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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8년 차 안소현(26)은 골프 선수로서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 망설임이 없이 답했다. ‘그날’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첫 우승의 꿈을 현실이 되는 날이다.
안소현은 최근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가장 우승하고 싶은 대회는 한국여자오픈인데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며 “KLPGA 투어에서 첫 우승을 하는 그날까지 노력하고 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소현은 지난해 KLPGA 투어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자주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갑자기 높아진 인기에 자신도 어리둥절했지만, 실력으로 얻은 인기가 아닌 만큼 깜짝 인기에 편승하려는 생각은 없다. 대신 더 나은 실력을 쌓아 골프선수로 성장하는 모습을 다짐하고 있다.
안소현은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을 때가 많았지만, 오히려 모든 생활이 골프에 맞춰져 있을 만큼 골프가 좋다”며 “많은 관심을 가져 준 팬들에게 감사하며, 팬들의 관심에 보답하기 위해 더 열심히 훈련해 실력으로 인정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안소현은 지난해 3년 만에 KLPGA 투어 재입성에 성공했다. 기대가 컸으나 성적은 좋지 않았다. 상금랭킹 86위에 머물러 정규투어 출전권을 잃었다. 또 한 번 쓴맛을 봤지만, 소득도 있었다. 실패를 통해 정규투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지 확실하게 알게 됐다.
그는 “지난해 상금랭킹 60위 안에 들지 못했지만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했다”며 “정규투어에서 어떻게 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고 보완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확실히 알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1년 동안 투어 활동을 하며 가장 부족하다고 느낀 건 아이언 샷이다. 지난해 그린 적중률 65.55%를 기록한 안소현은 “그린 적중률을 80% 이상으로 높여야 버디를 잡아내는 확률을 높일 수 있고 그래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유소연, 장하나 등 정상급 실력의 선수들과 경기하면서 많은 걸 느꼈고, 특히 날카로운 아이언 샷으로 많은 버디를 잡아내는 걸 보고 내 실력이 얼마나 부족한지 알게 됐다”며 “올 겨울에는 그린 적중률을 높이기 위해 아이언 샷 훈련에 집중하면서 새 시즌을 준비라고 있다”고 기대했다.
정규 투어 시드를 잃은 안소현은 오는 3월 드림투어 시드전에 나서 출전권을 따내야 한다. 그전까지 강도 높은 훈련을 하며 새 시즌을 준비한다. 새로운 각오로 새해를 맞은 안소현은 2월 초까지 제주도에서 1차 훈련을 한 뒤 전남 순천에서 2차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안소현은 “올해 드림투어 상금랭킹 20위 안에 들어야 내년에 정규투어를 다시 누빌 수 있는 만큼 강도 높은 훈련을 하고 있다”며 “제주도를 시작으로 순천까지 이어지는 두 번의 전지훈련을 통해 약점을 강점으로 만들 수 있도록 훈련에만 집중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투어 대회가 늘어나면서 부족한 점을 보완할 스윙 훈련만큼 중요한 게 체력 훈련이다. 안소현은 식단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한 시즌을 체력 걱정 없이 소화할 수 있는 몸을 만들고 있다.
그는 “지난해 대회에 출전하면서 체중이 많이 빠져 겨울 동안 6kg 이상 늘릴 계획”이라며 “무작정 몸무게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근력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해 근육량을 함께 높이는 방식의 훈련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성과 비교해 근력이 약한 여성 골퍼는 체중이 빠지면 스윙 스피드가 떨어져 거리 손실로 이어질 때가 있다. 안소현은 근육을 늘려 체력과 힘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훈련을 택했다.
투어를 뛰며 여전히 기술적인 부족함을 느낀 안소현은 그동안 ‘완벽해야만 골프를 잘할 수 있다’고 믿었던 신념도 바꿨다. 17년 연속 시드 유지에 성공한 선배 홍란(35)의 조언이 안소현의 신념을 바꿔 놓는 계기가 됐다.
그는 “홍란 선배와 이야기를 나눠 보니 모든 게 완벽해야만 골프를 잘할 수 있다는 내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알게 됐다”며 “이전에는 실수가 나오면 실망하게 되고 그러다 경기를 망치는 일이 많았는데 결과에 연연하지 않기보다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다음 샷에 집중해야 경기력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다. 다 잘해야만 한다는 내 생각이 틀렸다”고 마음을 비웠다. 그러면서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나은 골프를 하고 싶다”며 “올 겨울 훈련이 헛되지 않게 2021년을 마친 뒤엔 활짝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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