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 타이틀’이 걸린 최고 권위의 한국여자골프 메이저 대회 DB그룹 제37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2억원)에서 사상 처음으로 세 명의 연장전이 치러졌다. 막판을 향해갈수록 치열했던 우승 경쟁은 연장 두번째 홀에서 승부가 갈렸다. 피말리는 승부의 마지막을 장식한 이는 바로 홍지원(23)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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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메이저 대회인 난코스에서 펼쳐진 한화 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뒀던 홍지원은 두 번째 우승 역시 메이저 대회에서 차지하며 ‘메이저 체질’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 대회 전까지 올해 상금 약 9200만원을 모으는 데 그쳤던 홍지원은 이번 우승으로 약 세 배에 달하는 상금(3억원)을 받으며 상금 랭킹 36위에서 5위 안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통산 상금 9억6966만5311원 중 메이저 대회 우승 상금만 5억5200만원에 달할 정도. 홍지원은 “어려운 홀에서 1~2타 정도 잃으면 반대로 버디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한다”면서 “최대한 자신있게 플레이하려고 노력하는데 그게 어려운 코스에서 성적이 잘 나오는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홍지원은 이날 동반 플레이한 김민별, 마다솜과 비교해서 30m 정도는 거리가 덜 나갔다. 올해 KLPGA 투어 드라이버 비거리 115위(224.01야드)에 그친다. 그러나 페어웨이 안착률만큼은 1위(88%)다.
그는 “장타가 무기인 선수들이 많은 가운데, 저는 그만큼 거리가 나가지는 않지만 다른 부분을 무기로 생각하고 더 자신 있게 플레이하려 한다. 뒤에서도 더 잘 붙일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한다”고 말했다.
연장전에서도 홍지원의 롱 아이언은 빛을 발했다. 연장 두 번째 홀(18번홀·파4)에서 홍지원의 티 샷이 페어웨이 왼쪽으로 살짝 감겨 러프에 빠졌는데, 오히려 홍지원이 좋아하는 거리인 147m가 남았다. 그는 평소 자신 있는 6번 아이언을 거침없이 빼들었고 컨트롤 샷을 구사했다. 공은 핀 방향으로 날아가 1m 거리에 붙었다. 홍지원보다 훨씬 짧은 거리를 남긴 김민별은 9번 아이언을 잡고도 두 번째 샷이 홀을 훌쩍 넘어갔다. 결국 홍지원이 1m 버디 퍼트를 넣고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전반 홀만 해도 홍지원의 우승을 쉽게 예상할 수는 없었다. 선두 마다솜과 3타 차 단독 3위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홍지원은 2번홀(파4) 더블보기와 3번홀(파3) 보기를 범하는 등 전반 9번홀까지 2타를 잃고 주춤한 상태였다. 홍지원조차도 “그때까지만 해도 우승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홍지원은 10번홀부터 12번홀까지 3연속 버디를 잡으며 순위를 차츰 끌어올렸다. 15번홀(파4)에서는 버디를 추가해 마다솜을 1타 차로 추격했다.
16번홀부터는 드라마가 펼쳐졌다. 마다솜의 두 번째 샷이 페어웨이 왼쪽으로 벗어나 크게 분실구 처리가 된 걸 본 홍지원은 ‘이때 우승을 할 수도 있겠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한다. 이 때문인지 세 번째 샷이 그린에 올라가지 못해 보기를 범했고, 오히려 마다솜이 5.3m의 쉽지 않은 파 퍼트를 집어넣어 홍지원은 2타 차로 멀어졌다.
그러나 17번홀(파3)에서 사달이 났다. 그린 오른쪽 벙커에 빠진 마다솜의 두 번째 샷이 그린을 훌쩍 넘어 반대편 러프에 빠졌고, 러프에서 친 어프로치 샷은 핀에서 9m까지 멀어졌다. 결국 마다솜이 이 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했고, 홍지원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는 김민별이 5.3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극적으로 연장전에 합류했다.
연장 두 번째 홀에서 우승을 확정한 홍지원은 한국여자오픈 우승의 의미를 전했다. 그는 “저는 국가대표나 상비군도 해 본 적이 없다.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은 선수가 아니다. 그런 저 같은 선수가 내셔널 타이틀이 걸리고 최고 권위를 가진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민별과 마다솜이 공동 2위를 기록했고, 박민지(25)와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나서는 김민솔(17)이 공동 4위(9언더파 279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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