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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자다 일어나 노래 맞춰 춤도”
-시작부터 화제다. 극과 극이지만 시청자 반응이 뜨겁다
▲김장군(이하 김):한 네티즌이 핑크레이디 관련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을 봤다. 아이가 자려고 누웠다가 TV에서 핑크레이디 노래 나오니 일어나서 춤을 따라 추는 내용이었다. 신기했다.
▲조승희(이하 조):반응이 좀 의외의 곳에서 오더라. 30대 이상과 어머니들이 되레 핑크레이디를 좋아하는 거 같더라. 아마 ‘후레쉬맨’에 대한 추억이 있는 세대라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노래가 재미있다는 평이다. 직접 만들었나
▲김: 친구에게 작곡을 부탁했다. 가사는 핑크레이디팀 모두 같이 썼다. 황당한 설정에 오글거리는 노래를 만들면 진짜 유치해지겠더라. 사람들이 “이게 뭐야”하며 웃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노래 만드는 데 욕심냈다. 노래 저작권 등록도 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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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레쉬맨 ’같은 영웅물을 꼭 하고 싶었다. 비디오 가게 아들로 자라 ‘후레쉬맨’같은 영웅물은 거의 다 봤다. 처음에는 뚱뚱한 영웅, 늙은 영웅 등을 생각하다 여자 영웅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못된 남자 혼내주려다 잘생긴 외모에 반해 벌을 못 주는 식으로 생각했다. 여자 하면 ‘레이디’고 핑크색이 떠올랐다. 언젠가 길을 지나가다가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 넷이 핑크색 가방에 모자에 장화까지 똑같이 신고 가더라. 그때 ‘핑크레이디’가 딱 떠올랐다. 이왕이면 동글동글한 체형의 사람이 해야 캐릭터가 살 것 같아서 그런 여자 개그우먼 셋을 뽑았다.
▲조: 지난해 ‘어제 온 관객 오늘 또 왔네’하면서 핑크레이디를 짰다. 그런데 1년을 묵혔다. 그때만 해도 ‘감사합니다’가 인기라 묻힐 거 같았다.(웃음) 시기를 봤다. 그러다 버라이어티한 코너가 좀 시들하다는 생각에 제작진에게 선보였고 그게 통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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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안소미 선배가 춤꾼이다. 안 선배 주도로 다 같이 모여 짰다. 그런데 세 명의 핑크레이디가 몸치다. 그래서 고생 좀 했다.(웃음)
“핑크레이디 얼굴 공개는 코너 끝나는 날”
-핑크레이디는 언제 얼굴을 공개하나
▲김:얼굴이나 이름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핑크레이디란 새로운 캐릭터를 위해서다. 세 여자 개그우먼의 얼굴 등 신상이 공개되면 아무래도 핑크레이디 이미지가 흐트러지니까. 그래서 회의하다 방송 자막에도 이름을 내보내지 않기로 했다. 대본에도 이름이 없다. 핑크1 핑크2 핑크3 이런 식으로 돼 있다. 배트맨 등 영웅들은 다 자신의 정체를 숨기잖나. 그런 놀이로 봐 달라.
▲조:공개하는 날이 코너 막 내리는 날이다.(웃음)
-헬멧을 한 번도 벗지 않는다. 핑크레이디도 힘들 것 같다
▲조:연습할 때도 계속 헬멧 쓰고 있다. 벗고 하면 아무래도 동선이 실제 무대에서랑 달라서 불편해도 세 친구가 헬멧을 쓰고 연습힌다. 세 친구 보면 목에 파스를 붙이고 있다. 짠하다.(웃음)
핑크레이디 패션·무기 백서
-의상:‘메이드 인 KBS 의상실’. 핑크색 쫄쫄이 의상이나 벨트 모두 자체 제작이다. “블록버스터 개그다.”(김장군) 고탄력이 특징. 헬멧은 개인 소장용이다. 각자 구해 분홍색 스프레이 락카를 뿌렸다.
-무기:핑크 밧줄. 핑크 회오리. 핑크커튼 등이 있다. 대부분 수동이다. 물론 화력은 약하다. 불을 끄기 위해 핑크 회오리를 쓰지만 바람 일으키기 위해 돌다가 지쳐 먼저 쓰러진다. 셋이 합체하면 공격력은 세진다. 합체 시간이 ‘백만 년’이라는 게 숙제다. 핑크대포, 핑크타이머 등 신무기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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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멧 계속 쓰고 연습하고 무대 서는 데 갑갑하지 않나
▲핑크1: 죽을 것 같다. 앞도 보이지 않고 내 숨소리만 들린다.
▲핑크2: 사실 잘 안 보이는 게 더 문제다. 하다 보면 숨쉬기도 힘들다. 헬멧에 습기 차서 방청객도 뿌옇게 보일 때가 있다. 종종 애먹는다.
-방송에 얼굴 나오지 않는 데 서운하지 않나
▲핑크1: 오히려 재미있다. 얼굴 나오지 않아 누군지 궁금해해서 물어보는 사람들을 이중으로 속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핑크2:헬멧을 썼으니 쫄쫄이도 입기 편하다. 더 자유로워 진다랄까.
-가족은 아나? 그리고 어떻게 알아보나, 힌트를 준다면
▲핑크1: 가족은 안다. 입단속을 단단히 시켜 내 정보 유출을 막았다. 동료 개그맨들은 배와 가슴으로 우리 셋을 구분한다. 한번 해봐라.
▲핑크2: 가족들도 셋 중에 내가 누군지는 모른다. 그래서 서운하다.
(핑크레이디팀의 ‘개그’ 도발은 현실에서도 이어졌다. 인터뷰를 요청하자 황당한 단서가 붙었다.“핑크레이디는 말 못하는 데 괜찮으신가요?” 방송에서 말 한마디도 안 하고 실명도 공개하지 않는 만큼 콘셉트를 당분간 유지하고 싶단다. 신비주의로 호기심을 계속 자극하고 싶다는 소리다. 장기하와 얼굴들로 활동했던 미미시스터즈가 무대 밖에서는 단 한마디도 안 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세 명의 핑크레이디 사진 촬영은 오케이(O.K.) 잠시 고민하다 ‘핑크레이디’의 ‘개그’를 받기로 했다. 그랬더니 사진 촬영장은 바로 ‘개그콘서트’가 됐다. 세 명의 핑크레이디는 사진 촬영 내내 헬멧을 벗지 않았다. 이들은 사진 자세를 맞추는 것도 몸짓으로 의견을 주고받았다. 얼굴을 숨기기 위해 헬멧도 벗지 않았다. 물론 인터뷰 장소도 헬멧을 쓴 채로 왔다. 간단한 질문은 김장군의 휴대전화 문자로 대신했다. ‘핑크레이디’는 끝까지 목소리를 들려주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