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호는 올 시즌 내내 3할대 중반 고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6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8(253타수 88안타)을 기록하며 공동 1위에 올랐다. 경쟁자인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33·삼성 라이온즈)는 시즌 초부터 줄곧 독주하다가 이달 들어 페이스가 떨어졌다. 반면 이대호는 6월 타율 0.329 12타점 4득점으로 방망이가 꾸준히 뜨겁다. 최근 10경기로 좁혀봐도 타율 0.333 10타점 3득점에 달한다.
KBO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이대호의 업적을 인정해 역대 두 번째로 공식 은퇴투어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역 마지막 해를 맞은 불혹의 성적표라기엔 믿기 어려울 정도다. KBO리그에서 뛴 17시즌을 통틀어 규정타석을 채우고도 올해보다 더 높은 타율로 마무리 한 건 미국 진출 직전인 2010년과 2011년 두 차례에 불과하다.
이대로라면 이병규 LG 2군 타격 코치가 보유한 최고령 타격왕 타이틀을 가져올 수 있다. 1974년 10월생인 이 코치는 2013시즌 타율 0.348로 선두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령 기록을 만 38세 11개월 10일로 다시 썼다. 이대호가 시즌 끝까지 수위타자 자리를 유지한다면 고(故) 장효조 삼성 2군 감독과 양준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보유한 최다 수상(4회)에도 이름을 올릴 수 있다.
|
20홈런 고지를 선점했던 2012~2014시즌 모두 홈런왕을 차지한 만큼, 올해도 박병호를 향한 낙관적 전망이 나온다. 시즌 초반부터 홈런 순위에서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지켜온 데다, 현재는 2위 김현수(LG)와의 격차도 7개로 벌어진 상태다. 1986년 7월 10일생인 박병호가 시즌 끝까지 이를 유지한다면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이 2005년 만 35세의 나이로 기록한 역대 최고령 홈런왕기록도 새로 쓸 수 있다. 개인 통산 6번째 타이틀로 역대 최다를 차지하며 이승엽(5회)을 한 번 더 넘어서게 된다.
올 시즌을 앞두고 박병호의 이런 활약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최근 2년간 타율이 2할2푼대에 머무르며 홈런도 20개를 간신히 넘기자 노쇠화에 대한 지적이 적지 않았다. 이는 키움이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박병호와의 FA 계약을 망설인 이유이기도 했다.
결국 박병호는 올 시즌을 앞두고 9년 동안 머물렀던 친정팀을 떠나 KT에 새 둥지를 틀었다. 계약금 7억원, 연봉 20억원, 옵션 3억원 등 총액 30억원에 3년 계약을 했다. 박병호는 계약 첫해부터 자신을 향한 ‘에이징 커브’ 우려를 불식시켰다. 시즌 타율은 0.245로 높지 않지만 팀이 필요할 때 장타를 때려주는 해결사로 자리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