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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야유 다 됩니다” 갤러리 고성방가 견뎌낼 강심장은?

주미희 기자I 2023.02.07 00:00:00

10일 개막 PGA 투어 WM 피닉스 오픈
매킬로이·셰플러·람 등 세계 10위 내 8명 출전
김주형은 피닉스 오픈 대회장서 벌써 연습 라운드
‘골프 해방구’에서 한국 선수 우승 도전

왼쪽부터 로리 매킬로이, 스코티 셰플러, 존 람(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16번 홀 그린이 맥주로 뒤덮입니다. 모든 관중이 대흥분 상태예요. 이 광경은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을 거예요!”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WM 피닉스 오픈 3라운드 16번 홀에서 샘 라이더(미국)가 홀인원을 기록하자 일어난 일이다. 16번 홀에 모인 2만 관중이 일제히 맥주캔과 음료수병을 코스에 던지며 열광하는 진풍경이 벌어지자 현지 중계 해설진이 이같이 설명했다. 대회 진행요원들이 그린에 흩뿌려진 수많은 음료 캔과 맥주병을 치우느라 15분가량 경기가 중단됐을 정도다.

피닉스 오픈은 전 세계에서 가장 시끄러운 골프 대회로 불린다. 정숙함과 예의가 기본인 골프장에서 유일하게 가무와 고성방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애칭은 ‘골프 해방구’다. 덕분에 매년 50만 명 이상의 갤러리를 동원하며 최고 흥행을 자랑한다.

샘 라이더가 지난해 WM 피닉스 오픈 3라운드 16번홀에서 홀인원을 한 뒤 클럽을 내던지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사진=AFPBBNews)
◇ 세계에서 가장 떠들썩한 16번 홀

특히 16번 홀(파3)은 2만 명을 수용하는 거대한 스탠드가 자리해 로마 시대 검투장인 ‘콜로세움’을 연상케 한다. 갤러리는 마음껏 떠들고 술을 마시다가 굿샷이 나오면 엄청난 함성으로 갈채를 보낸다. 하지만 선수가 실수라도 하면 가차 없이 야유가 쏟아진다.

올해도 피닉스 오픈에서 이런 광경이 벌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피닉스 오픈은 오는 10일(한국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TPC(파71)에서 펼쳐진다. 세계 랭킹 1~3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스코티 셰플러(미국), 존 람(스페인)이 모두 출전을 확정해 더욱 기대가 커진다. 세계 랭킹 1~3위가 한꺼번에 참가하는 대회는 올해 피닉스 오픈이 처음이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10월 더 CJ컵에서 우승한 뒤 약 4개월 만에 PGA 투어 대회에 나선다. 지난해 11월 DP 월드투어 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서 4위를 기록한 뒤 긴 휴식에 들어간 매킬로이는 일주일 전 새해 첫 대회로 나선 히어로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르며 DP 월드투어 통산 15승째를 거뒀다. 최근 출전한 6개 대회에서 우승 두 번을 포함해 모두 톱4에 오를 정도로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세계 랭킹 2위인 셰플러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타이틀 방어를 노린다. 올해 세 번 PGA 투어 대회에 출전해 두 차례 정상에 오른 람은 다시 한번 시즌 3승에 도전한다.

세계 랭킹 1~3위뿐 아니라 세계 랭킹 10위 이내 선수 8명이 출전을 신청했다. 리브(LIV) 골프로 이적해 PGA 투어 대회 출전이 금지된 캐머런 스미스(호주·4위)와 이번 대회를 쉬기로 한 윌 잴러토리스(미국·8위)만 빠졌다.

김주형(왼쪽에서 세 번째)이 4일 자신의 SNS에 J.J. 와트(왼쪽), 람(왼쪽에서 두 번째), 마이클 펠프스(오른쪽)와 함께 기념 촬영한 사진을 게재했다.(사진=김주형 인스타그램)
◇ 한국 간판 김주형·임성재·김시우·이경훈도 출격

지난주 열린 AT&T 피닉스 오픈을 불참하고 이번 대회를 준비한 김주형(21)과 임성재(25), 김시우(28), 이경훈(32) 등 한국 간판선수들도 출격 준비를 마쳤다. 특히 김주형은 4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에 람을 비롯해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 미국프로풋볼(NFL) 출신 스타 J.J. 와트(미국)와 함께 연습 라운드를 한 사진을 게재하며, 피닉스 오픈을 준비하는 모습을 살짝 공개했다.

임성재도 짧은 휴식기를 갖고 새해 초 나온 작은 실수를 보완하는 데 집중했다. 피닉스 오픈에서 다시 우승 사냥에 나선다. 지난달 소니 오픈에서 PGA 투어 통산 4승을 거둔 김시우도 시즌 2승을 노리고, 이경훈도 상위권 진입에 도전한다.

이같이 화려한 출전 명단이 가능했던 이유는 PGA 투어가 올해부터 이 대회를 ‘특급 대회’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PGA 투어가 시행하는 선수 영향력 지수 보너스를 받으려면 메이저 대회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등 PGA 투어가 지정한 특급 대회 17개 중 16개 대회에 반드시 출전해야 한다. 아울러 특급 대회로 격상된 만큼 피닉스 오픈의 총상금 또한 지난해 870만 달러(약 108억원)에서 2000만 달러(약 249억원)로 2배 이상 급등해 ‘돈잔치’ 대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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