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속 형국에서도 제주도와 호남권 골프장의 약진은 두드러졌다. 두 권역의 평균 회원권 가격은 연초 대비 상승 곡선을 그렸다.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인 골프장도 제주도의 타미우스였다. 반면 수도권과 영남권은 연초 상승세가 꺾이면서 보합권으로 전향했다.
올해 골프회원권시장의 눈은 제주권에 집중됐다. 에이스회원권이 27일 발표한 2016년 회원권지수(ACEPI종합지수) 변동 추이에 따르면 제주권 지수는 연초 대비 5.9% 포인트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11월 제주 신공항 발표 이후 폭등한 부동산시장과 동조해 회원권도 급등하는 종목들이 속출했다. 여기에 국내 노년층 자산가들의 회원권 수요와 중화권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기대치가 급증하고 있는 것도 회원권시장에 호재로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권보다는 미약하지만 1.8% 포인트 상승한 호남권의 기세도 눈에 띈다. 호남권은 퍼블릭화가 급속도로 진화한 탓에 거래 자체가 실종되고, 시장의 관심도 멀어졌다. 그러나 최근 가격대비 회원 혜택이 양호한 종목들이 나오면서 퍼블릭 골프장의 서비스와 관리에 불만이 있는 골퍼들을 중심으로 회원제에 대한 향수를 자극한 셈이다.
수도권이 포함된 중부권은 3.6% 포인트 하락했다. 수도권과 함께 전통적인 강세를 보였던 영남권은 0.1% 포인트 올랐지만 연초 상승세가 점차 꺾였다는 점에서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수도권과 영남권은 국내 골프 인구의 50% 이상이 밀집한 지역이다. 수요는 많지만 국내 정세에 따라 변화도 심하다. 특히 9월 시행된 ‘김영란법’ 여파가 회원권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 접대골프의 감소에 따른 영향력이 회원권시장에는 부정적인 화두로 귀결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거래가 활발하던 중저가종목들도 5~10%까지 하락세를 보였다.
◇잘 나가던 무기명 회원권도 수요 정체
매수세가 증가할 수 있는 가을시즌에도 시세는 약세 및 약보합으로 개선이 되지 않았다. 선호도가 높았던 무기명회원권도 수요가 정체된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개별 종목 중에선 타미우스의 상승세가 독보적이다. 타미우스는 연초 대비 53.1% 포인트 상승하면서 올해 상승률 톱10 골프장 중 1위에 올랐다. 부동산 과열 양상을 빚은 제주지역의 특수성도 있지만 2009년 시작된 기업회생절차가 지난 5월 회원들과 합의 후 종결됐고, 이후 입소문을 타면서 회원권 매수자가 증가했다.
45.5% 포인트 상승한 2위 청우CC의 반전도 극적이다. 애초 기업회생 신청 당시에는 운영보다 청산이 거론될 정도로 재무구조가 열악했으나 채무 변제비율을 낮추는 회생계획안이 받아들여지면서 대영베이스에 매각됐고, 매매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5위 아트밸리 역시 기업회생절차를 마무리하면서 시세가 상승한 경우다. 2014년 회생절차에 들어갈 당시 연간 38% 포인트 이상 시세가 하락했지만 회원주주제로 운영 방식이 바뀌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긍정적인 시각이 만들어졌다. 올해 초 4400만원이던 일반회원권은 12월 5250만원까지 올랐다.
기업회생 신청이 독이 된 예도 있다. 양지파인과 떼제베는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당황한 회원들이 급매물을 쏟아냈다. 그중에서도 양지파인은 부정적인 시각이 이어져 연초 대비 66.7% 포인트 시세하락으로 하락률 1위라는 오명을 썼다. 떼제베는 매수세가 완전히 사라지면서 어려운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1년 동안 반 토막에 가까운 43.8% 포인트나 하락했다.
2017년 골프 회원권시장의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이현균 에이스회원권 애널리스트는 “탄핵 정국으로 정치적이 리더십이 실종된 상태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고, 금리 인상 압력까지 높아지고 있어 골프회원권시장은 잔뜩 움츠러들 것이다”며 “내년에는 저평가된 회원제 골프장 중에서 재무상태 등 안정성을 잘 따진다면 옥석을 고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