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 리그, 이번 주말 기점으로 차례로 개막
터줏대감 손흥민·황희찬·김민재부터 새 얼굴 엄지성까지
각자 목표 지닌 코리안리거 활약상 관심
| 손흥민(토트넘). 사진=AFPBB 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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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세계 축구 판도를 쥐고 있는 유럽 축구가 더 흥미로울 이야기와 함께 돌아온다. 지난 시즌의 흐름을 이어가려는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 황희찬(28·울버햄프턴 원더러스)부터 부활을 꿈꾸는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 더 높은 곳을 보는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 배준호(21·스토크 시티)까지 늘어난 코리안리거의 숫자만큼 기대도 크다.
◇‘기세 잇자’ 손흥민·황희찬
| 손흥민(토트넘). 사진=AFPBB 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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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손흥민은 더욱더 무거워진 책임감에도 맹활약했다. 주포 해리 케인(뮌헨)이 떠난 상황에 주장 임무까지 맡았다. 직전 시즌 스포츠 탈장, 안와골절 등 부상 속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0골에 그쳤던 그는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최전방과 측면을 오가며 리그 17골-10도움을 기록했다. 27개의 공격 포인트는 리그에서 다섯 손가락에 드는 수치였다.
또 손흥민이 리그 10골-10도움 이상 올린 건 2019~20시즌(11골-10도움), 2020~21시즌(17골-10도움)에 이어 개인 통산 3번째다. 손흥민은 10골-10도움 이상 기록한 역대 6번째 선수로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의 기록을 썼다.
올 시즌 손흥민은 EPL 10번째 시즌을 맞는다.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상황에서 이번 시즌 활약은 앞으로 잉글랜드 무대에서 손흥민의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다. EPL 첫 시즌을 제외하고 꾸준히 두 자릿수 득점을 해왔던 손흥민은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도 도전한다.
| 황희찬(울버햄프턴). 사진=AFPBB 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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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은 지난 시즌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EPL에서 12골을 넣으며 팀 내 최고 해결사로 우뚝 섰다. EPL 입성 3시즌 만이자 유럽 5대 리그 통틀어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맛봤다.
황희찬 앞에 놓인 과제는 꾸준함이다. 지난 시즌 활약이 반짝이 아니라는 걸 증명해야 한다. 최근 황희찬을 중용하는 게리 오닐 감독이 3년 연장 계약을 체결한 만큼 올 시즌도 많은 기회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황희찬의 발목을 자주 잡았던 부상을 조심하면서 기복 없는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
◇‘부활’ 꿈꾸는 괴물 김민재
| 김민재(뮌헨). 사진=AFPBB 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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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김민재는 반등을 노린다. 지난 시즌 큰 기대와 함께 뮌헨에 입성한 김민재는 초반부터 많은 경기에 나서며 주전 경쟁에서 승리한 듯했다. 하지만 반환점을 돈 이후 벽에 균열이 생겼다. 김민재 특유의 적극적인 수비 스타일이 토마스 투헬 감독의 스타일과 맞지 않았다. 여기에 들쭉날쭉한 경기 출전으로 경기력마저 떨어졌고 실수가 반복되며 경쟁에서 밀렸다.
김민재 역시 지난 5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곳에선 내가 장점이라고 여긴 게 항상 필요한 건 아니었다”라며 시즌 중 겪었던 어려움을 밝혔다.
유럽 무대 진출 후 처음 쓴맛을 본 김민재는 절치부심하며 새 시즌을 준비 중이다. 다행히 전망은 밝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뱅상 콩파니 감독은 김민재의 특성인 ‘적극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민재는 “적극적으로 하라는 이야기와 일대일 수비를 많이 한다. 스타일은 잘 맞는 거 같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 토트넘 홋스퍼와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를 치르는 바이에른 뮌헨 김민재와 뱅상 콩파니 감독이 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훈련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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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콩파니 감독은 현역 시절 세계적인 중앙 수비수 출신이다. 김민재도 “함께 한 시간이 길진 않으나 워낙 유명했기에 말씀해 주시는 걸 귀담아듣고 그걸 토대로 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항간에 불거졌던 이적설에 대해서도 고개를 저으며 “이곳에 정착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는 생각뿐”이라고 일축했다.
