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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카타르) =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재일동포 4세로, 일본대표팀의 공격자원으로 활약 중인 이충성(산프레체히로시마, 일본명 리 타다나리)이 호주와의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극적인 결승포를 터뜨리며 일본의 우승을 이끌었다.
이충성은 30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소재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연장후반4분 지리한 0-0의 행진에 마침표를 찍는 선제 결승골을 터뜨려 일본의 1-0 승리에 기여했다.
이로써 일본은 지난 2004년 이후 6년 만에 이 대회 정상을 탈환하는데 성공했고, 통산 4번째 우승(1992, 2000, 2004, 2011)을 달성해 이란, 사우디아라비아(이상 3회 우승) 등을 제치고 최다우승국의 영예를 얻었다. 특히나 일본은 2000년대 들어 열린 4차례의 대회 중 3차례나 우승을 차지하며 '현재형 강호'로서의 위상을 과시했다.
이충성의 결승포는 우승컵의 향방이 승부차기로 가려지는 듯하던 연장후반4분에 나왔다. 일본의 측면수비수 나가토모 유토(체세나)가 호주 위험지역 왼쪽 외곽을 파고든 뒤 올려준 크로스를 정면에 있던 이충성이 왼발 논스톱 하프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골네트를 갈랐다.
이충성은 올 시즌 J리그 클럽 산프레체히로시마에서 11골을 터뜨리며 득점랭킹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 재일동포 4세 공격자원이다. 지난 2004년에 우리나라의 19세 이하 청소년대표팀에 발탁되기도 했으나 끝내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대표팀에서 뛰고 싶다'는 일념하에 2007년에 일본 국적을 취득했고, 기량을 인정한 일본올림픽대표팀의 부름을 받아 푸른 유니폼을 입었다.
일본에서 우리 동포들은 '자이니치(在日)'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재일한국인'의 약자지만, 한국에도 일본에도 소속되지 않은 중간인이라는 의미가 더욱 강하다. 때문에 이충성의 경우처럼 일본 귀화를 통해 주류사회로 편입하려는 이들 또한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한국과 북한, 일본 등 세 나라 중 어느 곳에도 속해 있지 않다'는 자괴감이 적지 않은 까닭이다.
이충성은 일본국적을 취득한 이후에도 '한국인'이라는 뿌리를 잊지 않는 선수로 유명하다. J리그 경기서 자신의 한국어 이름을 영문화한 'CHUN SON(충성)'을 등에 달고 경기에 나서 주목받았다. 아시안컵 등록 명칭인 '리 타다나리' 또한 이충성(李忠成)이라는 한자어를 일본 발음으로 읽은 것이기도 하다.
이충성의 득점포는 '자이니치' 출신으로 일본대표팀에 편입한 인물의 성공스토리라는 점에서 남다른 감동을 안겨준다. 자신의 발로 일본을 아시아 정상에 올려놓은 이충성이 일본축구대표팀에서 비중 있는 공격자원으로 뿌리내릴 수 있을 지의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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