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골프 ‘블루칩’ 장유빈 “제네시스 1위 지켜 미국 무대 도전할 것”[주목 이선수]

주미희 기자I 2024.09.10 00:00:00

올 시즌 KPGA 투어 1승·제네시스 대상 1위
전 부문 잘하는 ‘육각형 골퍼’…장타 1위·퍼트 2위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金 합작
“갤러리 응원받으면 더 기운나…무모한 도전도 즐겨”
“제네시스 1위 지켜 PGA 2부투어 Q스쿨 직행할 것”

장유빈(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장유빈(22)은 올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최고 ‘블루칩’으로 꼽힌다. 올해 KPGA 투어 14개 대회에서 우승 한 번을 포함해 톱6에만 8차례 이름을 올렸다. 각 대회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한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5378.64점)를, 상금 순위는 2위(6억 7861만 4642원)를 달리고 있다.

장유빈은 전 부문에서 골고루 잘하는 ‘육각형 골퍼’에 가깝다. 평균 드라이브 샷 거리는 313야드. 투어 전체에서 장타 부문 1위다. 아이언 샷 정확도도 좋다. 그린 적중률이 15위(73.30%)로 상위권이다. 여기에 평균 퍼트 수마저도 2위(1.74타)를 기록하는 등 티샷부터 그린 위 플레이까지 흠잡을 데가 없다. 신체 조건도 좋다. 키 184cm, 체중 80kg의 당당한 체격 또한 장유빈의 장점이다.

장유빈은 지난해 10월 KPGA 투어 프로로 전향한 ‘새내기’다. 전체 시즌을 뛰는 건 1년밖에 안 됐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에이스였던 그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로 출전해 임성재(26), 김시우(29), 조우영(23)과 함께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 뒤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다. 이렇게 풀 시즌 1년 차에 뛰어난 성적을 내는 이유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자격으로 아마추어 시절부터 2년 동안 정규투어 대회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최근 열린 제40회 신한동해오픈 대회장에서 만난 장유빈은 “프로 1년 차라고는 하지만 아마추어 때 프로 대회에 추천 선수로 출전할 자격이 많았다. 그런 경험이 지금 저에게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추어는 1부투어에 나올 기회가 거의 없는데 저는 아시안게임 덕분에 기회를 많이 얻었다”며 “덕분에 1부투어 분위기를 익힐 수 있었고 올해 좋은 성적을 내는 것 같다”고 밝혔다.

장유빈은 KPGA 투어를 뛰면서 받는 갤러리들의 응원이 더 좋은 경기를 펼치게 한다고 했다. 그는 “갤러리 응원을 받으면 더 기운이 나는 스타일이다. 경기하는 데 플러스 요소가 된다”고 말했다.

플레이 스타일은 화끈하다. 장타를 앞세운 ‘몰아치기’가 장유빈의 장기.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1라운드에서 장유빈은 11언더파 61타를 몰아치며 단체전 금메달을 이끌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임성재가 훗날 “그때 (장)유빈이가 몰아치기를 하지 않았다면 단체전 결과가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고 말했을 정도로, 한 번 터지면 걷잡을 수 없이 폭발적인 경기력이 장유빈의 매력이다. 장유빈은 “어려운 파5홀에서 투온에 성공한다든지, 무모한 도전을 하고 그 도전에 성공했을 때가 골프칠 때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자신을 향한 ‘라이징 스타’, ‘블루칩’이라는 수식어에도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제 목표는 PGA 투어이기 때문에 PGA 투어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네시스 대상을 받으면 PGA 콘페리투어(2부) Q스쿨 최종전 직행권을 따낼 수 있다. 제네시스 포인트 1위를 지켜서 콘페리투어 Q스쿨에 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콘페리투어 Q스쿨에서 상위 5위 안에 들면 콘페리투어에서 풀 시즌으로 활동하는 기회가 주어진다.

장유빈은 “하반기에 우승하고 싶은 대회가 2개 있었다. 메인 후원사 대회인 신한동해오픈과 제네시스 챔피언십”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제네시스 챔피언십은 지금까지 우승자들에게 PGA 투어와 유럽 DP 월드투어가 공동주관하는 제네시스 스코틀랜드 오픈 출전권을 줬다. 장유빈에게는 해외대회 출전권을 받는 것도 크게 탐나는 대목이다. 그는 “하반기 들어 퍼트가 아쉽게 빠지는 것들이 많은데, 퍼트 성공률을 높이면 남은 시즌에 충분히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인터뷰를 마친 장유빈은 대회장을 찾은 할머니의 손을 꼭 잡고 믹스트존을 떠났다. 장유빈의 조부모는 모두 운동선수였다. 할아버지 장영일(84) 씨는 테니스, 할머니 차화자(81) 씨는 소프트테니스 국가대표 출신이다. 조부모의 운동 DNA가 고스란히 손자 장유빈에게 갔다. 조부모는 장유빈을 골프의 길로 이끈 장본인이다. 장유빈이 “할아버지, 할머니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다”고 말하는 이유다.
장유빈(사진=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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