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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체조의 진화? ‘도마의 神’ 양학선에게 맡겨라

박종민 기자I 2014.04.22 06:31:23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체조의 지존’ 양학선(22·한국체대)이 오는 9월 열릴 인천 아시안게임 금빛 전망을 밝혔다.

양학선은 19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2014 코리아컵 국제체조대회 남자 도마에서 1·2차 시기 평균 15.412점을 기록해 런던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이고르 라디빌로프(우크라이나·15.037점)를 물리치고 정상에 우뚝 섰다.

△ 양학선이 17일 오후 인천 중구 하버파크호텔에서 열린 코리아컵 2014 인천 국제체조대회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 뉴시스


그는 1차 시기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기술 ‘양학선(도마를 정면으로 짚은 후 세 바퀴를 비트는 기술)’을 시도했지만 불안정하게 착지하며 손이 지면에 닿았다. 본인도 예상치 못한 실수를 범한 듯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2차 시기에 나선 그는 ‘양학선’에서 반 바퀴가 추가된 ‘양학선2(이하 ‘양2’)’를 성공시키며 건재를 과시했다.

▶ 창조 거듭, 기계체조의 혁신 가져와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명실상부 ‘도마의 1인자’임을 재확인한 양학선은 매번 체조 기술을 한 단계씩 발전시키고 있다.

이번 대회 첫선을 보인 ‘양2’는 그가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연기했던 ‘로페즈(도마를 옆으로 짚은 후 세 바퀴 비틀기, 난도 6.0)’에서 반 바퀴를 더 도는 기술이다. ‘양2’는 도마를 뒤로하고 착지하기 때문에 로페즈보다 훨씬 어려운 기술로 평가된다.

불과 2년도 채 되지 않아 신기술을 개발한 양학선은 오는 9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자신과의 싸움에 임하겠다는 각오다. 그가 국제체조연맹(FIG) 공식 대회인 해당 대회에서 ‘양2’를 시도해 성공할 경우 ‘양1’에 이어 FIG(국제체조연맹) 규정집에 자신의 기록을 하나 더 등재하게 된다.

그는 대회까지 ‘양2’에 버금가는 난도 6.4 기술을 하나 더 개발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도마의 신’이라는 별칭처럼 그는 자신의 종목에서 창조를 거듭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말 허리 부상을 당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적수가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 안티 없는 이유? 역경 극복한 성공 스토리

양학선은 ‘안티(Anti)’가 없는 스포츠 스타 중 한 명이다. 팬들은 불우한 가정환경을 딛고 일궈낸 기적 같은 그의 스토리에 주목한다.

양학선은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지 1년 만에 새로운 집을 장만했다. 부모와 함께 비닐하우스에서 살고 있던 그는 자신의 노력으로 꿈에 그리던 집을 마련할 수 있었다.

비닐하우스 집은 구조적으로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다. 여느 옥탑방이 그렇듯 비닐하우스 집도 마찬가지다. 비닐하우스 집에서 라면을 즐겨 먹으며 이뤄낸 그의 ‘금빛 신화’는 성공을 꿈꾸는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된다.

160cm의 키와 51kg 몸무게는 여성의 체구라고 해도 큰 체구가 아니다. 물론 기계체조는 작은 체구가 유리할 때가 많다. 작은 체구의 선수는 큰 체구의 선수보다 균형 잡기가 유리하다. 여홍철과 양태영도 160cm 중반의 작은 키였다.

사회 곳곳에는 ‘부익부 빈익빈’의 원칙이 깊숙이 배어 있어 사람들은 이미 든든한 배경을 갖고 태어난 이들을 배척하는 경향이 짙다. 하지만 양학선은 배경의 힘을 이용하지 않고 노력과 열정으로 성공한 경우여서 사람들은 그의 성공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양학선은 험난한 세월을 이겨낸 덕에 겸손한 인품마저 갖췄다.

양학선은 한국 기계체조의 대들보이자 희망이다. 여홍철도, 양태영도 해내지 못한 올림픽 금메달의 쾌거를 이뤄냈다. 세계 체조계에서 그는 독보적인 존재다.

“기계체조를 부탁해”라는 체조 팬들이 외침이 지금도 양학선의 귓가를 맴돌고 있다. 기계체조의 진화, 그에게 맡겨도 충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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