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막판 생존경쟁 '후끈'

송지훈 기자I 2010.02.13 08:19:36

일본전 앞두고 강도 높은 전술훈련 실시

▲ 일본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훈련 중인 한국축구대표팀(사진_송지훈 기자)

[도쿄 =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2010 동아시아대회에 출전 중인 한국축구대표팀이 오는 14일 열리는 일본전을 앞두고 강도 높은 실전훈련을 소화하며 주전경쟁의 마지막 불꽃을 피워올렸다.

허정무호는 12일 오후3시 일본 도쿄 니시가오카 스타디움에서 약 한 시간 반 가량 부분 전술 훈련과 미니게임을 실시했다. 앞서 열린 중국전의 여운을 털어내는 한편, 다가올 일본전에 대비하기 위한 훈련이었다.

◇미니게임 실시, 이동국 두 골
중국전에서 0-3으로 완패를 당한 점, 일본전이 국내파 위주로 선발된 대표팀의 마지막 테스트 기회인 점 등이 어우러진 탓인지 훈련은 시종일관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러닝과 스트레칭에 이어 실시한 미니게임에서는 이동국(전북현대)이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조끼를 착용한 팀과 착용하지 않은 팀으로 나뉘어 실시한 이 경기서 이동국은 좌측면수비수 박주호(주빌로이와타)의 크로스를 침착한 슈팅으로 연결시켜 두 골을 뽑아냈다.

주전을 의미하는 조끼팀은 4-4-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이동국과 이승렬(FC서울)이 최전방에 포진했고, 오장은(울산현대)과 김재성(포항스틸러스)이 좌우 날개로 나섰다. 중원은 김정우(광주상무)와 신형민(포항스틸러스)으로 꾸려졌으며, 포백 형태의 디펜스라인은 왼쪽부터 박주호-강민수(수원삼성)-조용형(제주유나이티드)-오범석(울산현대)이 나섰다.

허 감독은 경기 도중 왼쪽 날개를 김보경(오이타트리니타)으로, 오른쪽 날개를 이승현(부산아이파크)으로 각각 교체하며 측면 공격에 대해 고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미니게임 종료 후엔 '1대1 돌파', '2대2 돌파' 등의 상황을 설정해 개인전술과 부분전술 수행능력을 체크하는 훈련이 이어졌다.

◇7대7 미니게임, 이승렬-이승현 두각
이후 허 감독은 이동국, 조용형, 김정우 등 중국전에 출장한 주축 선수들에게 휴식을 제공한 뒤 나머지 선수들을 대상으로 그라운드의 절반만 사용하는 7대7 미니게임을 실시해 또 한 번의 작은 테스트에 돌입했다. 주전을 의미하는 조끼팀에는 신형민, 이승현, 이승렬, 김재성, 강민수, 김보경 등이 포진했고, 이운재가 골키퍼로 나섰다.

8대4로 조끼팀이 승리를 거둔 가운데, 조끼팀 공격수 이승렬이 4골을 폭발시키며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줬다. 함께 호흡을 맞춘 '스피드스터' 이승현 또한 3골을 터뜨리며 뒤를 받쳤다. 비조끼팀에서는 노병준(포항스틸러스), 김두현(수원삼성) 등이 나란히 두 골씩을 기록했으나 패배를 막진 못했다.

◇시간이 별로 없다
허정무 감독은 경기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운동장에서는 나이만으로 선수를 판단하기 어렵다"며 "40살도 20살도 그라운드에서 어떤 내용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베테랑 위주로 구성한 일본대표팀에 대한 언급이었지만, 허 감독의 선수 선발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말이기도 했다.

일본전은 국내파 멤버들에게 있어서 사실상의 '마지막 수업'이다. 당장 3월3일에 열리는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에 대표팀의 최정예 멤버들이 나서기로 한 만큼, 그 전까지 경쟁력을 입증하지 못하면 탈락의 고배를 마시는 수 밖에 없다.

일본전 엔트리 구성에 영향을 미칠 전술훈련은 이제 단 한 차례만을 남겨두고 있다. 13일 오전11시 니시가오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비공개 훈련이 일본전을 앞둔 대표팀의 마지막 공식 일정이다. 과연 어느 선수가 살아남고, 또 탈락하게 될까. 한달 여 동안 지속된 허정무호의 생존 서바이벌 게임이 드디어 대단원의 막을 내리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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