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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악귀’는 악귀에 씐 여자와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 장르물의 대기 김은희 작가의 작품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특히 기대가 높았던 이유는 김은희 작가와 배우 김태리의 만남이라는 것 때문. 영화 ‘아가씨’, ‘1987’부터 tvN ‘미스터 션샤인’, ‘스물다섯 스물하나’까지. 맡은 작품마다 새로운 얼굴과 에너지 넘치는 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높인 김태리 작가가 김은희 표 오컬트물을 어떻게 그려낼지 기대가 쏠렸다.
그리고 공개된 ‘악귀’. 김태리는 김태리였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생활전선에 뛰어든 악바리 구산영의 모습부터 ‘악귀’를 만나는 과정까지, 입체적인 구산영 캐릭터를 촘촘하게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구산영은 아버지 구강모(진선규 분)이 남긴 유품을 만진 후 ‘악귀’에 씌인 인물. 이때부터 김태리의 1인 2역도 시작됐다. ‘악귀’의 정체를 파헤치고 그 ‘악귀’를 좇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구산영, 한을 품고 의문의 사망사건을 만드는 섬뜩한 ‘악귀’의 모습을 극과 극으로 표현을 했다. 굳이 대사를 하지 않아도, 김태리의 눈빛만 봐도 구산영인지, 악귀인지 파악될 정도. 김태리의 연기로 완성된 전달력이 극의 몰입도로 이어졌다.
특히 ‘악귀’를 만난 후 기괴한 행동들을 하는 구산영의 모습이 거듭될수록 김태리의 연기가 폭발했다. 빗속에서 절규를 하는 연기부터 2L 물을 허겁지겁 삼키는 모습, 악에 받쳐 악귀에 대치하는 모습까지. 온 감정을 쓰며 구산영을 완성해준 덕분에 ‘악귀’가 웰메이드 드라마로 완성됐다.
이처럼 구산영 캐릭터는 ‘악귀’의 중심이 되는 캐릭터이고 이 캐릭터의 몰입에 따라 극의 흥행까지 결정될 수 있다. 김태리는 이 역할을 훌륭히 해내며 다시 한번 스펙트럼을 넓혔다.
쉽게 할 수 없는, 쉽게 해도 안되는 연기를 탄탄한 내공과 폭발적인 에너지, 그리고 섬세한 감정선으로 그려낸 김태리. SBS ‘연기대상’의 강력한 대상 후보로 꼽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