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영입 없는 스토브리그…박민지·박현경, NH·한토신과 ‘동행’

주미희 기자I 2022.12.30 00:00:00

2년 연속 상금왕 박민지, 스토브리그 최고 대우로 NH투자증권 재계약
기존 후원사와 재계약 한 선수 압도적으로 많아
모자 바꿔 쓴 선수는 SBI→대방건설의 이소미 정도
계약 시즌 막상 뚜껑 여니 기업 움직임 소극적
내년에는 선수 풀 더 얕아…위축 분위기 지속될 것

박민지(사진=KLPGA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주미희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간판스타 박민지(24)와 박현경(22)이 기존 후원사와 계약을 마무리하면서 기분 좋게 새해를 맞이한다.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크게 웃은 선수는 박민지다. 박민지는 정확한 금액 등 계약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KLPGA 최고 대우를 받으며 NH투자증권에 잔류했다. 올해 6승(메이저 2승) 포함, 2년 동안 12승을 쓸어 담으며 상금왕 2연패를 달성한 활약을 인정받았다. 2017년 루키 시절부터 NH투자증권 모자를 쓴 박민지는 오는 2024년까지 2년 계약을 연장하면서 8년 동안 ‘원 클럽 우먼’으로 필드를 누빈다.

‘큐티풀’ 박현경도 한국토지신탁과 재계약을 맺었다. 2020년부터 한국토지신탁의 메인 후원을 받은 박현경은 오는 2025년까지 인연을 이어간다. 박현경은 2022시즌 우승은 없었지만 27경기에서 모두 컷 통과하는 등 꾸준한 기량을 뽐냈다. 한국토지신탁과 신의도 깊어 무리 없이 재계약이 성사됐다.

2022시즌 루키로 우승은 없었지만 준우승만 3차례 기록하며 상금 랭킹 3위에 오른 ‘신인왕’ 이예원(19)도 KB금융그룹과 동행을 이어가기로 했다.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데뷔 4년 차에 첫 우승을 차지한 이가영(23) 역시 NH투자증권과 2년 재계약에 합의했다.

지난 10월 제주도에서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한 이소미(23)는 SBI저축은행에서 대방건설로 모자를 바꿔 쓴다. 양측 합의하에 계약금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의 계약이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신데렐라’ 황정미(23)는 페퍼저축은행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시드전 단골손님이었지만 위믹스 챔피언십에서 처음으로 정상에 오른 유효주(25)는 큐캐피탈 파트너스와 재계약을 맺었다. 두 선수 모두 첫 우승을 차지한 덕분에 계약금이 최소 3배 이상 뛴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으로 데뷔해 27개 대회에서 10차례나 ‘톱10’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미국 무대에 연착륙한 최혜진(23)도 롯데와 재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루키 시절부터 최혜진을 후원한 롯데 역시 긍정적인 방향으로 재계약을 검토 중이다.

박현경(사진=KLPGA 제공)
올해 스토브리그는 KLPGA 투어 인기 스타인 박민지와 박현경, 임희정(22) 등 최정상급 선수들이 한꺼번에 시장에 나오면서 과열이 예상됐다. 시즌이 후반으로 진행될수록 이들의 몸값이 역대 최고로 치솟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흘러나왔다. 실제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기업들도 있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경기 침체 장기화로 계약 규모와 협상이 위축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KLPGA 투어 최고 인기를 자랑하는 임희정이 아직 후원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기업들은 기존 소속 선수와의 재계약에만 나설 뿐 신규 영입에는 지갑을 쉽게 열지 않고 있다. 그나마 A 기업 등이 골프단 창단을 준비하면서 인기 스타인 중견급 프로 두 명과 새로운 계약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천리는 고지우(20), 마다솜(23) 등 2년차 선수들을 영입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역대급’ 계약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다수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선수 계약을 담당하는 한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정상급 선수들 몇몇과 계약하는 걸 빼면 신규 선수 영입을 줄이는 분위기”라며 “오히려 선수 육성 차원에서 아마추어 유망주로 눈을 돌려 일찍부터 계약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추세”라고 전했다.

정상급 계약 대상자들이 많았던 올해와 달리 내년에는 재계약을 앞둔 선수가 많지 않아 계약 시장이 더 얼어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골프단 관계자는 “선수 측이 원하는 금액을 뒷받침할 자료가 없다 보니 무한 금액 경쟁 체제로 흘러갔다. 경기도 좋지 않은 데다가 근거 없는 몸값의 위험 수위를 부담하려는 기업이 적어진 것이 사실”이라며 “대형 스타가 나오지 않는 이상 내년에도 같은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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