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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시즌 초반이지만 한국 선수들이 맹위를 떨치면서 LPGA 투어 역대 최다승 기록 경신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역대 최강의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기대감은 더욱 높다. 한국 선수 최다승은 2006년 작성한 11승이다. 교포 선수들의 승수는 포함하지 않았다. 2011년에는 단 3승으로 부진했지만 2013년과 2014년에 각각 10승씩을 올리며 여자골프 최강국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올해 한국 여자골프의 최대 강점은 LPGA 투어 우승 경험이 많은 선배들과 한국 무대를 평정하고 미국 땅을 밟은 ‘슈퍼 루키’들과의 적절한 조화다. 최나연을 비롯해 ‘골프여제’ 박인비(27·KB금융그룹), 박희영(28), 유소연(25·이상 하나금융그룹) 등 기존 스타들은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여기에 개막전에서 준우승한 장하나(23·비씨카드)와 김세영, 백규정(20·CJ오쇼핑) 등 실력파들이 가세했다. ‘능력자’ 김효주(20·롯데)가 본격적으로 합류하면 파괴력은 더욱 커진다.
필드 위에서는 우승컵을 놓고 경쟁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일상으로 돌아오면 180도 달라진다. 선배들은 든든한 조력자로, 후배들은 존경심으로 선배들을 뒷받침한다. 김세영은 “투어 정상급 실력을 자랑하는 선배들의 존재감만으로도 안정된다. 마치 한국에서 경기하는 것처럼 편하다”며 투어 생활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박인비는 “여기에서는 루키지만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라 잘 적응하고 있다. 선배들에게도 좋은 자극제가 되고 있다”고 후배들을 치켜세웠다.
한국 선수들이 개막전 우승과 함께 2연승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4번째 대회에서 간신히 첫 우승을 신고한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골프는 분위기 싸움이다. 그리고 한국 선수들은 분위기를 타면 세차게 몰아치는 강점이 있다. 지난해 6월 박인비가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에서 우승 물꼬를 튼 후 남은 18개 대회에서 9승을 합작했다.
이후의 일정도 한국 선수들의 우승 행진에 안성맞춤이다. 일주일 휴식 후 호주, 태국, 싱가포르로 대회 장소가 바뀐다. 아시아권이라 미국 본토보다는 한국 선수들에게 익숙한 환경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 특히 2월 말에 열리는 태국 대회는 3개 대회를 불참하고 한 달 넘게 현지에서 훈련하고 있는 김효주의 데뷔전 우승도 기대할 만 하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천적’들이 시즌 초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도 최다승 달성에 호재다. 그동안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한국 선수들의 발목을 잡았던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개막전 공동 9위, 바하마 클래식 공동 11위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251.75야드, 그린 적중률 72%에 불과하다. 파워풀한 장타력과 고감도 아이언 샷을 자랑하던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여자 백상어’ 카리 웹(호주)은 개막전에서 본선 통과자 중 최하위권에 머물며 자존심을 구겼다. 올해 만 41세로 체력 부담이 작용했을 거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2주 연속 톱10에 오른 리디아 고(18)가 그나마 한국 선수들의 경계대상 1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