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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뛰는 ‘자매 골퍼’ 고지우(21), 고지원(19)에 삼천리는 든든한 메인 후원사다. 언니인 고지우는 올 시즌을 앞두고 삼천리와 메인 후원사 계약을 맺었다. 이만득 삼천리 명예회장은 삼천리 선수단과 라운드를 하는 자리에서 고지우에게 세 홀 연속 버디를 잡으면 여동생도 후원하겠다고 말했고, 고지우는 실제로 세 홀 연속 버디를 해냈다. 이후 KLPGA 투어 데뷔 시즌에 삼천리 모자를 쓰게 된 선수가 고지원이다.
2주 전 고지우가 맥콜·모나 용평오픈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이번에는 동생 고지원이 첫 우승을 겨냥한다. 고지원은 13일 제주시 더시에나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에버콜라겐·더시에나 퀸즈크라운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쓸어담아 8언더파 64타를 기록하고 단독 선두에 올랐다.
고지원은 지난해 4월 점프투어(3부)와 드림투어(2부)를 거쳐 1년 만에 정규투어에 입성한 신예다. 지난해 시드 순위전 20위를 기록해 올해 풀 시드를 획득했다. 삼천리 골프단 관계자는 “고지원은 작은 체구에도 파워풀한 스윙을 가졌고, 용감하고 배짱 있는 성격이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고지원은 1라운드에서 거의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펼쳤다. 18개 그린을 단 한 번만 놓치는 날카로운 샷을 선보였고, 그러면서도 퍼트 수는 단 26개에 불과했다.
3번홀(파4)과 4번홀(파5)에서 6m 이상의 버디를 잡아낸 것이 시작이었다. 6번홀(파5)에서는 10.8m 버디를 낚았고 9번홀(파3)에서도 6.7m 버디를 더했다.
그의 퍼트감은 후반에도 식지 않았다. 고지원은 12번홀(파3) 6m 버디를 잡아내는 등 8개 버디 중 5개가 6m 이상 버디 퍼트일 정도로 뜨거운 퍼트 실력을 과시했다.
고지원은 1라운드 후 “퍼팅이 잘돼서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었다. 평소에 샷은 괜찮았지만 퍼트가 떨어지지 않아 경기가 마음같이 풀리지 않았다. 어제 땡볕에서 퍼트 연습을 오래 했는데 그 보람이 있었다. 코치님이 퍼트할 때 찍어 친다고 지적하셔서 들어 치는 느낌으로 손목을 더 유연하게 쓰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제주도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착시 현상인 ‘한라산 브레이크’에 유의해야 했다. 제주 출신인 고지원은 야디지북에 한라산 위치를 표시해 놓고 착시 거리를 계산해 퍼트한다. 고지원은 “한라산이 정면에 있으면 퍼트 라인이 내리막으로 보여도 실제로는 오르막 라인이라는 점을 신경써야 한다. 한라산이 오른쪽에 있으면 오른쪽 라인을 더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지원이 최종 4라운드까지 선두를 유지해 우승을 차지하게 되면 KLPGA 투어 최초로 ‘자매 우승’이라는 진기록을 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는 안니카·샬로타 소렌스탐(스웨덴), 모리야·에리야 쭈타누깐(태국), 제시카·넬리 코다(미국)가 자매 우승을 기록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자매 우승이 나오지 않고 있다.
고지원은 “2주 전 언니의 우승에 자극을 많이 받았다. 우승하고 싶다는 열망이 컸지만 언니가 우승하니까 저도 빨리 우승하고 싶다는 열정에 불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극제는 황유민, 김민별, 방신실 등 ‘신인 3인방’이다. 이들은 올 시즌 신인상 랭킹 1~3위를 다투며 KLPGA 투어 흥행을 이끌고 있다. 지난 5월 E1 채리티 오픈에서 방신실, 지난주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에서 황유민이 먼저 우승을 차지했다. 고지원은 이들과 데뷔 동기이지만 현재 신인상 순위 8위에 그쳐 주목도에서는 조금 멀어져 있던 게 사실이다.
고지원은 “(김)민별이, (방)신실이는 어릴 때부터 잘하던 친구들이다.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 하지만 친구들을 보면 언니의 우승만큼이나 자극받았다”라며 “최근에는 ‘나도 신인왕 후보에 함께 오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반기에는 ‘신인 빅4’가 되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마다솜(24), 정슬기(28), 유서연(20), 한지원(22), 정시우(22)가 4언더파 68타로 뒤를 이었고, 송가은(23), 정윤지(23) 등이 3언더파 69타를 기록했다. 고지원의 언니 고지우는 3오버파 75타로 부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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