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의 재계약 소식은 국내외에서 화제를 뿌리는 중이다. 미국·유럽·아시아 주요 외신들도 발 빠르게 관련 내용을 다뤘다. 미국 유력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빅뱅을 “한국 가요 역사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그룹”이라고 소개하며 그들이 한국 가요계에 미친 영향력과 앞으로의 행보를 짚었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는 뮤직 페이지 첫 메인 화면에 빅뱅의 소식을 내걸었다.
YG는 빅뱅과의 세 번째 재계약 체결을 알리면서 “빅뱅이 2020년 새로운 컴백을 위한 음악 준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알렸는데, 이는 빅뱅을 향한 국내외 팬들의 관심에 더욱 불을 지폈다. 올 초 ‘코첼라’ 출연 소식을 전하며 승리 탈퇴 이후 처음으로 활동 계획을 밝히긴 했으나, 이들이 다시 새로운 음악으로 컴백하는 것인가에 관해선 물음표가 붙었기 때문이다.
빅뱅이 마지막으로 낸 앨범은 데뷔 10주년이었던 2016년 12월 발표한 정규 3집 ‘메이드 더 풀 앨범’이다. 이들은 이듬해 2월 탑이 의무경찰로 입대하고, 2018년 지드래곤, 태양, 대성이 잇달아 입대하면서 본격적인 ‘군백기’를 맞았다. 문제는 그 기간에 멤버들을 둘러싼 논란이 잇따랐다는 점이다. 의무경찰로 입대한 맏형 탑은 대마초 흡연 혐의가 드러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사회복무요원으로 전환됐고, 막내 승리는 사내이사였던 클럽 버닝썬 관련 각종 불법행위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난 뒤 팀을 떠났다. 또, 지드래곤에게는 군 복무 내내 특혜 의혹이 따라다녔고, 대성마저 입대 전 매입한 건물에서 유흥업소의 불법 영업이 확인돼 이를 방조한 것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워낙 악재가 많았기에 지난해 팀에 남은 네 멤버가 모두 국방의 의무를 마친 이후에도 빅뱅의 활동이 이어질지 쉽게 예측하기 어려웠는데, 이들은 YG와 다시 한번 손을 맞잡았다는 사실을 알리며 컴백을 전격 예고해 이목을 끄는 중이다. YG 측은 “앞으로도 빅뱅이 계속해서 당사 대표 아티스트로서 세계 속 K팝 역사를 써내려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빅뱅이 YG ‘구원 투수’ 역할을 해낼지도 관심사다. YG는 지난해 빅뱅의 빈자리를 메우던 아이콘 리더 비아이가 마약 의혹에 휩싸인 뒤 팀을 나가고, 양현석이 성접대 의혹이 불거진 뒤 대표 프로듀서직을 내려놓으며 크게 흔들렸다. 그해 8월 26일에는 주가가 상장 이래 최저가인 장중 1만9300원을 기록하는 등 회사 이미지뿐만 아니라 경영지표까지 악화됐다. 빅뱅의 컴백은 최정상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한 블랙핑크의 컴백과 신인 보이그룹 트레저의 데뷔 등으로 반전을 꾀하던 YG에게 더할나위 없는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국내에서 빅뱅의 이미지가 나빠진 게 사실”이라면서도 해외 팬들의 경우 국내에서 벌어진 논란을 크게 염두에 두지 않는 편인 만큼, 빅뱅이 새로운 콘텐츠를 잘 만들어내어 일본과 같은 인기가 높은 지역에서 투어 공연 등을 펼친다면 YG의 매출 증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빅뱅의 복귀 무대가 예정됐던 ‘코첼라’는 ‘코로나19’ 여파로 4월에서 10월로 연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