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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래가 신동엽 조언을 새겨들었다면

김소정 기자I 2021.03.27 00:01:49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구성애 선생님이 되는 게 꿈이었어요”라던 개그우먼 박나래가 성희롱 논란으로 위기를 맞았다.

박나래 (사진=MBC ‘라디오스타’)
박나래는 2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필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는 “‘헤이나래’에서 부적절한 영상으로 많은 분께 불편함을 끼친 것에 대해서 죄송하게 생각한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방송인으로서 또 공인으로서 한 방송을 책임지며 기획부터 캐릭터, 연기, 소품까지 꼼꼼하게 점검하고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이 저의 책임과 의무였다. 저의 미숙한 대처 능력으로 많은 분들께 실망감을 안겨드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는데 저를 믿고 응원해 주신 많은 분들께 죄송한 마음 뿐”이라며 “앞으로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더 깊게 생각하는 박나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박나래는 CJ ENM이 론칭한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와플의 웹예능 ‘헤이나래’에서 성희롱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지난 23일 공개한 ‘헤이나래’ 2회에서 박나래는 남자 인형의 팔을 사타구니 쪽으로 가져가 성기 모양을 만들었다. 해당 장면에는 ‘이러고 있어야지’, ‘(어디까지 늘어나지?)’ 등의 자막이 삽입됐다. 이후에도 남성 인형을 향해 아슬아슬한 발언을 이어갔다.

이후 ‘헤이나래’ 0회도 덩달아 도마에 올랐다.

당시 방송에서 박나래는 한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입모양으로 단어를 맞추는 게임을 하던 중 “팬티 안에 두 글자”라는 말을 언급으로 큰 웃음을 터뜨렸던 것을 패러디해 “바지 속의 고추”라고 말했다. 이어 “고추는 채소니까 나가도 된다”고 말했다.

유튜브 ‘헤이나래’
또 헤이지니가 “저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박나래 언니로부터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고 있으면 당근을 흔들면서 구조 요청을 하라고 하더라. 오늘 당근을 가져올 걸 그랬다”고 말하자 박나래는 당근을 들고 성적인 행위를 연상케하는 행동을 했다.

이에 제작진과 소속사가 사과했지만 박나래에 대한 비판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다.

그가 고정출연 중인 MBC ‘나 혼자 산다’, ‘구해줘 홈즈’ 시청자 게시판에도 하차해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랐다.

박나래는 그동안 ‘19금 토크’ 대표 아이콘으로 활동해왔다. 특히 여성 개그우먼 최초로 성(性)을 소재로 한 스탠드업 코미디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가 진행한 19금 비방용 이야기 ‘농염주의보’는 넷플릭스에서 방영됐고, 오프라인 무대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엔 박나래가 선을 지키지 못했다. 농염주의보는 19세 관람가였고, 헤이나래는 15세 관람가였다.

특히 헤이지니는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유튜버 중 하나다. 대중이 분노한 가장 큰 이유는 15세 관람가인 헤이나래가 어린이, 청소년도 쉽게 접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헤이지니’를 검색한 뒤 ‘최신순’ 영상을 누르면 ‘헤이나래’가 상위권에 노출됐다.

박나래 (사진=MBC ‘라디오스타’)
2019 연예대상을 수상하며 정상급 예능인으로 우뚝 선 박나래. 지금 그는 19금 토크 선배 신동엽의 조언을 새겨들어야 할 때다.

박나래는 과거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제가 존경하는 신동엽 선배님께서 19금 토크는 고압선이 머리 위에 있는데 근처를 갈 듯 말 듯 하며 선을 지키는 거라고 하셨다”라고 말했다. 이제 이 말을 지킬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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