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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회 대종상은 광해상?"..발길 돌린 김기덕

최은영 기자I 2012.10.31 01:29:36
‘제49회 대종상 영화제’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한 김기덕 감독.(사진=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 ‘피에타’ 김기덕 감독이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 도중 자리를 떠 내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기덕 감독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49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에 참석했지만, 정작 자신이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자로 호명됐을 때에는 무대에 오르지 않았다.

이날 김 감독이 받기로 했던 상은 관계자가 대리 수상했다. 이 관계자는 무대에서 “김기덕 감독님이 갑자기 몸이 불편하셔서 자리를 비우셨다”고 말했지만, 쉽게 이해하긴 어려운 설명이었다.

김 감독은 이날 밝은 모습으로 레드카펫을 밟았다.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을 당시 화제가 됐던 낡고 찢어진 신발도 새것으로 바꿔 신어 반짝반짝 빛이 났다. 이날은 신발을 구겨 신지도 않았다. 김 감독 나름대로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 시상식에 대한 예의를 갖추려 한 것으로 보인다. 그랬던 사람이 시상식 도중 돌연 자취를 감춘 것이다.

‘피에타’ 측 한 관계자는 “시상식 이후 기자들의 문의가 있어 김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봤지만, 연락이 닿질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심스럽게 “특정 영화에 과도하게 쏠린 수상 결과와 관련이 있지 않겠느냐”고 추측했다.

이날 대종상은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에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남우주연상, 의상상, 미술상, 음악상까지 무려 15개의 트로피를 안겼다. 반면 제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피에타’는 심사위원 특별상과 여우주연상(조민수), 2개의 상을 가져가는데 그쳤다. ‘광해’와 더불어 올해 한국영화 부흥기를 이끈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은 사정이 더해 여우조연상(김해숙), 1개 상에 만족해야 했다.

시상식 직후 SNS 등 온라인상에선 비난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올해 대종상영화제는 광해영화제” “상 이름이 잘못된 것 같다. 대종상 아닌 광해상” “‘광해’가 상업영화로서 잘 만들어졌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시상식 전체를 휩쓸만한 작품이었는지는 의문이다” “오늘 시상식에서 ‘광해’ 이외의 영화와 영화인은 들러리였다” “15개 싹쓸이한 광해. 역시 CJ 자본의 파괴력은 막강하군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대종상, 이 정도까지일 줄은 몰랐는데 폐지를 권유하고 싶다”고 다소 격한 반응을 보인 네티즌도 있었다.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을 제작했으며 영화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등을 연출한 김조광수 감독은 자신의 트위터에 “생각 있는 영화인들은 대종상 관심 없어요. 매년 공정성 시비에 시달리는 상, 받으면 오히려 창피하죠”라고 비꼬았다.

대종상은 올해 일반인 심사위원을 동원하고 전문심사위원단의 심사를 거쳐 나온 결과를 2주 동안 대여금고에 보관하는 등 공정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지만 올해도 해묵은 논란을 피해 갈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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