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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마더’에선 새가 등장하는 장면이 다수였다. 1회 첫 장면을 연 철새 도래지를 비롯해 중요한 순간 새가 등장했다. 마지막 장면에서 입양으로 다시 만난 수진-윤복 모녀는 함께 철새를 바라보며 재회의 행복을 만끽했다. 6회에선 청도요가 화면을 채웠다. 진홍은 수진의 손을 치료해준 후 수진-윤복 모녀에게 청도요를 보러가자고 했다. 위장의 명수인 이 겨울새는 마치 수진을 연상시킨다. 진홍의 배려 덕분에 고요한 계곡에서 청도요를 홀로 마주한 수진은 홍희로 인해 혼란스러웠던 감정을 추스른다.
그렇다면 희귀조인 청도요 등장신은 어떻게 촬영했을까. 연출을 맡은 김 PD는 “새는 물론 컴퓨터 그래픽(CG)”라며 “좋아하는 장면인데 신경이 많이 쓰였다. 너무 추워지면 계곡이 얼어붙기 때문에 순서와 상관없이 일찌감치 촬영했다”고 답했다. 실제 이보영은 청도요를 만나지 못한 셈이다. 이밖에도 수많은 새가 등장했지만 진짜 새가 등장한 신은 1회 철새 도래지신 뿐이었다. 김 PD는 해당 장면을 촬영할 당시에 대해 “CG가 필요 없을 만큼 인상적인 풍경이었다”고 떠올렸다.
클로즈업 된 청도요가 자연스럽게 보인 이유는 충분한 사전제작 기간에 있었다. 아역이 중요 인물로 등장하는 ‘마더’는 ‘쪽대본’과 ‘생방 촬영’ 없이 촬영을 진행한 것으로 유명하다. 김 PD는 “결국 시간이 중요하다.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되느냐 마느냐에 따라 완성도가 달라지는 것 같다”면서 “누군가 한 사람의 의지로만 가능하진 않지만, 달라져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처음 대본과 다르게 구현된 공간이 있다. 후반부 주된 사건이 벌어지는 차영신(이혜영 분)의 집이다. 우아한 침실과 세련된 거실, 동화에 나올 법한 온실 등 화려한 세트가 눈길을 끈다. 김 PD는 “원래 온실이 아닌 마당이 있는 집이었다. 드라마에서 실내와 실외 연결되는 장면은 촬영이 쉽지 않다. 한쪽은 세트, 한쪽은 야외이기 때문에 애매한 부분이 있다. 고심 끝에 세트 한편에 온실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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