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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연예인들의 외도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본래의 활동 무대인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벗어나 뮤지컬, 패션 등 새로운 분야에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외도는 연예인 특유의 끼를 다방면에서 보여준다는 측면에선 긍정적이다. 하지만 일부에선 실제 자신의 능력과 상관없이 연예인이라는 지명도를 이용해 묻지마 진출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한해 매출 100억 원’ ‘멀티 엔터테이너’ 등의 화려한 수식어에 이끌려 무모한 도전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예인들이 요즘 가장 많이 진출하는 분야는 뮤지컬이다. 초반에는 옥주현 바다 등 가수들이 주류를 이뤘지만 영화배우 조승우의 성공 이후 배우는 물론 개그맨까지 뮤지컬 도전에 나서고 있다.
연예인들이 뮤지컬에 나서는 것은 다양성과 경제성, 두 가지 측면 때문이다. 연기에 노래가 가미된 뮤지컬은 대중 스타들의 변신이 용이하다는 잇점이 있다. 여기에 뮤지컬계에 대형 상업적 자본이 유입되고 흥행이 잇따르면서 최근 뮤지컬은 경제 불황으로 상대적으로 입지가 좁아진 스크린과 브라운관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조승우 옥주현 등 성공한 뮤지컬 1세대 엔터테이너와 달리 최근 이곳에 진출한 몇몇 스타들에게선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무대이해 능력 부족은 물론 가창력 한계 등까지 발견돼 과연 ‘연예인들의 뮤지컬 진출이 무엇을 위한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게 만든다.
전문가들은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뮤지컬은 특히 오랜 준비기간을 필요로 한다”면서 “기존 뮤지컬 배우들보다 부족한 스타들을 기용하는 것은 결국 이들의 지명도를 이용하는 얄팍한 상술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연예인들은 최근 뮤지컬과 함께 패션 분야도 진출하고 있다.
트렌드세터로 통하는 연예인에게 패션은 매력적인 분야다. 실제 이혜영 변정수 등은 특유의 감각으로 자체 브랜드를 개발, 한해 1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는 법이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상당수의 스타 패션 브랜드들의 경우 연예인들의 화려한 이미지만을 활용하는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 연예인들이 직접 제품 제작이나 사업 과정에 참여하기보다는 그들이 가진 이미지만 그럴듯하게 포장해 사용한다는 지적이다.
패션 관계자들은 “실제 연예인들이 이름만 빌려줬던 패션 사이트나 브랜드에 품질관리나 제품공급에 문제가 생겨 후유증을 겪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면서 “1억 원의 매출을 수십 배로 뻥튀기해 대박이라고 과장 광고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해에 수십 개의 브랜드가 없어지고 만들어지는 것이 연예인 관련 패션 산업”이라고 덧붙였다.
바쁜 연예계 활동으로 지속적으로 품질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다. 패션 관계자들은 국내 패션 브랜드의 경우 반짝하다가 수년간 사라지는 경우가 많은데 수십 년 경력을 가진 디자이너들도 브랜드를 유지하기 힘든 상황 속에서 연예인들이 연예활동과 사업을 병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해 연예인중 드물게 직접 동대문 시장을 돌며 제품을 구매하고 제작하고 패션몰을 직접 운영하는 탤런트 이윤미는 “패션이라는 분야가 생각보다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분야”라면서 “자신의 패션 감각만 믿고 무턱대고 털컥 시작했다가 사업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다. 좀더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OBS경인TV '독특한 연예뉴스', '윤피디의 더 인터뷰' 프로듀서(sanha@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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