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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 "'아임 인 러브' 담긴 앨범 잇는 명반 탄생 기대" [인터뷰]

김현식 기자I 2020.05.12 06:00:00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싱어송라이터 겸 프로듀서 라디(Ra.D)가 새 정규앨범 발매 준비에 한창이다. 정규앨범 제작에 나선 것은 2014년 3집 발표 이후 무려 6년 만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최근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라디는 “‘아임 인 러브’(I‘m In Love)와 ’엄마‘가 수록된 2집을 잇는 마스터피스를 만들어내도록 노력 중”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사랑에 빠진 감정을 달콤하게 표현한 러브송인 ‘아임 인 러브’와 엄마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노래한 힐링송인 ‘엄마’는 2002년 정식 데뷔한 라디의 디스코그라피를 대표하는 곡이다. 두 곡 모두 2008년 발표된 이후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아임 인 러브’의 경우 한때 싸이월드 배경음악(BGM)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

“1, 3집이 저의 개인적 음악 취향에 맞춰 만들어진 앨범이었다면 ‘아임 인 러브’와 ‘엄마’가 실린 2집은 대중친화적인 앨범이었어요. 이번 4집은 2집처럼 이지리스닝 곡들로 채워보려고 해요. 어떻게 하면 리스너들과의 교감을 극대화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죠”

새 정규앨범은 라디가 ‘번아웃 증후군’을 극복해낸 뒤 작업하는 앨범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라디는 음악 레이블 리얼콜라보 ‘수장’을 맡아 브라더수, 치즈, 주영, 디어, 러비 등 재능 있는 후배 뮤지션들을 발굴하고 키워냈다. 그는 2015년 이들과 작별을 고한 뒤 긴 방황의 시간을 보냈다고 고백했다.

“회식 자리에서 일종의 ‘하산 선포’를 했어요. (미소). 편한 형이나 오빠로 남고 싶어서 모든 곡에 대한 마스터권까지 다 넘겨줬었고요. 리얼콜라보는 소속사라기 보단 둥지 같은 개념이었기에 애초에 전속계약서는 쓰지 않았죠. 꼭 한번쯤 해보고 싶었던 제작을 해보고난 뒤 지쳐있던 게 한꺼번에 터져버린 게 ‘번아웃’이 찾아온 이유가 아니었나 싶어요.”

방황의 시간은 꽤 길었다. 음악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듣는 것 조차 스트레스였다는 2018년까지 스카이다이빙, 무에타이, 레이싱, 등산, 템플스테이 등 음악과는 거리가 먼 일들에 많은 관심을 두고 지냈다. 간간이 싱글을 내긴 했다. 라디는 “음악 곁에서 완전히 떠날 수는 없었기에 꾸역꾸역 작업을 이어갔던 것”이라며 “2015년부터 2018년까지의 4년은 음악 인생에 있어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음악 열정에 다시 불을 지핀 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신예 뮤지션들을 발굴하기 위해 지난해 진행한 교육 프로그램인 ‘뮤직 캠프 66’. 당시 라디는 총괄 프로듀서를 맡아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그는 아무래도 수장 역할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부끄러운 듯 미소 지으며 “다양한 뮤지션들과 함께하면서 새로운 에너지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6일 발표된 ‘오픈 잇 업’(Opne It Up)은 방황을 끝낸 라디의 새 출발을 알리는 곡이다. 4집에 수록될 곡이기도 한 ‘오픈 잇 업’은 통통 튀는 신디사이저 음과 경쾌한 분위기의 멜로디가 귓가를 사로잡는 트랙으로 라디의 대표곡 ‘아임 인 러브’, ‘엄마’와는 결이 다르다. 이에 대해 라디는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다는 의지가 반영된 곡”이라고 설명했다.

“늘상 마음에 품고 있었던 2000년대풍 일렉트로닉 펑크 장르에 도전해봤어요. 매력적인 뮤지션인 진보와 함께 작업해 더욱 완성도 높은 트랙이 만들어졌고요. 차트 성적을 떠나 해보고 싶은 장르에 도전해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는 것 자체로 행복감을 느끼고 있어요.”

라디는 ‘오픈 잇 업’을 시작으로 9월쯤까지 매달 4집에 실릴 신곡을 한 곡씩 꺼낼 계획이다. 이후 막바지 작업에 집중한 뒤 12월에 4집을 내놓는 것이 목표다.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뮤지션들과 협업한 곡도 선보일 예정”이라는 라디는 “지금의 열정을 연말까지 끌고간다면, 진짜 좋은 앨범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인터뷰 말미에는 “제작에도 다시 욕심이 생겼다”면서 “내년부터 다시 리얼콜라보를 재개해 후배 뮤지션들의 음악 제작에 나설 것”이라는 계획을 밝히며 열정 가득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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