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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내 “부족하다”고 말했다. 고개를 갸웃하는 기자에게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당신이 부족하다면 신인 배우들은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농담에 “민망하고 죄송하다”며 진심임을 강조했다. 지난 15일 종영한 KBS2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극본 박계옥·연출 황인혁)의 배우 남궁민(41)이었다.
남궁민은 극중 복수를 위해 교도소 의료과장이 된 외과 에이스 의사 나이제 역을 맡았다.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배우들의 호연, 세련된 연출에 힘입어 자체 최고 시청률 15.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종영했다. 지상파의 위기라 불리는 요즘 보기 드문 성공작이었다.
그 중심에는 극적인 상황에 설득력을 부여한 남궁민의 섬세한 연기가 있었다. 그는 “가짜 병으로 복수하는 의사라는 독특한 소재와 짜임새 있는 대본에 끌려 출연을 결심했듯 시청자 분들도 그런 부분에 호응해주신 것 같다”며 “방송 전까지는 잘하고 있는지 되물으며 외로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흙수저’ 나이제는 오로지 실력으로 권력에 도전장을 던진다. 중앙대 기계학과 출신으로 엑스트라부터 시작한 남궁민은 2001년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로 데뷔했다. “하늘같은 감독님들에게 실컷 욕만 먹던” 신인 시절도 있었다. 연기력과 꾸준함으로 지금의 위치에 올랐다. 성실함은 두 사람의 공통점이었다. 남궁민은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배우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다.
“이른바 ‘두 번째 주인공’을 많이 할 때가 있었다. 내 캐릭터가 제일 중요한 시기였다. 어느 순간 주인공이 됐다. 부담감이 엄청났다. 주변을 돌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제’도 (전작인)KBS2 ‘김과장’(2017)의 김과장도 ‘안티 히어로’인데, 일상에선 불의를 보면 꾹 참는다. (웃음) 일터에선 모두를 위한 일이라면 적극 의사소통하려고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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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를 물어보니 ‘영화 감상’이란 ‘뻔한’ 답이 돌아왔다. 그것도 일 아니냐는 질문에 “요즘 촬영 기법이나 새로운 배우들을 발견하는 일이 재미있다”고 했다. 역시 ‘연기 모범생’이었다. 2016년부터 공개열애 중인 모델 진아름과 만남, 개인 스태프들과 하와이 여행 등 사생활에 대해선 “직업상 오해 받기 쉽다”며 “개인적인 영역으로 남기고 싶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대신 차기작에 대한 힌트를 줬다. “기다리는 작품이 있다”며 “올해 안에 새로운 캐릭터를 연구하고 있으면 좋겠다”고 귀띔했다. MBC ‘나혼자 산다’, JTBC ‘아는 형님’ 등 오랜만에 예능 나들이도 계획하고 있었다.
“배우로서 한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은 연애와 같다. 한없이 좋다가도 갑자기 멀게 느껴지거나 미워질 때도 있다. 그런 치열함으로 앞으로도 쭉 연기를 연구하고 배워나가고 싶다. 사실 연기 말고 할 줄 아는 것도 없다. (웃음) 1년에 1편 이상 꾸준히 작품을 하면서 자신에게 기름칠을 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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