그 무대에 몸담고 있는 것과 관련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음을 고백했다. "K리그와 J리그는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고 주장한 그는 "K리그와 J리그의 인재 교류가 더욱 활발히 이뤄지려면 나와 같은 사람들이 성공을 거둬야 하며, 이를 위해 더욱 열심히 뛰려 노력한다"고 털어놓았다.
일본 기자들이 가장 궁금해 한 K리그 생활에 대해서는 "J리그 시절에 비해 훈련량이 많아 다소 피곤하다"면서도 "외국인 선수로 대우해 집과 자동차를 제공하기 때문에 생활은 일본에서보다 편리한 면이 있다"고 덧붙여 긍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이어 "연봉 또한 상당히 좋은 조건이며, 일본과 큰 차이는 없는 수준"이라는 말로 금전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오까야마는 입단 이후 포항 팬들의 반응을 묻는 일본 취재진의 질문에 "길에서 나를 알아본 팬들이 '오꺄야마다'라며 내 이름을 부르는가 하면, 알고 있는 일본어를 활용해 말을 걸기도 한다"며 자랑 섞인 설명을 들려줬다. 아울러 "팬들이 나를 위한 별도의 응원가를 만들어줘 더욱 기쁘다"면서 "내일 결승전에서 내가 출전하고, 그 노래가 경기장에 울려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파리아스 감독에 대해 오까야마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전직 J리거 장신 수비수의 평은 '흡수가 빠른 지도자'라는 것이다. 오까야마는 감독의 경우 정말 한국을 사랑하는 분"이라며 그 근거로 한국 생활에 빠르게 적응한 점을 꼽았다. 그는 "파리아스 감독의 경우 한국 음식을 좋아하며, 한국의 상황에 대해 잘 알고 한국 선수들과도 늘 친하게 지낸다"고 설명하면서 "그런 점이 포항이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원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기실 오까야마가 결승전에 선발 출장해 그라운드를 누빌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공식 기자회견 직후 열린 포항의 공개 훈련에서도 오까야마는 주전을 상징하는 노란조끼를 입지 못하고 비주전 그룹 선수들과 함께 몸만들기에 열중했다.
때문에 일본 기자들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포항 홍보에 나선 오까야마의 솔선수범은 더욱 돋보였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상황에서도 자발적으로 소속팀의 관심도 증대에 기여한 오까야마의 활약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출장과 우승'이라는 두 가지 열매로 보상받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