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 '비밀번호 486' 껍질 깨고 '섬데이'로 날다

양승준 기자I 2008.09.13 10:41:46
▲ 가수 윤하


[이데일리 SPN 양승준기자] 지난 5월 성인식을 치른 가수 윤하(20)가 정규 2집을 들고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스모키 메이크업에 드레스를 입고 여성미를 물씬 풍긴 앨범 재킷과 한층 더 여유로워진 그녀의 보컬이 ‘소녀시대’의 마감을 간접적으로 알렸다.
 
1년 여만에 2집 ‘섬데이’로 컴백한 가수 윤하의 근황을 새 앨범 수록곡 제목을 바탕으로 돌아본다. 지난 4년여 간의 일본생활 그녀 마음에 남긴 생채기, 그리고 앨범 제작 후일담.

◇윤하의 2집 그리고 ‘마이 송 앤드…’

새 앨범에는 ‘비밀번호 486’, ‘혜성’ 등에서 선보인 황찬희 작곡가와 윤하의 트레이드 마크인 ‘피아노록’의 정수가 오롯이 담겼다. 타이틀곡 ‘텔레파시’는 경쾌한 피아노 반주에 윤하의 시원한 보컬이 흥겨움을 더한다. 솔직 담백한 가사가 인상적인 ‘가십 보이’에서는 에이브릴 라빈 스타일의 팝록이 윤하의 시원한 보컬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피아노록’과 ‘스트레이트한 보컬’이란 윤하표 음악의 기조는 2집에서도 큰 변화는 없는 듯 보였다.

“2집 만들면서 고민이 많았어요. 1집과 1.5집 이후 ‘윤하=직설적 보컬’이라는 한계에 봉착한 것 같았죠. 제 음악적 색깔이 한 가지로 고정되는 것도 싫었고 이제 만 스무살, 그렇게 어린 나이도 아니기에 ‘나는 이제 뭘 해야할까’라는 고민에 한동안 시달렸죠”

자신의 음악적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윤하는 ‘에픽하이’의 타블로, 조규찬, 재즈피아니스트 송영주 등과 앨범 작업을 함께 했다. 타이틀곡을 ‘피아노록’의 전형인 ‘텔레파시’로 선택하긴 했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일렉트로니카, 재즈, 모던 록 음악에 대한 도전도 망설이지 않았다. 타블로와 작업한 ‘기억’에서는 몽환적인 음악에 맞춰 우울한 음색을 마음껏 뽐냈으며, 송영주가 작곡한 재즈곡 ‘빗소리’에서는 웅숭깊은 보컬로 곡을 여유롭게 감쌌다. 윤하는 이 곡의 여운이 아쉬워 앨범에 ‘빗소리’ 전후에 각각 ‘레인 앳 더 바’와 '레인보우’까지 수록해 재지한 감성을 이어나갔다. 또 머라이어 캐리와 보이즈 투 맨 등과 작업한 유명 엔지니어 및 뮤지션들과의 작업으로 앨범의 퀼리티를 높혔다.

“사실 이번 앨범 작업하면서 12곡을 만들었는데 결국 앨범에는 ‘포 카타리나’ 1곡 밖에 실리지 못했죠. 처음에는 섭섭한 마음에 좀 더 넣자고 주장도 많이 했지만 제 노래가 여러 곡 들어가면 앨범의 다양성에 득이 될 게 없다는 황 프로듀서의 말에 한 발 물러섰죠.”
 
◇‘울지마요’…일본에서의 4년, 윤하가 흘린 ‘1리터의 눈물’

윤하는 지난 2004년 중3 시절, 혈혈단신으로 현해탄을 건너 일본에서 가수로 데뷔했다.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고등학교를 자퇴까지하며 일본에서 음악에 매진했고, 나름 성과도 거뒀지만 일본 최고 권위의 오리콘차트 톱텐에 이름을 올리기까지 ‘1리터’는 족히 되는 눈물을 흘려야 했다.  

“어리기도 했고 말도 안 통해 정말 고생이 많았죠. 일본 제작진들에게는 제가 외국인인데다가 신인이라 가수 준비하면서 상처주는 말들을 너무 많이 했어요. 힘들 때는 방에서 촛불 켜 놓고 외로움을 달래며 울기도 했지요.  무엇보다 음악 작업에 있어서는 제 생각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일본어를 악착같이 배웠죠. 이제는 오히려 그들과 식구처럼 지내고 있지만요.”
▲ 가수 윤하

 
◇스무살 윤하가 말하는 ‘섬데이’…"영화음악 감독하고 싶어요”

음악 활동 외에 일본에서 영화 촬영을 하며 배우로서의 변신을 알린 바 있는 윤하. 그는 최근 ‘이번 일요일에’라는 일본영화에서 한국인 유학생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바 있다. 연기에 대한 윤하의 포부는 어떨까?

“솔직히 연기는 아직 잘 모르겠고 배우로 자리매김하고 싶은 생각도 없어요. 연기가 흥미있는 것은 사실이지만요. 사실 연기를 통해 음악적 표현력을 배우는 것이 저에게는 가장 값진 선물인 것 같아요. 기존에는 음악을 느끼기만 했다면 이제는 그 음악을 어떻게 표현해 내면 좋을까를 연기를 통해 많이 익힌 것 같아요.”

윤하는 일본에서 영화 작업과 감상을 하면서 오히려 음악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효과음만 있고 영화 배경음악이 없는 영화를 보면서 음악의 소중함을 절감했다는 윤하는 음악 공부를 더 해 영화음악감독이 되고 싶다는 꿈을 전하기도 했다.
 
이제 막 2집을 내고 가요계 '혜성'의 부활을 알리고 있는 윤하. 스무살 그녀가 앞으로 어떻게 자신의 껍질을 깨고 음악적 활동을 이어나갈지 그녀의 '섬데이'를 기다려본다.
 
(사진=한대욱 기자)
▲ 가수 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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