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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보영(33)이 KBS2 주말드라마 ‘내 딸 서영이’(극본 소현경, 연출 유현기)로 웃었다. ‘내 딸 서영이’가 인기다. 방송 8회 만에 시청률 30%를 넘어섰다. 지상파 방송 3사 드라마 통틀어 최고 시청률이다. 아버지와 딸의 갈등이란 진부할 수 있는 소재를 현실적이면서도 힘 있게 그린 게 주요했다는 평이다.
“고생하는 서영이를 본 부모님 세대들이 가슴 아프면서도 공감이 된다는 말들을 하세요. 그때는 어렵게들 살았잖아요. 드라마가 다소 옛 느낌이 나는 부분이 있어요. 추억을 자극하죠. 대사도 현실에서 쓰는 말과 달리 문어체에 가까워요. 그런데 촌스럽지 않아요. 곱씹어 생각하게 하고 품위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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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아하고 따뜻한 이보영은 ‘내 딸 서영이’에 없었다. 이보영이 드라마에서 맡은 역은 법대생 이서영. 이보영은 노름과 헛된 꿈에 빠져 사는 아버지를 부정하고 돈을 벌기 위해 혈안이 돼 있는 ‘억척녀’를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이보영의 강단 있는 모습이 드라마의 극적 재미를 살리고 있다는 평이다. ‘서동요’ ‘적도의 남자’ 등과는 180도 다른 이미지 변신이 신선하다.
“이서영은 워낙 어렵게 자라 주변에 무심해요. 다른 사람을 신경 쓸 여력이 없으니까요. 현실적인 캐릭터죠. 그런데 자존심은 꼿꼿하게 지키려 해요. 언뜻 보면 화가 난 것 같지만, 이서영이 상처받기 싫어 꽁꽁 감싸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녹이려 노력했어요.”
캐릭터가 날 서 있다 보면 감정 소비도 크기 마련. 이보영은 “감정적으로 힘든 건 사실”이라고 했다. 실생활에서도 신경이 많이 곤두서고 예민해져 있단다.
하지만 이보영은 “힘들지만 재미있다”며 웃었다. 이서영이 낯설지만 공감돼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며 연기하고 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이보영은 ‘적도의 남자’ 종영 후 “꾸준히 다작하며 변화를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그런 그가 ‘내 딸 서영이’에서 그 길을 찾은 셈이다. “‘내 딸 서영이’는 제가 했던 드라마 가운데 최고 시청률이기도 하거든요.” 이보영이 농담하며 드라마의 또 다른 의미를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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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영은 강우재(이상윤 분)를 만나 밝아지기 시작했다. 얼어붙은 마음이 녹고 사랑이 싹텄다. 게다가 강우재 아버지인 강기범(최정우 분)이 이서영의 어려운 가정환경에도 불구, 두 사람의 교제를 허락해 결혼에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하지만, 이서영은 예비 시댁 식구 앞에서 “아버지가 없다”고 숨겼다. 결혼해도 ‘폭탄’을 안고 살아야 하는 상황이다.
“곧 이전과는 다른 서영이를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어떻게 보면 욕하는 분도 있을 테고요. 그렇게 시청자분들이 서영이에 대해 얘기하며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