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D-1년, K여자골프 티켓 4장 확보 '비상'

주영로 기자I 2023.07.28 00:00:00

한국, 세계랭킹 500위 이내 143명..30위 이내 6명
올림픽 최대 쿼터 15위 이내는 고진영, 김효주 2명 뿐
2019년 12월 30위 이내 13명→현재 6명으로 감소
해외 진출 대신 국내 활동 선호로 순위 경쟁서 밀려
국내 투어 커지고, 미일 Q스쿨 제도 변경에 위축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했던 김세영(왼쪽)과 고진영이 함께 페어웨이를 걷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2024년 파리 올림픽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세계 최강을 지켜온 한국 여자골프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이어 다시 한번 ‘금빛 샷’을 기대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4장의 올림픽 티켓을 모두 가져올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파리올림픽 출전권 4장 확보 ‘비상’

한국이 여자골프의 세계 최강이라는 지위에는 변함이 없다. 27일 기준 세계랭킹 기준 100위 이내에 30명, 500위 이내 143명이 이름을 올려 국가별 최다 규모다.

그러나 상위권으로 올라갈수록 한국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아지고 있다. 세계랭킹 50위 이내엔 14명이고, 30위권 안에는 6명, 20위와 10위 이내엔 각각 2명뿐이다.

2019년과 비교하면 상위권 변화가 눈에 띈다. 2019년 12월 둘째 주 발표 기준 100위 이내는 39명으로 현재보다 9명 많았으나 30위 이내 13명, 20위 이내 8명, 10위 이내 4명으로 현재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 특히 2019년 20위 이내에 8명이나 포진해 있었지만 현재는 단 2명에 불과할 정도로 크게 줄었다.

세계랭킹 경쟁에서 현재와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출전선수 감소로 4장의 출전권을 모두 가져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 올림픽 출전 자격은 세계랭킹을 기반으로 하는 올림픽 랭킹에 따라 주어진다. 상위 60명까지 국가별 2명, 15위 이내까지는 국가별 최대 4명이 나갈 수 있다. 최종 엔트리는 2024년 6월 24일자 기준으로 정해진다.

한국은 116년 만에 여자 골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부활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부터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4명씩 출전했다. 리우 대회 당시엔 박인비, 김세영, 양희영, 전인지가 태극마크를 달았고, 도쿄 올림픽에는 박인비와 고진영, 김세영, 김효주가 참가했다. 두 번의 올림픽에서 박인비가 금메달을 딴 게 유일한 메달이다.

27일 기준 세계랭킹을 적용하면 한국은 파리 올림픽에 고진영과 김효주 단 2명만 나간다. 다음 순위는 22위 전인지, 24위 신지애, 26위 박민지 순이다. 15위 이내엔 미국 3명(넬리 코다, 릴리아 부, 앨리슨 코푸즈)으로 가장 많고 다음 중국(인뤄닝, 린시위)과 잉글랜드(조지아 홀, 찰리 헐) 각 2명씩 그리고 뉴질랜드(리디아 고), 호주(이민지), 태국(아타야 티띠꾼), 아일랜드(리오나 매과이어), 캐나다(브룩 헨더슨), 프랑스(셀린 부티에) 각 1명씩 포함됐다.

최종 엔트리가 정해지는 내년 6월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지만, 지금부터 순위를 끌어 올리지 못하면 내년 상반기 부담스러운 경쟁을 해야 하는 만큼 4장의 올림픽 출전권을 장담하기 어려워진다.

파리올림픽 골프 경기는 2024년 8월 1일부터 4일까지 파리 인근 르골프 나쇼날의 알바트로스 코스에서 남자부 경기가 먼저 열리고 이어 같은 장소에서 8월 7일부터 10일까지 여자부 경기가 열린다. 경기 방식은 4라운드 72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치러진다.

◇세계랭킹에서 밀리는 K골프..최강 타이틀 ‘위기’

세계랭킹 상위권에서 한국선수가 감소한 가장 큰 이유는 20대 초중반 선수들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의 활동을 선호하는 현상 때문이다.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후반까지는 국내 투어에서 2~5년 정도 활동한 뒤 LPGA 투어나 JLPGA 투어로 활동 폭을 넓히는 선수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해외 무대로 나가는 선수가 많지 않다.

27일 기준 KLPGA 투어 상금랭킹 1위 박지영과 2위 박민지는 모두 5년 이상 국내 투어에서만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원인이 있겠으나 국내 투어 규모가 커졌고, 미국은 퀄리파잉 스쿨 시스템 변경, 일본은 프로테스트 통과자만 퀄리파잉 스쿨 참가 등으로 조건을 변경한 것도 한국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위축시켰다. 또한, 코로나19 확산으로 이 기간 해외 투어에 나가지 못한 것도 원인 중 하나다.

국내에서만 활동하면 세계랭킹 경쟁에선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세계랭킹은 대회별 획득한 포인트를 최근 2년간 출전한 대회 수로 나눈 평점으로 순위를 정한다. 대회별 포인트는 참가한 선수의 세계랭킹에 따라 주어지는 개별 포인트의 합계를 출전선수 수로 나눠 순위별로 분배한다.

상위권 선수가 많은 LPGA 투어의 일반 대회 기준 우승자가 받는 세계랭킹 포인트는 30~60점, 5개 메이저 대회는 각 100점씩이다. 반면 KLPGA 투어는 일반 대회와 메이저 대회 구분 없이 18~20점 안팎이다. 일반 대회 기준 KLPGA 투어에서 2~3승이 LPGA 투어 1승과 비슷하다는 얘기다.

KL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선수 기준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선수는 26위에 올라 있는 박민지다. 최근 2년 동안 8승을 올렸으나 현재 획득 포인트는 총점 163.08점으로 US여자오픈에서 LPGA 투어 첫 승을 거둔 앨리슨 코푸즈(6위·221.11점)에 50점 이상 뒤져 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한 박인비가 1번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