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학-정경배, 2세대 매직 코치가 뜬다

정철우 기자I 2016.07.24 06:00:00
심재학 넥센 코치(위)와 정경배 SK 코치(아래).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야구 판엔 ‘OO 매직’이라는 말이 있다. 좋은 타격 코치를 두고 하는 말이다. 맡은 팀이 맹타를 휘두르면 그 타격 코치의 이름을 따 ‘OO 매직’이라고 칭송한다.

용달 매직(김용달 전 코치)가 원조고 무관 매직(김무관), 흥식 매직(박흥식) 등이 뒤를 이었다.

1세대 타격 코치들의 성공이 있었다면 이제 2세대 타격 코치 중에도 칭찬 받을만한 지도자들이 나타나고 있다.

신세대 선수들에 대한 맞춤형 교육으로 좋은 결과를 내고 있는 심재학 넥센 코치와 정경배 SK 코치가 주인공이다.

SK는 118개의 압도적인 숫자로 홈런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넥센은 박병호 유한준 이탈로 줄어 든 장타력을 집중력으로 이겨내고 있다. 득점권 타율 3할2푼5리로 1위를 차지하며 승부를 압도하고 있다.

정경배 코치는 귀와 마음이 열려 있는 지도자다. “이렇게 하라”고 지시하기 보다는 “이렇게 해보면 어떻겠나”라고 권유하며 이끌어가는 스타일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정의윤의 변화다. 정경배 SK 타격 코치가 처음 본 정의윤은 가진 힘을 다 쓰지 못하는 선수였다. 타격 시 몸이 앞으로 쏠리며 힘을 충분히 쓰지 못했다.

테이크 백 이후 앞으로 오는 동작에서 몸이 앞으로 무너지는 단점이 정의윤이 가진 힘을 다 쓰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었다.

배트도 문제가 있엇다. 정의윤은 빠른 스윙을 위해 가볍고 짧은 방망이를 쓰고 있었다. 하지만 정 코치의 생각은 달랐다. 힘이 좋은 선수인 만큼 보다 길고 무거운 배트를 쓰는 것이 힘을 충분히 쓰는데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정 코치는 정의윤에게 문제점을 먼저 이야기 해줬다. 하지만 곧바로 바꾸려 하지 않았다. “시간이 있으니 하고 싶은대로 해 보고 시즌이 끝나면 노력해 보자”고 했다.

하지만 정의윤은 먼저 도전해보겠다고 했다. 정 코치의 지적이 옳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따라오겠다는 선수에 대해선 함께 노력해 주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함께 노력한 덕에 정의윤은 SK서의 2년ㅇ LG 시절의 8년 보다 더 많은 홈런을 치도록 이끌 수 있었다.

심재학 코치는 확신을 주는 스타일의 지도자다. 선수들이 두려움 없이 타격할 수 있도록 돕는데 큰 힘이 되는 지도자다.

많은 코치들이 타자들에게 “타석에선 생각을 최대한 단순화 하라”고 주문한다. 이것 저것 생각이 많아서는 좋은 타격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을 단순화 한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투수가 어떤 공을 던질지에 대한 확실한 신념을 갖는 것은 분명 어려운 일이다.

심 코치는 이런 순간에 도움이 많이 되는 지도자다. 노림수가 좋기 때문이다. 볼 배합과 상황에 따른 상대의 선택을 예측하는 능력이 빼어나다. 특히 상대 투수의 습관을 읽어내는데 능하다. 현역 시절 전력 분석팀에서 늘 그에게 조언을 구했을 정도다.

지난 19일 넥센 타자들은 한화 새 외국인 투수 카스티요 선수를 상대로 맹타를 휘둘렀다. 그 다음 날 김성근 한화 감독은 오랜 시간을 들여 카스티요의 투구 버릇에 대해 조언을 했다. 우연의 일치가 아니었다.

1세대 타격 코치에 이어 성공 시대를 열고 있는 2세대 타격 코치들. 그들의 노력이 시즌이 끝날 때 즈음 어떤 결과를 만들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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