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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띠' 임성재 "우승, 투어 챔피언십에 P컵까지 출전하면 100점"(신년인터뷰)

주영로 기자I 2022.01.03 00:01:00

지난해 11월 귀국해 매일 훈련하며 2022년 준비
영하의 날씨에도 샷 가다듬으며 훈련 또 훈련
"매킬로이, 토머스 보면 여전히 부족..노력하는 이유"
"인성 좋고 모범적인 선수 평가 듣고 싶어"

임성재가 이데일리와 신년 인터뷰를 마친 뒤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영로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12년 만에 돌아온 호랑이띠의 해, 더 값진 결실 맺겠다.”

‘한국 남자골프의 에이스’로 우뚝 선 임성재(24)가 2022년 임인년(壬寅年) ‘호랑이의 해’를 맞아 더 굳게 각오를 다졌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네 번째 시즌을 보내게 된 임성재는 2022년에도 꾸준함과 강력한 경기력을 갖춘 선수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1998년생으로 호랑이띠인 임성재는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자신의 띠와 같은 해를 맞았다. 2022년이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임성재는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새해에도 1승 이상을 거두고 투어 챔피언십에 나가는 걸 최우선 목표로 잡았다”며 “또 인터내셔널팀으로 프레지던츠컵에도 출전한다면 100점을 줄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 같다”고 새해 포부를 밝혔다.

프레지던츠컵(The Presidents Cup)은 유럽을 제외한 인터내셔널팀 대표와 미국 대표가 참가해 겨루는 골프대항전이다. 임성재는 2019년 호주에서 열린 대회에 인터내셔널 대표팀으로 처음 참가했다. 2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1년 미뤄져 올해 9월 23일부터 사흘 동안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린다. 대회에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세계적인 선수임을 증명받는 셈이다.

11월 말 귀국한 임성재는 매일 경기도 용인에 있는 연습장에 나와 샷을 가다듬으며 새해를 준비했다. 한국에서 동계훈련을 하는 건 2019년 이후 2년 만이다.

임성재는 “한국에서 겨울을 보내는 게 2년 만인데 정말 행복하다”며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고 한국 음식을 마음껏 먹으면서 재충전했다. PGA 투어에 복귀한 뒤 골프에만 집중할 힘을 얻게 됐다”고 환하게 웃었다.

연습 벌레로 유명한 임성재는 영하의 추운 날씨가 계속 이어졌음에도 손에서 클럽을 놓지 않았다. 그는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제주도에 내려간 3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연습장에 나와 수백 개의 공을 쳤다.

임성재는 “연습하지 않으면 불안한 마음이 생겨 시간이 날 때마다 연습장에 갔다”며 “하루에 1시간이라도 연습해야 마음이 편하다. 은퇴하기 전까지는 연습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가장 소중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21~2022시즌 가을 시리즈에서 1승을 거둔 임성재는 새해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그는 “2020년과 지난해 우승한 것처럼 내년에도 1승 이상을 거두고 싶다”며 “우승한 뒤 따라오는 달콤함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은 만큼 더 열심히 하고 있다. 내년에도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PGA 투어 4년 차가 된 임성재는 톱랭커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하다고 몸을 낮췄다. 그는 “세계랭킹 10위 이내에 있는 선수들은 확실히 다르다”며 “그 정도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모든 면에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임성재가 손꼽은 강자들이다. 그는 “매킬로이는 공의 탄도가 엄청 높은데 맞바람이 강하게 불어도 날리지 않는다”며 “바람을 뚫는 강력한 탄도를 지닌 매킬로이를 볼 때마다 내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토머스에 대해서는 “100야드 이내에서 10번 중 8번 정도 1m 이내에 붙일 정도로 웨지 샷을 잘한다”며 “특히 거리와 스핀을 조절하는 능력이 탁월한 것 같다. 핀 위치가 까다로운 상황에서도 완벽한 버디 기회를 잡는 것을 보면 감탄할 수밖에 없다”고 자신과 비교했다.

하지만, 임성재도 그에 못지않은 장점이 있다. 지난 2020~2021시즌 69.08%(27위)와 2021~2022시즌 74.31%(22위)를 기록 중인 그린적중률이다. 페어웨이에서 온그린의 확률을 평가하는 그린적중률은 아이언샷의 정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임성재는 “200m 전후의 거리에서는 PGA 투어 상위권 선수와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 정확도를 지녔다”며 “전장이 길고 까다로운 코스를 좋아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100m 이내 웨지 샷도 롱 아이언 샷처럼 자신감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띠와 같은 호랑이의 해를 맞아 예년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지만, 임성재는 더 큰 목표를 세우기보다 꾸준함과 함께 모범적인 선수가 되기를 기대했다.

그는 “나를 보고 ‘프로골퍼가 되겠다는 꿈을 꾸는 선수가 생겼다’는 말을 들을 때면 지금보다 더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임성재’하면 모범적인 선수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르면 좋겠다. 인성과 실력을 겸비한 선수가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새해를 준비하며 담금질을 해온 임성재는 모든 일정을 마치고 2일 미국 하와이로 향했다. 6일부터 하와이주 마우이섬 카팔루아의 플랜테이션 코스에서 열리는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총상금 820만달러)부터 새해 첫 우승 사냥에 나선다.

임성재가 인터뷰를 끝낸 뒤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영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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