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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꽃비' 홍성덕, "식당 알바 병행, 연기할 때 행복"(인터뷰)

김윤지 기자I 2016.07.29 06:30:00
캐스팅 팩토리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KBS2 TV소설 ‘내 마음의 꽃비’(이하 ‘내꽃비’)가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꾸준한 시청률을 자랑하는 이 드라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주인공 정꽃님(나해령 분)의 아빠 기택이다. 어릴 적 버려진 꽃님을 데려와 키운 지금 꽃님의 아빠다. 이야기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인물로 배우 홍성덕이 이를 맡았다. 시청자에겐 아직 낯선 얼굴로, ‘내꽃비’는 그의 첫 드라마다. 20년 넘게 무대를 누볐던 그는 이젠 대중과 소통하고 싶다고 했다.

◇23년 연기 인생…첫 드라마 ‘내꽃비’

그는 극단 로뎀의 단원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데뷔작은 1993년 작인 ‘겨울 사자들’이다. 연강홀(두산아트센터) 개관기념공연이었다. 당시 고두심, 송채환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이후 연극 ‘날 보러와요’, ‘거룩한 작업’, ‘러빙유’, ‘라이어’ 등 꾸준히 무대에 올랐다. 3년 전 연극 ‘우먼 인 블랙’이 그의 가장 최근 공연이다.

이후 영화로 눈을 돌렸다. ‘신의 한수’(2014)로 물꼬를 텄다. ‘애니깽’(1997)이 그의 첫 영화이지만, ‘신의 한수’가 첫 작품처럼 소중하다고 했다. 이후 ‘암살’(2015)의 치과의사 등 단역으로 틈틈이 출연했다. ‘성난 변호사’(2015)가 그의 인생을 바꿨다. 극중 용의자의 아버지 역을 맡았다. 시종일관 돈타령을 하는 못난 아버지였다. 지금의 소속사 대표는 그의 얼굴에서 ‘소시민의 민낯’을 읽었다. 의기투합한 결과 홍성덕은 올 초 ‘내꽃비’에 합류했다.

“연극이나 영화와 달리 드라마는 무엇이든 빠르게 돌아간다. 짧은 시간 내에 해내야 하기 때문에 배우들과 친밀감이 더 생긴다. 6개월 동안 많이 가까워졌다. 특히 꽃님이네 식구들에게 애정이 생겼다. 표현도 많이 하고 있다.”

딸 꽃님 역을 맡은 나해령에 대한 애정도 아낌없이 드러냈다. 그는 “대사가 정말 많은데 잘 소화해주고 있다”며 “무엇보다 예쁘다”고 추켜세웠다.

◇연극에서 드라마, 전향한 이유는…

그는 ‘투잡’을 뛰고 있다. 촬영이 없는 날에는 장어구이 음식점에서 숯불을 피우는 일을 한다. 지난 3년 동안 생계 수단이었다. ‘내꽃비’에 출연한 이후에는 횟수를 줄였다. 요즘에는 1주일에 이틀 정도 식당을 찾는다.

“작품에 전념하지 않는다고 생각할까 걱정됐다. 회식을 몇 번 빠지다 보니 미안하더라. 그 때 상황을 말했다. 어느 날 감독님이 식당 이야기를 꺼냈다. ‘아차’ 싶어 횟수를 줄였다고 했다. 알아서 하라고 했다. 안부 같은 질문이었다.”

캐스팅 팩토리 제공
식당에서 그를 알아보는 손님도 있었다. “‘꽃님이 아빠’라 불러 주는 사람도 있지만 아무래도 일하는 중에는 부담스럽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런 이야기’는 연극배우 출신들의 단골 주제라 재미없다”고 손사래 치면서도 “촬영 있는 날이 가장 즐겁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방송의 힘은 컸다. 대학로에서 활동한 지난 23년 동안 아버지는 한 번도 그의 공연을 보지 않았다. 그런 아버지로부터 최근 “이왕이면 깡패가 낫지 불쌍한 역할을 맡았다”고 핀잔을 들었다. 무뚝뚝한 아버지의 애정 표현이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은 아빠를 자랑하고 싶어 한다고 했다. “방송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웃었다.

그의 ‘탈(脫)연극’도 가족에서 출발한다. 연극인의 삶은 대체로 물질적 풍요와 거리가 있다. 연극배우였던 아내를 만나 두 아이를 둔 그에겐 현실적인 문제도 중요했다. 그는 “결혼하고 나니 먹고 사는 문제가 생기더라. 연기를 바라보는 시선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때문일까. 겸손하면서 현실적인 목표를 덧붙였다. 그는 우선 드라마에 자주 출연하고 싶다고 했다.

“조화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무엇을 하든 잘 어울리는 배우가 되고 싶다. 욕심을 부리기보다 ‘내꽃비’부터 잘 마무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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