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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는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개막시리즈 출전을 위해 함께 지난 15일 방한했다. 지난 시즌까지 LA에인절스에서 활약한 오타니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뒤 지난해 12월 10년 총액 7억달러(약 9312억원)라는 천문학적인 조건의 계약을 맺고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다저스에서 첫 공식 경기 데뷔전을 바로 한국에서 치른다.
◇‘매너남’ 오타니 “한국은 가장 사랑하는 나라 중 하나”
오타니는 한국에 오기 전부터 팬들에게 큰 선물을 했다. 지난 13일 자신의 SNS 계정에 태극기 이모티콘과 손하트 사진을 올린 것. 이어 한국행 구단 전세기를 타기 전에는 관계자들과 찍은 사진을 게재하면서 또다시 태극기와 함께 ‘기다려지다’라는 한글 문구를 함께 적었다.
오타니가 한국에 온 뒤에도 남다른 매너로 주목받았다. 인천공항 입국 때부터 가는 곳마다 팬과 취재진이 그를 따라다니고 있다. 오타니를 취재하기 위해 한국에 온 일본 취재진만도 100여 명에 이른다. 선수단이 묵는 호텔에도 많은 이들이 오타니를 보기 위해 장사진을 칠 정도다. SNS 상에는 오타니를 잠깐이라도 목격한 뒤 좋아하는 팬들의 영상이 심심치 않게 올리온다.
어수선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에도 오타니는 싫은 기색을 내지 않는다. 얼굴에 항상 옅은 미소가 떠날 줄 모른다. 바쁜 공식 스케줄 속에서도 오타니는 늘 바르고 매너있는 모습이다. 17일 열린 키움히어로즈와 시범경기에 나선 오타니는 팬들에게 끊임없이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지난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오타니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12년 ‘까까머리’ 고교생 시절 한국을 방문한 뒤 12년 만에 가장 유명하고, 가장 비싼 슈퍼스타로 성장해 다시 한국에 온 오타니는 “한국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나라 중 하나”라면서 “야구를 통해 한국에 돌아와서 무척 특별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울러 “한국과 일본은 항상 스포츠에서 라이벌 관계였다. 한국과 경기를 보면서 한국 선수, 한국 팀을 항상 존경해왔다”며 “이렇게 환영받는다는 게 더욱 기분 좋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오타니가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한국을 존중하고 팬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그대로 묻어난다.
◇‘순정남’ 오타니...아내 공개로 드러난 사랑꾼 면모
이번 한국 일정에선 ‘사랑꾼’ 오타니의 모습도 처음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오타니는 지난달 29일 깜짝 결혼 발표를 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아내는 평범한 일본인”이라며 구체적인 신상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런데 이번 한국 방한을 앞두고 처음으로 아내를 공개했다. 그의 아내는 일본여자프로농구 선수 출신인 다나카 마미코다. 오타니의 결혼 발표가 나오자 일본·미국 언론에선 다나카를 ‘오타니 아내’로 지목한 바 있다. 오타니가 사진을 공개하면서 추측은 사실로 밝혀졌다.
다나카는 농구선수답게 180cm 장신이다. 일본 농구리그 후지쯔 레드웨이브에서 뛰었고 2023년 은퇴했다. 오타니는 예전부터 이상형을 ‘키가 큰 여성’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회인 야구선수였던 아버지와 배구선수 출신인 어머니는 아들이 연예인 대신 운동 경험이 있는 여성과 만나기를 원했다. 그런면에서 다나카는 오타니와 부모님이 모두 좋아하는 ‘100점짜리 아내’다.
오타니는 기자회견에서 “아내와(미국 외에) 같이 해외에 나온 건 결혼한 뒤 처음이다”며 “우리 둘에게 정말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오타니가 한국에서 아내와 함께 있는 모습이 포착된 것은 인천공항 입국장이 유일하다. 그때도 오타니가 앞에서 먼저 걸어가고 아내는 몇 발 뒤에 떨어져 따라가는 모습이었다.
최근 다저스 구단 공식 카메라맨이 공개한 사진은 다르다. 사진 속 오타니는 호텔에서 열린 파티에서 아내와 꼭 붙어있다. 아내를 지긋하게 바라보며 미소짓는 모습에 팬들의 마음도 함께 녹아내리고 있다.
◇야구는 ‘짐승남’...잠시도 훈련 멈추지 않는 노력파
야구에 관한한 오타니는 ‘짐승남’이다. 오타니는 잘 알려진 대로 엄청난 노력파다. 193cm 102kg에 이르는 엄청난 피지컬을 만들기 위해 고교시절 하루에 밥을 13공기씩 먹으며 노력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고척스카이돔에 등장한 다저스 선수들을 보면 오타니의 모습이 단연 눈에 띈다. 그의 넓은 어깨와 큼지막한 가슴 근육은 유니폼으로도 가려지지 않는다. 마치 슈퍼히어로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이 연상될 정도로 차원이 다른 체격을 자랑한다.
투수와 타자로 모두 엄청난 성공을 거둔 오타니는 지난해 팔꿈치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올해는 투수로 활약하지 않고 타자로만 나설 예정이다. 지명타자로 나서기 때문에 수비 연습을 따로 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오타니는 팀 훈련에서 가장 바쁜 선수다. 타격 훈련을 마치면 곧바로 1루 베이스로 이동한다. 주루 훈련을 하기 위해서다. 보통 오타니와 같은 거포들은 주루 연습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니지만 뛰는 연습을 빼먹는 법이 없다. 더그아웃에 있을 때에는 늘 손에 공을 들고 있다. 공에 대한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그가 얼마나 야구에 진심인지 사소한 부분에서도 잘 알 수 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오타니는 우승을 위해 다저스에 왔다. 그게 그의 유일한 목표일 것”이라며 “그가 마이클 조던처럼 다저스에서 훌륭한 유산을 남기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타니는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히어로즈와 시범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두 차례 타석에 들어섰지만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오타니는 1회초 첫 타석에서 키움 선발 아리엘 후라도의 148km짜리 싱커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이어 2회초 1사 1, 3루에서도 볼 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147㎞ 빠른공에 헬멧이 벗겨질 정도로 크게 배트를 돌렸지만 역시 삼진에 그쳤다.
삼진을 당하고 들어오는 오타니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그래도 고척스카이돔을 찾은 야구팬들은 오타니의 행동 하나하나에 환호하고 박수를 보냈다. 경기 전 “오타니는 두 타석을 소화할 것”이라고 예고한 로버츠 감독의 말대로 오타니는 단 두 차례만 타석에 나선 뒤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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