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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는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 라호야의 토리 파인스 골프클럽 남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리드는 공동 2위 토니 피나우(미국),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 등을 5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가 열린 토리 파인스 골프클럽은 난도가 높은 코스다. 두 자릿수 언더파를 적어낸 선수는 우승을 차지한 리드가 유일했다. 코스에서 선수들을 가장 어렵게 만든 건 포아 애뉴아 잔디로 조성된 그린이다.
포아 애뉴아 잔디는 울퉁불퉁한 결이 있어 공이 생각한 대로 매끄럽게 굴러가지 않는다. 울퉁불퉁한 결 때문에 공이 굴러가던 중 방향이 바뀌는 게 다반사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대부분의 선수가 그린 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리드는 달랐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퍼트로 4.455타를 줄였다. 그린 적중시 홀당 평균 퍼트 수 1.591개로 그린 위에서 날카로운 퍼트 감을 자랑했다. 특히 챔피언 조에서 플레이한 마지막 날 퍼트가 압권이었다. 오후로 갈수록 생육 속도가 들쭉날쭉해져 짧은 퍼트에서도 공이 엉뚱한 방향으로 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리드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6번홀 이글과 7번홀 버디 등 결정적인 퍼트를 성공시키며 PGA 투어 통산 9승째를 달성했다.
리드가 우승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또 한 가지는 위기관리 능력이었다. 그린을 놓치고도 파 이상의 성적을 내는 것을 나타내는 지표인 스크램블링에서 71.43%로 이번 대회 출전 선수 중 6위에 오를 만큼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리드의 위기관리 능력을 엿볼 수 있었던 홀은 마지막 날 15번홀이다. 2위 그룹과의 격차가 크지 않아 타수를 잃지 않는 게 중요한 상황에서 리드의 티샷은 왼쪽으로 벗어났다. 공 앞에 큰 나무가 있어 핀을 직접 공략할 수 없는 만큼 리드는 레이업을 선택했다. 리드는 49야드를 남겨놓고 웨지로 세번째 샷을 날렸고 공은 홀 옆 약 60cm 지점에 멈췄다. 리드는 귀중한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타수를 지킨 리드는 계속해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고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를 낚아채며 5타 차 우승을 확정지었다.
리드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우승 인터뷰에서 “선두권에 쟁쟁한 선수들이 많아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며 “퍼트와 웨지 샷이 정말 잘 된 하루였는데 자신감을 갖고 마지막까지 한 타, 한 타 최선을 다한 게 우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골프가 항상 잘 될 수 없는 만큼 실수가 나왔을 때 잘 이겨내는 게 중요하다”며 “이번 대회 정상에 오르게 돼 정말 기쁘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 셋째 날 속임수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던 리드는 마지막 날 완벽한 플레이로 모든 걸 잠재웠다. 리드는 3라운드 10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하기 전 자신의 공이 지면에 박혔는지 확인하기 위해 경기위원이 도착하기 전에 공을 집어 올렸다. 이 같은 행동이 논란이 됐지만 경기위원이 오기 전에 혼자 공을 확인하는 건 규정을 어긴 행동은 아니다. 경기 위원은 리드의 행동이 문제가 없다고 확실히 했고 3라운드 18번홀에서 리드와 비슷한 장면을 연출했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역시 규정을 어긴 행동이 아니라고 판정했다.
리드는 이번 우승으로 페덱스컵 랭킹이 껑충 뛰어올랐다. 페덱스컵 포인트 500점을 받은 리드는 지난주 65위에서 55계단 상승한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랭킹도 상승했다. 평균 포인트 6.5960점을 만든 리드는 지난주 11위에서 1계단 올라선 10위가 됐다.
공동 2위에는 9언더파 279타를 친 피나우, 호블란 등이 이름을 올렸고 존 람(스페인)과 란토 그리핀(미국) 등이 8언더파 280타 공동 7위 그룹을 형성했다. 임성재(23)는 3언더파 285타 공동 32위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는 나흘간 두 코스를 돌며 진행됐다.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는 토리 파인스 골프클럽 남코스와 북코스(파72)를 번갈아가면서 치고 3라운드와 최종 4라운드에서는 남코스에서 우승자를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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