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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대회 시작을 알린 강원 2024는 지난 1일 오후 8시 강릉 하키센터 보조경기장 앞 광장에서 열린 폐회식과 함께 대회를 마무리했다.
◇정부가 앞장서 대회 내내 차질없이 진행
아시아 대륙에서 처음 열린 동계청소년올림픽인 강원 2024는 여러 면에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엇보다 대회 기간 내내 큰 사고 없이 행사가 진행됐다는 점이 가장 반갑다. 강원 2024는 정부가 앞장서 대회를 이끌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과 전병극·장미란 차관 등이 수시로 대회 현장을 방문해 대회 준비와 운영 상황을 철저하게 점검했다. 지난해 국민에게 상처를 남기고 국가이미지에 손상을 입혔던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사태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뚜렷했다.
6년 전 평창동계올림픽을 멋지게 치러낸 강원특별자치도는 다시 한번 아시아 동계스포츠의 중심지임을 증명했다. 식사·수송·안전·혹한 대책 등 운영면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대회 초반 폭설에도 신속한 대처로 대회 차질을 최소화한 것은 강원특별자치도의 저력을 잘 보여준 일례다. 청소년올림픽 대회 취지에 맞게 문화행사도 다양하게 마련해 대회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 것도 긍정적이었다.
특히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빛나는 활약을 펼쳤던 자원봉사자들은 이번에도 헌신적인 노력으로 대회를 더 빛나게 만들었다. 각 나라 선수단의 SNS에는 자원봉사자들의 친절함에 감사의 뜻을 전하는 메시지가 잇따라 올라왔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도 자원봉사자들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여러분의 끝없는 에너지와 열정, 미소와 친절함은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며 “선수들과 올림픽 가족은 이 모든 것을 함께 느꼈고 강원도에 머무는 동안 우리를 특별하게 해준 자원봉사자들에게 사의를 표한다”고 특별한 인사를 전했다.
6년 전 성공리에 끝난 평창 동계올림픽 유산이 되살아났다는 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대부분 올림픽 경기가 실제로 벌어진 경기장을 그대로 활용한 덕분에 대회 예산을 크게 아꼈다. 아울러 각 나라 어린 선수들은 향후 성인이 돼 느끼게 될 올림픽 분위기를 미리 경험할 수 있었다.
김철민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평창 동계올림픽의 유산을 기반으로 경기 시설을 단 한 곳도 짓지 않고 기존 시설을 100% 재활용했다”며 “평창올림픽 예산(2조7890억원)의 3.5%에 불과한 967억원으로 대회를 치렀다”고 밝혔다.
◇관람객만 50만명, 하루 평균 1만 2천명 경기장 찾아
흥행 역시 성공적이었다. 조직위가 발표한 이번 대회에서 경기장을 찾은 총관중은 27만명에 이르렀다. 문화 행사 관람객은 23만명이었다. 모두 합쳐 50만명이며 목표로 삼은 25만명을 훌쩍 넘었다.
특히 27일부터 나흘간 열린 피겨 스케이트 경기에는 하루 평균 1만2000명이 경기장을 방문했다. SNS 등 소셜 플랫폼에서 거론된 강원 2024 횟수는 2억5000만건에 달했다. 이는 청소년 올림픽으로는 유례없는 수치다.
스포츠적인 측면에선 우리나라의 어린 유망주들이 돈주고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을 쌓았다는 점이 큰 수확이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7개, 은메달 6개, 동메달 4개를 거둬들였다. 한국은 세계 최강인 쇼트트랙(남자 1500m 주재희)을 비롯해 피겨스케이팅(남자 싱글·팀 이벤트 김현겸), 스노보드(남자 슬로프스타일·하프파이프 이채운), 썰매(봅슬레이 남자 모노봅 소재환), 스키(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듀얼 이윤승) 등 다양한 종목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한국 동계스포츠가 건강해지고 기틀이 탄탄해졌다는 증거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강원2024에 참가한 청소년들은 다양한 국가와 인종의 청소년들과 함께 교류하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을 것”이라며 “그동안 대회의 성공을 위해 헌신해 준 모든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대회 후 해결해야 할 숙제는 남아있다. 올림픽 경기장으로 쓰였던 많은 유산은 관리 문제와 사업성 문제로 대회 직전까지 원래 목적을 상실한 채 방치됐다. 강릉 아이스아레나는 체육관과 수영장으로,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은 영화 세트장, 박람회 장소로 쓰였다. 향후 특별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올림픽 유산은 원래대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장미란 문체부 제2차관은 “올림픽 유산을 어떻게 활용하고 이어갈 것인가 하는 문제는 큰 숙제”라며 “강원 2024를 계기로 많은 사람이 올림픽 유산을 찾고 활용할 수 있도록 좀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