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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추석 연휴가 끝나기도 전에 안송이(30)는 경기도 용인에 있는 수원 컨트리클럽 골프연습장을 찾아 골프채를 다시 손에 쥐었다.
안송이는 지난달 27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팬텀 클래식(총상금 6억원)에서 시즌 첫 승이자 통산 2승째를 올렸다. 지난해 11월 데뷔 10년 만에 첫 승을 올렸던 안송이는 10개월 만에 두 번째 우승트로피를 거머쥐며 ‘행운의 첫 우승’이라는 꼬리표를 뗐다. 하지만 우승의 기쁨에 취하기보다 남은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추석 연휴에도 쉬지 않고 샷을 했다.
데뷔 10년 만에 우승의 감격을 맛본 안송이는 올 시즌을 시작하면서 ‘2승’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첫 우승을 하기 전에는 ‘우승을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섰지만, 우승 뒤 자신감을 갖게 되면서 목표를 높여 잡았다.
새 시즌 시작과 함께 엇박자를 보이며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9개 대회에 나와 대유위니아 MBN 여자오픈 공동 10위가 유일한 톱10이었을 정도로 성적이 좋지 못했다. 겨울 동안 스윙을 바꾸는 등 변화를 줬던 게 문제였다. 적응하지 못하면서 샷이 무뎌졌다.
성적 부진으로 시즌 중 다시 예전의 코치였던 이시우 프로에게 돌아갔다. 그리고 백스윙 때 머리가 많이 움직이는 문제를 고쳤더니 샷의 정확도가 높아졌다. 시즌 중 코치를 바꾸고 스윙을 교정하는 것이 모험이었으나 그의 선택은 우승이라는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골프는 선수가 코치를 선택한다. 팀에 소속되어 있지도 않고 코치에게 일방적인 지도를 받지도 않는다. 중요한 건 선수와 코치 사이의 신뢰다. 선수들은 자신의 스윙을 잘 파악하고 그에 맞는 훈련법을 알려주는 코치를 찾아다닌다. 그런 코치를 만났을 때 성적이 좋아진다.
두 번째 우승은 기대하지 않았기에 기쁨이 더 컸다. 우승의 감격을 더 오래 느끼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지만, 목표인 시즌 두 번째 우승을 이루기 위해선 추석 연휴라고 해서 쉴 틈이 없다. KLPGA 투어는 추석 연휴가 끝나면 6주 연속 대회가 이어진다.
안송이는 4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첫 우승 땐 얼떨떨했지만, 두 번째 우승 때는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며 “다만 여유가 자만이 되지 않도록 더 단단히 마음을 먹고 있다”고 들뜬 마음을 다스렸다.
안송이는 우승 직후 발표된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 86위까지 순위가 높아졌다. 그날 이후 안송이에겐 새로운 목표가 하나 더 생겼다. 세계랭킹 50위 안에 이름을 올려 더 큰 무대로 나가는 발판을 만드는 것이다.
안송이는 “지금까지 골프를 하면서 국내 상금랭킹만 생각해봤지 세계랭킹은 골프를 잘하는 다른 선수들의 얘기로만 생각했다”며 “100위 안에 들었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지만, 내가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 것 같고 이젠 ‘나도 골프를 잘 치는 선수가 된 건가’라는 기분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시야가 넓어지고 나도 더 큰 무대로 나가서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차근차근 올라서 아직 가보지 못한 새 길을 열고 싶다”고 기대했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50위 이내가 되면 US오픈(올해는 75위까지 참가)을 비롯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살롱파스컵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 등에 나갈 자격이 생긴다. 순위를 더 끌어올리면 에비앙 챔피언십(세계랭킹 40위)과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세계랭킹 30위)까지 참가할 수 있다. 우승하기 전엔 멀게만 보였던 기회지만, 이젠 가까워졌다. 추석 연휴도 잊은 채 안송이가 골프채를 잡은 이유다.
안송이는 8일 충남 세종특별자치시 세종필드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오텍캐리어 챔피언십 with 세종필드 골프클럽(총상금 8억원)에서 2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그는 “첫 우승 뒤엔 언제 또 우승하게 될지 상상하지 못했으나 이젠 ‘또 우승할 수 있겠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2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가져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