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전서 공수 활약... 동점 골까지 터뜨려
장슬기 "비겨서 아쉽지만 다음 한일전 준비하겠다"
어린 선수들 향해선 "경험만 쌓으면 우리보다 잘할 것"
[수원=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프로 선수가 되기도 어려운 환경에서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로 A매치 106번째 경기를 뛰었다. 신상우호 멀티 자원 장슬기(경주한수원)가 밝힌 비결은 ‘긍정’이었다.
 | |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여자부 대한민국 대 중국 경기. 장슬기가 동점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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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여자부 대한민국 대 중국 경기. 한국 장슬기가 볼을 지켜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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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슬기는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여자부 1차전이 끝난 뒤 “실패라고 해도 나중엔 경험이라고 생각하며 간절하게 축구했다”고 대표팀 롱런 비결을 밝혔다.
이날 장슬기는 공수를 넘나들며 왼쪽 측면에서 종횡무진 활약했다. 0-1로 끌려가던 전반 추가시간에는 시원한 슈팅으로 동점 골을 뽑아내기도 했다.
경기 후 장슬기는 공동취재구역(믹스드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만 하고 경기에 임했는데 비겨서 아쉬운 건 사실”이라면서도 “지나갔으니, 오늘까지만 아쉬워하고 내일부터는 다가오는 한일전을 잘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득점 상황에 대해서는 “어떤 걸 보고 때린다기보다는 강하게 차서 누구라도 맞고 들어가라는 생각으로 찼는데 운 좋게도 그게 통했다”고 돌아봤다.
 | |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여자부 대한민국 대 중국 경기. 장슬기가 동점골을 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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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점 골 이전까지 번번이 기회가 무산되는 모습이 아쉽지는 않았냐는 물음엔 “그래서 골 넣으러 갔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어 “나도 공격수 출신으로 시작했기에 골 넣기가 어렵다는 걸 잘 안다”며 “아쉽기보다는 이걸 경험 삼아서 나중에 다 넣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여자 대표팀 화두 중 하나는 세대교체다. 현재도 많은 어린 선수가 오가고 있으나 아직 내로라하는 선배들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날도 해결사로 나선 건 기존 주축 멤버인 장슬기와 지소연(시애틀 레인)이었다.
2013년 3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상대로 A매치에 데뷔한 장슬기는 어느새 대표팀 13년 차다. 이날까지 A매치 106경기를 뛰며 여자 최다 출전 부문 공동 6위에 올랐다.
물론 장슬기에게도 처음이 있었다. 그는 그때를 떠올리며 “평범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며 “남들이 생각하는 대로 잘 안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패라는 단어를 잘 쓰지 않았고 실패라고 해도 나중엔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계속 간절하게 축구했다”고 비결을 밝혔다.
 | |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여자부 대한민국 대 중국 경기. 한국 장슬기가 동점 골을 넣은 후 지소연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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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슬기는 어린 선수들에게 필요한 건 경험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대표팀 경기 경험도 중요하지만 각자 소속팀에서 경기 경험을 쌓아야 한다”며 “신체 조건도 좋아서 경험만 쌓이면 우리보다 더 잘할 것 같다”고 응원했다.
장슬기는 유독 멀티 플레이어가 많은 대표팀 내에서도 대표적인 멀티 자원이다. 그는 “선수 능력이 좋기에 할 수 있는 것 같다”며 “어린 나이에 다양한 포지션을 배워두면 나중에 장점이 되니 좋은 거 같다”고 설명했다.
멀티 플레이어를 보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그만큼 확실한 자기 자리가 없다는 지적이다. 장슬기는 “사실 지금은 다양한 포지션에서 뛴다는 걸 긍정적으로 바라보는데 어렸을 땐 스트레스를 엄청 많이 받았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그만큼 감독님과 코치진이 믿고 있다는 점만 생각하면 될 것 같다”며 다시 한번 긍정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