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생충’ 공식 기자회견(사진=CJ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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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프랑스)=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25일 12일간의 축제를 마치고 폐막한 72회 칸국제영화제는 고민이 깊어졌다. 영화제는 예술성과 대중성의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다. 마켓은 스트리밍 플랫폼 이슈에 경기 불황, 외교 문제까지 악재가 겹쳤다. 그러나 한국영화의 활약은 돋보였다.
◇‘~할리우드’로 화제는 모았으나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할리우드 영화들의 초청이 많았다. 개막작에 선정된 짐 자무쉬의 반(反)트럼프 영화 ‘더 데드 돈트 다이’를 비롯해 브래드 피트·리어나도 디캐프리오·마고 로비 등이 주연한 쿠엔틴 타란티노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테런 에저튼 주연으로 덱스터 플레처의 ‘로켓맨,’ 실베스타 스탤론의 ‘람보5’가 대표적이다. 할리우드 영화로 영화제에 대한 관심을 대중에게 확산시킨 효과를 봤으나, 할리우드 영화 초청 및 편성에 집중을 하면서 아시아 영화 및 여성 영화 안배가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아시아 영화는 21편 가운데 봉준호의 ‘기생충‘과 디아오 이난의 ’더 와일드 구스 레이크‘, 단 2편에 불과했다. 올해 일본영화는 경쟁부문에 1편도 진출하지 못했다. 지난해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어느 가족‘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면서 일본은 올해 10년 만에 파빌리온(가건물)을 설치했는데 경쟁작이 없어 아쉬움이 컸다는 후문이다. 여성 영화는 4편으로 지난해보다 1편 밖에 늘어나지 않았다. 영화제 참석한 한 영화인은 “칸이 대중화에 신경을 쓰면서 초청작 안배에 실패를 한 것 같다”며 “경쟁부문에 오른 여성 감독 4명중 3명에게 상을 준 것은 여론을 의식한 조치로 예술성과 대중성의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못하는 모습만 노출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 칸 필름마켓(사진=박미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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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겹친 마켓, 썰렁~
마켓은 영화제의 비즈니스 장이다. 돈이 직접적으로 오고가다 보니 마켓의 성공은 영화제의 성공 못지않게 중요하다. 올해 마켓은 악재가 겹쳐 유난히 썰렁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몇 년째 지속중인 경기 불황에 스트리밍 플랫폼 이슈,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까지 겹쳤다. 행사장 주변 건물의 옥외 광고는 사라지고 거리 어느 곳에서 노숙자들을 볼 수 있다. 전양준 부산국제영화 집행위원장은 “영화제에 초청받은 작품들의 퀄리티는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마켓의 사정은 눈에 띄게 좋지 않다”며 “불경기 탓인지 참가자들이 체류 기간을 줄여 중간에 다 빠져나갔다”고 언급했다.
스트리밍 플랫폼 이슈도 마켓에 타격을 입혔다. 국내 A수입사 대표는 “괜찮은 영화들은 이미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넘어가서 마켓에서 살 만한 영화가 없다”고 전했다. 넷플릭스가 제작에까지 나서며 콘텐츠 확보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고 월트디즈니컴퍼니, 워너브러더스 등 할리우드 메이저 배급사들이 계열사 OTT업체들을 통해 스트리밍 플랫폼을 구축하면서 너나 할 것 없이 IP젼쟁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 집행위원장은 “전 세계적으로 극장 매출이 스트리밍 플랫폼 매출에 미치지 못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영화제가 아직은 프랑스 극장 사업자의 입장을 지지해주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면 영화제도 넷플릭스 영화에 대한 입장을 고수하기 쉽지는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미중 무역분쟁까지 영향을 미쳤다. 마켓 초반에는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문폴‘ 등 할리우드 대작에 대한 관심으로 활기를 뛰는 듯했다가 자금력을 가진 중국 바이어들이 손을 떼면서 마켓이 더 썰렁해졌다. 영화제가 반환점을 돌기도 전에 철수한 중국 부스도 있었다.
| 영화 ‘악인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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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악인전’ 한국영화 선전
한국영화는 영화제와 마켓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장편영화로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이원태 감독의 ‘악인전’이 공식 초청을 받았다. ’기생충‘은 경쟁부문에 진출해 한국영화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었으며, ’악인전‘은 미드나잇스크리닝부문에 초청을 받았다. ‘기생충’은 이번 마켓을 계기로 총 192개국에 판권이 팔렸다. CJ ENM E&M 영화사업부문 해외배급팀의 최윤희 팀장은 “’기생충‘이 마켓 기간 60여개국을 추가로 판매해 총 192개국에 팔렸는데 이는 참가국의 거의 95%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보면 된다”며 “공식 상영 후 비딩하는 업체가 늘면서 지금도 계약이 진행 중이다”고 귀띔했다. ’악인전‘은 마동석의 출연과 할리우드 리메이크 소식으로 마켓에서 관심을 모으면서 영화제 기간에 70개국을 추가해 총 174개국에 판매됐다. 연출자 이원태 감독은 “리셉션 자리에서 만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가장 보고 싶었던 영화라며 ‘악인전’에 관심을 보였다”며 “해외 매체들과 얘기를 해보고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과 호감이 크더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