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띠꾼은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의 아비아라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9개를 몰아 잡고 보기는 1개로 막아 8언더파 64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먼저 경기를 마친 티띠꾼은 마지막 조에서 경기하는 나나 쾨르스츠 마센(덴마크)의 결과를 지켜보며 연장전에 대비한 가벼운 연습을 하고 있었다. 1타 차 선두였던 마센이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스리 퍼트 보기를 범하자 약 1시간 동안 결과를 기다리던 티띠꾼은 연장전이 펼쳐질 18번홀로 향했다. 정규 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성공한 애매한 거리의 2.5m 파 퍼트가 ‘신의 한 수’였다.
그는 연장 첫 홀부터 공격적이었다. 연장 1차전에서의 두 번째 샷은 그대로 홀로 들어갈 기세의 과감한 샷이었다. 하지만 2.4m 버디 퍼트를 놓친 티띠꾼은 2차 연장전을 노렸다. 마센의 두 번째 샷이 그린 오른쪽에 도사린 물에 빠지면서 티띠꾼에게 기회가 왔다. 어렵사리 그린에 올라온 마센의 4.5m 보기 퍼트가 홀 왼쪽을 맞고 굴절됐고, 티띠꾼은 스리 퍼트 보기를 범하고도 우승을 확정했다.
티띠꾼은 지난해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에서 2승을 거두며 올해의 선수에 오른 검증된 신예다. LPGA 투어 퀄리파잉 시리즈를 3위로 통과해 한국 선수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신인상 경쟁자로 주목받았다.
그는 우승 후 “내가 LPGA 투어 우승자가 됐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너무 기쁘다”며 “많은 일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내가 지든 이기든 또 다른 배움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모든 샷에 집중하고 온 힘을 다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LPGA 투어 퀄리파잉 시리즈를 수석으로 통과한 안나린은 16번홀까지 공동 선두에 오르며 우승 가능성을 밝혔지만, 17번홀(파5)에서 통한의 스리 퍼트 보기를 범해 막판에 동력을 잃었다.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3위를 기록한 안나린은 1타 차로 아쉽게 연장전 진출에 실패했다. 그는 “17번홀에서 첫 번째 퍼트를 꽤 강하게 쳤고 생각보다 멀리 가면서 스리 퍼트 보기가 나왔다”며 “전반적으로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고 돌아봤다.
|
루키 군단 중 가장 먼저 우승을 차지한 티띠꾼은 물론이고 안나린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2승을, 최혜진(23)은 12승을 거두며 간판으로 활약했다. 후루에 아야카(일본)도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통산 7승을 기록했으며, 시부노 히나코(일본)는 2019년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리코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현재로서는 5개 대회에서 우승 한 번을 포함해 톱10 3번을 달성하며 가장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티띠꾼이 신인상 포인트 329점으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린다. 최혜진이 114점, 안나린이 104점으로 2,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오는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개막하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 셰브론 챔피언십이 초반 신인상 레이스의 분위기를 잡는데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안나린 또한 신인상 포인트가 2배로 주어지는 셰브론 챔피언십을 벼른다. 그는 “다음 주 메이저 대회가 열리기 때문에 내 플레이에 더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랭킹 1위 고진영(27)은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치고 공동 4위(14언더파 274타)를 기록했다. 최근 11개 대회에서 톱6 기록을 무려 10차례(우승 6번)로 늘렸다. 또한 지난해 7월부터 약 8개월간 34라운드 연속 언더파 행진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