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별리그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출전팀이나 장소 불문하고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대에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과 비교해 최대 5배 이상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드컵은 더 이상 일반 관중이 아닌 기업고객과 부유층을 위한 행사’라는 불만이 터져 나올 정도다.
공식 재판매 플랫폼을 통해 거래가 이뤄지면 수수료도 최대 30%까지 내야 한다. 이 같은 ‘이중 부담’도 월드컵을 직관하고자 하는 축구 팬들에게는 고통이다.
논란을 더욱 키우는 것은 교통비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뉴저지 메트라이프 스타디움까지 약 30분 거리 이동에 왕복 기차 요금이 150달러, 우리 돈 약 22만 원에 책정됐다. 기존 요금의 10배가 넘는다. 어린이와 노인도 할인 없이 동일 요금을 부담해야 한다. ‘월드컵 특수’를 염두에 둔 가격 인상의 최대 피해자는 정작 이 지역을 출퇴근하는 미국 시민들이다.
물론 모든 지역에서 다 그런 건 아니다. 알링턴에서는 무료 셔틀이 제공되고, 캔자스시티는 왕복 셔틀버스 티켓을 15달러(약 2만 2000원) 수준이다, 필라델피아는 기존 요금인 2.9달러(약 4300원)를 유지하는 등 지역별 격차가 뚜렷하다.
|
숙박비도 급등세다. 주요 개최 도시 호텔은 이미 예약이 빠르게 차고 있다. 일부 숙소는 평소 대비 수십 배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항공권과 현지 이동 비용 등을 고려하면 월드컵 경기를 보려면 수천만 원대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대회 자체가 비용이 폭등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월드컵은 미국·캐나다·멕시코 등 3개국 16개 도시에서 분산 개최된다. 이동 거리가 길어 항공이나 장거리 교통 이용이 필수다. 여기에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늘고 경기 수가 104경기로 확대됐다. 전체 수요가 늘어나다보니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FIFA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쏟아진 티켓 구매 요청은 5억 건을 넘었고, 이미 500만 장 이상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판매량의 상당수는 ‘재판매’를 염두에 둔 수요라는 지적도 많다. 일부 인기 경기의 경우 티켓 판매 부진과 재판매 시장 할인 거래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처음 책정한 가격 정책은 사실상 무의미해졌다.
팬 반발이 커지자 일부에선 이를 무마하기 위해 뒤늦게 가격을 조정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는 당초 유료로 추진하던 팬페스트 입장권의 80%를 무료로 전환했다. 하지만 이 역시 보여주기식 조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은 ‘사상 최대 규모’라는 타이틀과 함께 ‘사상 최고 비용’이라는 그림자를 동시에 드리우고 있다. 과거에는 월드컵이 축구를 매개로 전 세계를 하나로 묶었다면 이제는 돈의 장벽을 통해 세계를 가르는 행사로 변질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월드컵 첫 탈락은 팬들의 지갑’이라는 자조섞인 푸념은 북중미 월드컵의 쓰디쓴 현주소를 잘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