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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엔터계는 코로나19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만들어내고 있다. 발길이 끊긴 공연장을 대신해 아티스트와 관객이 시공간의 제약 없이 만날 수 있는 온라인 공연장에서 수익창출이 가능한 유료 공연모델을 만들어내며 ‘공연의 뉴 노멀’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 각종 신기술을 결합한 최첨단 특수효과,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인터랙티브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며 ‘온택트 시대’를 선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달 20~26일 일주일간 열린 CJ ENM의 온라인 K컬처 페스티벌 ‘케이콘택트 2020 서머’(KCON:TACT 2020 SUMMER)다. ‘케이콘택트’는 K팝 콘서트와 K브랜드 및 제품을 알리는 컨벤션 행사인 ‘케이콘’(KCON)의 온택트 버전이다. ‘케이콘택트 2020 서머’는 150개 지역에서 총 405만 관객을 유치하며 K컬처 저변 확대에 기여했다.
단순히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공연 플랫폼만 변경한 건 아니다. VR, AR, MR을 아우르는 XR 기술을 활용해 공연의 ‘보는 즐거움’을 높였고, 전 세계 팬들이 자신이 선호하는 스타들과 눈앞에서 소통할 수 있도록 ‘거리감’도 대폭 좁혔다.
앞서 SM엔터테인먼트의 ‘비욘드 라이브’가 온라인 유료 콘서트의 새 장을 열었고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방방콘 더 라이브’가 유료 콘서트 모델을 확립했다면, ‘케이콘택트 2020 서머’는 온라인 유료 공연을 플랫폼화하고 적용범위를 콘서트에서 쇼케이스, 팬미팅 등으로 다각화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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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택트 공연은 ‘신기술의 장’이다. 공연을 ‘관람’하는데 그치지 않고 각종 신기술을 결합해 오감을 자극하며 공연의 ‘경험’과 ‘체험’을 가능케 한다.
‘비욘드 라이브’는 영화, 게임 속에서나 만나볼 수 있었던 AR 기술을 온택트 공연에 최초로 접목했다. 이를 위해 SM은 카메라 워킹과 실제 공간이 연동되는 AR 합성 기술(Live Sync Camera Walking)을 도입, 실시간 3D 그래픽으로 구현된 다양한 공간을 배경으로 무대를 꾸몄다. 또 백월(Back Wall) LED의 2D 그래픽을 3D로 전환해 보다 실감나게 구현했다.
특히 슈퍼주니어 ‘비욘드 라이브’에서는 자이언트 최시원이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는 SM과 SK텔레콤의 점프 스튜디오가 협업한 결과물이다. 점프 스튜디오 측은 “해외에선 마돈나 홀로그램 공연 등을 비롯해 유명 가수들의 공연, 뮤직비디오에 MR 기술이 적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SM은 ICT 기반의 언택트 공연을 선보이고자 하는 니즈가 있었고, SK텔레콤도 엔터 분야를 점프스튜디오의 B2B 핵심 사업 분야로 보고 있어 협력이 성사됐다”고 밝혔다.
점프스튜디오 측은 최시원을 106대의 카메라로 1시간 동안 촬영 후 단 하루 만에 3D 혼합현실 콘텐츠를 완성했다. 또 고용량의 데이터를 손실 없이 송출하기 위해 AI(인공지능), 클라우드, 3D 프로세싱, 렌더링 기술을 적용했다. 점프 스튜디오 측은 “최첨단 기술을 통해 기존 3D 모델링 작업의 수작업 공정을 상당 부분 자동화함으로써 콘텐츠 제작 비용과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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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콘택트 2020 서머’에서는 공연 MR 퍼포먼스, 인터렉티브 AR, 언택트 멀티플 비디오콜 시스템, 360 라이브 VR 등 신기술이 총망라됐다. 공간적 제약에서 벗어나 공연 무대를 가상세계로 확장해 새로운 퍼포먼스를 선보이기까지 공연 MR 퍼포먼스 기술이 핵심 역할을 했다. 또 인터랙티브 AR 특수효과 시스템을 적용해 아티스트와 관객이 텍스트와 더불어 실시간 그래픽으로 소통할 수 있게 했다. 특히 비대면 다자간 영상통화 시스템을 통해 전 세계 관객이 아티스트와 함께 소통할 수 있게 했고, 360 VR 기술을 활용한 라이브 콘텐츠 제작으로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CJ ENM 테크 앤 아트팀 관계자는 “2016년 ‘MAMA’ 무대에서 국내 최초로 AR 기술을 선보인 이후 꾸준히 공연과의 결합을 시도했다”며 “‘케이콘택트 2020 서머’에서는 디지털 플랫폼에서 진행되는 언택트 공연의 특징을 살려 온라인과 모바일에 최적화된 다양한 기술을 도입해 아티스트와 세계 팬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