여기에 경쟁자 마테이스 더리흐트(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떠나며 주전 경쟁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자신과 맞는 스타일의 지도자와 경쟁자의 이적, 김민재에게는 부활을 위한 최적의 환경이 조성됐다.
◇‘더 높은 곳으로’ 이강인·배준호·김지수
| 이강인(PSG). 사진=AFPBB 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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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생제르맹(PSG)에 연착륙한 이강인은 에이스로의 도약을 꿈꾼다. 지난 시즌 이강인은 공식전 36경기에서 5골 5도움을 기록했다. 첫 시즌 무난한 활약을 펼쳤으나 이젠 존재감을 더 드러내야 한다.
PSG는 간판선수였던 킬리안 음바페(26·레알 마드리드)가 떠났다. 스타 선수가 떠난 만큼 그 자리를 노리려는 경쟁도 치열하다. 이강인 역시 주전 경쟁을 넘어 에이스가 될 자질을 보여줄 기회다. 최근 프리 시즌에서 좋은 활약과 평가를 받은 흐름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
‘스토크의 왕’ 배준호는 올 시즌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고자 한다. 배준호는 지난해 여름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스토크 유니폼을 입으며 유럽 무대에 도전했다. 그는 곧장 주전 자리를 꿰차더니 공식전 40경기 2골 6도움을 기록했다. 구단 자체 ‘올해의 선수’로도 선정된 배준호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 배준호(스토크). 사진=AFPBB 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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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배준호는 여러 팀의 레이더망에 올라와 있다. 최근엔 EPL의 풀럼이 배준호를 지켜본다는 현지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두 자릿수 득점을 외친 배준호의 목표가 이뤄지면 더 큰 무대로 가는 길도 빨라질 전망이다.
차세대 중앙 수비수 김지수(20·브렌트퍼드)도 1군 데뷔를 노린다. 지난해 여름 브렌드퍼드에 입성한 김지수는 주로 B팀에서 경쟁하며 기량을 쌓았다. 이번 프리 시즌에서 중용된 김지수는 올 시즌 1군 정식 데뷔를 노린다.
◇‘K리거→신입 유럽파’ 엄지성·양민혁
| 엄지성(스완지). 사진=스완지 시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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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성(22·스완지 시티)과 양민혁(18·강원FC)은 K리그에서 바로 유럽으로 향했다. 광주FC에서 꾸준히 활약했던 엄지성은 올여름 챔피언십 소속 스완지 유니폼을 입었다. 구단에서 에이스의 상징인 등번호 ‘10번’을 배정할 정도로 기대가 크다.
엄지성은 곧장 기량을 보여줬다. 데뷔전부터 선발로 출격했고 최근 카라바오컵 1라운드에서는 도움을 기록하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2경기 만에 공격 포인트를 쌓은 만큼 부담을 덜고 활약하게 됐다.
|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 토트넘과 팀 K리그의 경기에 앞서 토트넘 손흥민과 팀 K리그 양민혁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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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생 신성 양민혁의 도전은 2025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는 강원에서 올 시즌을 마친 뒤 내년 1월 토트넘에 합류한다. 그럼에도 10대의 나이에 K리그를 절반만 소화하고 유럽 5대 리그 팀의 부름을 받았다는 건 전무후무하다.
양민혁은 올 시즌 K리그1 26경기에서 8골 5도움을 기록 중이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양민혁을 향해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준비돼야 한다”라고 쉽지 않을 도전을 예고했다. 양민혁은 영어 공부 등을 통해 유럽 생활 준비에 돌입했다. 양민혁이 K리그에 일으킨 바람이 잉글랜드에도 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